제주도지사의 카지노 '면적변경 허가제한'을 둘러싸고 제주도의회와 제주도 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법리공방으로 확전될 태세다.
제주도의회는 제주도가 지난 2일 도의회에 카지노업 관리․감독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재의요구안을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도의회에서 의결된 조례안이 법적 하자가 있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도가 재의를 요구한 개정조례안은 지난해 12월 13일 제356회 제2차 정례회에서 도의회 의원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카지노 사업자가 영업장 면적을 기존보다 2배 이상 확대할 경우 도지사가 적합성을 판단해 필요시 면적변경 허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이 조례에는 의견청취 절차와 관련, ‘변경 허가 전’에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개정조례안은 지난 3일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김동욱 의원(이호․외도․도두동)이 대표발의했다.
이 조례는 카지노 산업의 과도한 확장을 막기 위해 기존보다 2배 넘는 면적 변경은 신규 허가에 준해 심의해야 한다는 도의회 의중이 반영됐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도지사 제한권에 대한 법률 위반이라 주장하고 있다. 개정 조례안이 상위법인 관광진흥법과 지방자치법에 위반된다는 입장이다.
제주도는 도의회에 재의요구안을 제출하면서 “제주특별법은 카지노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할 중요한 변경대상을 조례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며 “카지노업 변경 허가까지 도지사 권한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의회는 제주도의 재의요구에 대해 “도지사의 재량권을 명백히 보장하고 있어 법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훈 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정책자문위원은 “조례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 전에 이미 법률적 검토를 다 마쳤다”며 “조례개정안은 법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번 재의요구안은 다음달 6일부터 시작되는 제358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도의회가 제주도의 재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 경우 제주도가 불복해 조례무효확인 소송에 나설 수도 있다.
제주도의 재의 요구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이상봉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를 위해 카지노 면적변경에 도지사의 신중한 결정을 요구하는 내용이 법적 다툼이 필요한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명만 도의원(더불어민주당, 제5선거구)은 “랜딩 카지노의 7배 규모 확대 변경 허가 건과 관련, 신규에 준하는 심의가 필요하다"며 "도의원들이 의견을 냈을 때 제주도 주무부서 관계자들은 이를 수용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앞에서는 수용하는 척하면서 이제 와서 그와 상반되는 행동을 보이는 제주도 태도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제주도가 언행일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랜딩카지노 이전 건을 줄기차게 비판해온 사회단체는 비판수위가 더 높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정책국장은 “시기적으로 랜딩카지노 허가 건 의견청취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제주도의 이같은 행동은 매우 이례적이다”면서 “상위법 위반 운운하며 도의회를 압박하는 것은 사업자를 두둔하고 랜딩 측의 변경허가를 해주려는 제주도의 사전 포석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한편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신청한 랜딩카지노 이전 변경 허가 건은 다음달 6일부터 시작되는 제358회 임시회에서 의견청취가 이뤄질 예정이다. 람정 측은 기존 하얏트호텔 영업장 803㎡보다 7배 정도 확대된 5581㎡ 규모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에서 가장 넓은 신라호텔 카지노(2800㎡)의 2배 수준이다. 전국적으로는 인천파라다이스 카지노 1만5529㎡에 이은 두번째 규모다. [제이누리=권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