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가을은 감귤 빛으로 물든다.
예로부터 제주를 대표하는 10가지 풍광 중 하나로 '귤림추색'(橘林秋色)이라고 했다.
깊어가는 가을 사방에 주렁주렁 매달린 귤로 금빛 풍광을 이룬다는 뜻이다.
돌담 너머 짙푸른 잎 사이로 반짝이는 귤빛은 울긋불긋 물든 단풍잎만큼이나 아름다운 색감을 연출한다.
황금빛 감귤이야말로 제주의 진짜 가을 색이다.
제주의 감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잘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것이 제주 감귤이다.
제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귤은 온주감귤이다.
온주(溫州)는 중국 절강성 남동부 해안에 있는 항구도시로, 이 지역에서 유래된 감귤을 온주감귤이라 일컫는다. 일본에서도 '온슈미캉'이라고 하는데 오래전에 온주감귤이 조선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온주감귤은 수확 시기에 따라 '극조생'(極早生) 감귤, '조생'(早生) 감귤, '중만생'(中晩生) 감귤로 나뉜다.
극조생 감귤은 가장 빨리 수확하는 것으로 10월 중순부터 수확 출하한다. 일반 조생보다 당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가장 먼저 출하되기 때문에 싱싱하고 상큼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조생 감귤은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수확하는 것으로, 가장 많이 재배하는 감귤이다. 대부분의 감귤이 조생감귤에 속하며 껍질이 얇고 매끄러워 잘 벗겨진다.
중만생 감귤은 가장 늦게 수확해 출하하는 품종으로 12월에 수확한 뒤 저장했다가 이듬해 출하하는 형태를 취한다. 가장 늦게 수확하는 감귤로 예전에는 많았으나 지금은 조생으로 바뀌는 추세다.
재배장소에 따른 감귤 분류도 있다.
제주에선 감귤을 노지(露地) 감귤, 타이벡 감귤, 하우스 감귤로도 나눈다.
노지 감귤은 '노지'라는 한자 말 그대로 밭에서 직접 재배되는 감귤로, 제주 감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노지 감귤을 수확시기에 따라 분류한 것이 극조생·조생·중만생 감귤이다.
타이벡 감귤은 타이벡(부직포의 일종)을 과수원 토양에 덮어 재배한 감귤이다. 타이벡은 잡초와 해충을 차단해 농약사용량을 최소화하고 햇빛을 90% 이상 반사해 감귤을 잘 익게 하고 당도도 일반 감귤보다 높아 맛이 좋다.
하우스 감귤은 비닐하우스에서 난방으로 온도를 조절해 재배한 감귤이다. 노지감귤보다 당도가 높고 산도가 낮은 감귤로 4월에서 10월까지 출하한다. 속껍질이 부드럽고 과즙이 많고 산도도 낮아 식미감이 좋다.
지금까지 수확시기와 재배장소에 따라 감귤을 분류해봤다면 교배를 통해 새로운 품종으로 거듭난 감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