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평화 연구분야를 넘어 각국의 평화구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댄 스미스(Dan Smith)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소장이 제4회 제주4·3평화상을 수상했다.
제주4·3평화재단은 30일 오후 제주시 연동 메종글래드호텔 크리스탈룸에서 '제4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을 열고 댄 스미스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장에게 제주4·3평화상을, 일본 시민단체인 '제주4·3한라산회'에 특별상을 시상했다.
영국 국적의 댄 스미스 소장은 1993년부터 2001년까지 8년여 동안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국제 평화 연구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긴 공로를 인정받았다.
2015년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소장으로 부임한 이후부터는 국가 간 갈등, 분쟁 방지, 핵확산 방지는 물론 기후변화, 식량안보, 젠더 이슈 등으로 주제를 확대해 연구를 이어왔다. 또 유럽을 넘어서 아프리카, 중동, 한반도의 평화 구축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2019년 1월 스웨덴 정부와 함께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해 스톡홀름에서 남북미 실무자 회담을 주선, 가산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상을 받은 제주4·3한라산회는 일본 도쿄, 오사카, 큐슈, 오키나와 등 각지의 일본인들이 모여 4·3을 배우고 행동하기 위해 만든 시민단체다.
제주4.3한라산회는 지난 2008년 결성 이래 4·3 희생자 추념식 참석, 4·3유적지 기행, 4·3 희생자와 오키나와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제 봉행 등 13년여 동안 실천적인 활동을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댄 스미스 소장과 '제주4·3한라산회'를 대표해 방한한 나가타 아키코 씨는 이날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4·3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댄 스미스 소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제주도민들은 학살의 진실을 밝히고 인정받기 위한 오랜 캠페인을 벌여 충분히 많은 것을 알렸다"면서 "학살은 문명사회에서 절대로 용인될 수 없는 행위며, 발생한 학살에 대한 모든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댄 스미스 소장은 시상식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최근 4·3사건에 대해 배우면서 4·3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제주도민이 보여준 화해와 용서는 인류에게 큰 영감을 줬다"면서 "미국은 4·3 당시 학살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관료와 군사 지도자들을 임명한 미군정의 책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해 한국전 종전선언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당사국 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의사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봉쇄를 푼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경우에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상식은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의 개회 인사, 경과보고, 수상자 공적보고, 강우일 4·3평화상위원회 위원장의 인사, 4·3평화상 시상, 기관장 축사, 수상 연설, 축하공연 순으로 이뤄졌다.
4·3평화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만달러가,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만달러가 각각 수여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4.3평화상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구성, 4.3해결에 공헌하거나 세계의 평화와 인권 신장에 기여한 국내·외 인사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수상 대상자는 4·3사건의 해결에 기여했거나 인류 평화, 인권 신장, 민주 발전, 사회 통합에 공헌한 국내외 인사 및 단체 중에서 선정된다.
역대 수상자는 ▲1회 4.3평화상 김석범, 특별상 무하마드 이암 아지즈 ▲2회 4.3평화상 브루스커밍스 ▲3회 4.3평화상 현기영, 특별상 응우옌티탄-응우옌 티탄 등이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