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현역 강창일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제주시갑 선거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했다. 민주당 예비주자들이 반발하는 등 내홍(內訌)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 향후 선거판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구도로 전개되면서 예측불허의 선거전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 오후 제주시갑 선거구를 포함한 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 13곳을 전략공천 대상지로 선정했다.
강창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제주시갑 이외에 이해찬 의원의 지역구인 세종시,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의정부갑, 정세균 국무총리 지역구인 서울 종로, 원혜영 의원 지역구인 경기 부천 오정,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역구인 경기 고양병,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역구인 경기 고양정이 포함됐다.
이외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지역구인 용산과 백재현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광명갑, 서형수 의원 지역구인 경남 양산을, 표창원 의원 지역구인 용인정 등이다.
이와 함께 지역위원장이 공석인 지역구 2곳 역시 전략공천대상지로 추가선정됐다.
제주시갑이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이 지역구 선거판의 향방은 예측불가 국면으로 흘러가게 됐다.
민주당은 현재 전략공천지의 경우 공천대상 후보자로 이미 등록한 예비후보를 포함, 모든 후보들을 대상으로 검토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주시갑의 경우는 송재호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의 '구원등판론'이 불거져 나오는 등 사실상 '내정설'이 흘러 나오고 있다.
송 위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인하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당의 공식권유가 있다면 뿌리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출마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더욱이 송 위원장의 경우 16일이 사퇴시한인 선거법에서 규정한 '공직자'에 해당되지 않아 그의 결론은 아직 충분히 여지를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한 듯 지난 13일까지 출마의지를 보였던 민주당 당적의 박원철 제주도의원은 전략공처지역 확정 발표 하루 전인 14일 오후 불출마 쪽으로 급선회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또다른 예비주자인 박희수 예비후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 정서와 지역주민의 결정 권한을 무시하고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특정인을 지역 후보로 내세우는 전략공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전략공천을 하려면 사전에 현지조사 및 의견정취 등을 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는 없었다”며 “이렇게 전략공천이 이뤄지는 것은 누가보더라도 지역의견을 무시한 패거리 정치”라고 꼬집기도 했다.
박 예비후보는 이어 “전략공천으로 후보가 정해질 시 탈당 후 무소속 후보로 이번 선거에 끝까지 임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막판 선거판에 합류한 민주당 예비주자인 문윤택 제주국제대 교수도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선거는 민심을 확인하기 위한 민주제도로서 후보는 유권자인 도민이 판단할 몫"이라며 "경선을 포함, 공정한 방법으로 후보가 확정되지 않는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다만 아직 (전략공천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중앙당이 합리적 결정을 할 것으로 보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예정대로 16일 공식 출마기자회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제주갑 선거구에 대한 민주당의 최종선택에 따라 야당이 반사시익을 거둘지 민주당이 '5연속 승리'의 깃발을 붙잡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