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허향진 국민의힘 후보가 6·1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TV토론에서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거친 공방을 벌였다.
제주도 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23일 밤 제주KBS1TV·제주MBC·JIBS제주방송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 등 제주도지사 후보 초청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11시 10분부터 90분간 이뤄진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조속 추진 입장과 유보적 입장으로 차이를 드러내며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오 후보가 먼저 열었다.
그는 "허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제2공항 건설사업을 조속히 추진, 마무리하겠다고 했지만 동시에 제1공약으로 소통을 위한 포용 정책, 지역공동체의 아픔과 상처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며 "제2공항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팽팽한 상황에서 이들 공약은 서로 상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허 후보는 "오영훈 후보의 제2공항 유보 입장은 주변에서 '오락가락한다', '눈치 보기다', '기회주의적이다'라고 비판한다. 찬반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맞받아쳤다.
허 후보는 "만약 찬성입장이라고 한다면 반대 측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토지 보상 현실화, 친환경적인 첨단 공항 건설 등 방안과 반대 측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갈등 해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면서 "제2공항을 해야 한다는 것이냐 말아야 한다는 것이냐"고 역으로 물었다.
오 후보는 "국토교통부가 현재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를 미리 예단해서 찬·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충돌을 야기할 뿐"이라며 "현 공항과 관련해 추가적인 시설 확충이 필요하고, 도민의 자기 결정권 존중, 악화한 갈등 해소 등 세 가지 원칙을 그동안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허 후보는 또 "(오 후보는) 부산의 가덕도 공항에 대한 특별법을 공동 발의했다. 부산의 공항에 대해서는 특별법을 만들면서 신속하게 추진했는데, 제2공항은 7년이라는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제주 제2공황 관련) 특별법에 대한 제안을 한번 해봤느냐"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우리는 제주특별법이 있기 때문에 전략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되고 입지 문제가 도민적 합의에 따라 진행되면 특별법 개정을 통해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 후보는 "공항 건설은 국정과제이고 국가사업이다. 이를 지방정부의 제주특별법을 가지고 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후보들은 제2공항 건설 외에도 부동산과 일자리 문제, 제주4·3 보상금 상향 등에 대한 문제를 놓고 공방을 계속 이어갔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