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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주역이 말하는 지혜와 철학(3)

『좌전』도 말한다.

 

“군주가 된 자는 장차 덕을 밝히고 어긋나는 것을 막아서 모든 관리들이 임조함에 있어 혹시나 자신이 할 일에 빠뜨린 부분이 있을까 두려워한다.”1)

 

옛말이 있다.

 

“속임수를 쓰는 사람을 만나면 성심으로 감동시키고 ; 포악한 사람을 만나면 온화함으로 훈증하며 ; 사악함에 빠져 사리사욕만 꾀하는 사람을 만나면 대의와 절조로 격려하면 천하에 나의 도야 중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이 없게 된다.”2)(『채근담菜根譚』)

 

무슨 말인가? 교활하고 속임수를 쓰는 사람을 만나면 진실한 마음으로 그를 감동시키고 ; 성정이 광폭하고 뒤틀린 사람을 만나면 온화한 태도로 그를 감화시키며 ; 행위가 부정하고 사리사욕을 취하는 자를 만나면 대의명분과 절의로 그를 격려하라는 말이다. 만약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천하사람 모두 우리의 미덕에 감화될밖에.

 

세상 사람은 각인각색이다. 모든 사람은 자기 인생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사회 문제에 적응해 나간다. 우리는 불변으로 만변에 응해야 한다. 성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덕으로 사람을 따르게 한다는 마음으로 각색의 사람에 적응하여야 한다. 사리에 어둡고 완고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성심으로 대해야 한다.

 

“정성이 지극하면 쇠와 돌도 열린다.”

 

그렇지 않던가. 나의 덕으로 감화시켜 타인의 양지(良知)를 개발케 한다면, 사리에 어둡고 완고한 사람도,

 

“아침에 사람이 행해야 할 도리를 들어 깨달으면 저녁에 죽는다 해도 좋다.”(『논어·이인里仁』)

 

라는 지경에 이르는 일도 적지 않다. 이것도 임종할 때 깨닫는 것과 같다. 덕으로 교화하는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완고한 사람도 그럴진대 하물며 일반사람이야 말해 무엇 하랴. 나의 미덕으로 그와 더불어 있으면 결국 낙후된 사람을 덕으로 감화시킬 수 있을 터이다.

 

넓은 하늘에 깔린 별들 모두 자기 위치를 지키는 것과 같다. 사람마다 자신의 생존 공간이 있다. 우리의 생존 공간은 종횡으로 얽혀있다. 입체적으로 교차한다. 어깨가 부딪치고 발뒤꿈치가 잇닿은 듯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심리 공간은 넓고도 넓다. 한번 봐보시라, 세상을 보는 감각은 모두가 다르지 않던가. 마음속에 고뇌와 사욕으로 꽉차있다면 모든 우주를 가진다고 하여도 공간은 너무 좁고 너무 답답하다고 느낄게 될 것이다. 반대로 사람마다 넓은 심리 공간을 지닌다면, 타인은 존중하는 도리를 깨닫는다면, 고통과 억울함을 견디어낼 수 있다면 충돌과 마찰이 감소될 것이다. 갈등이 감소할 것이다. 즐거움은 커질 것이다. 빛은 찬란하게 비출 것이다. 자연스레 생존 공간도 넓고도 넓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수칙을 지켜야 한다. 믿음으로 입신하고 믿음으로 세상을 대하며 믿음으로 일을 처리하여야 한다. 믿음으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 그렇게 정정당당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도덕이 결핍된 사람이 지위가 높으면 탐욕의 성정이 취약한 고리를 뚫고 들어오게 된다. 그때 관리가 된 자는 석서(碩鼠)로 변하게 된다. 『주역』은 우리에게 알려준다, 석서처럼 탐욕스런 사람이 높은 지위에 승진하면 그의 행위가 정당하더라도 앞길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왜 그럴까? 그런 사람은 알맞지도 않고 바르지도 않기〔부중부정(不中不正)〕 때문이다.

 

승진한 이후에 다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향상하려 노력할 생각을 하지 않으면 멸망을 자초할 게 틀림없다.

 

높은 지위에 있을 때 넓은 도량을 갖추어야 한다. 개인 득실을 따져서는 안 된다. 밝은 심성을 가져야 한다.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이익이 있음은 당연하다.

 

*****

晉卦 ䷢ : 화지진(火地晉), 리(離 : ☲)상 곤(坤 : ☷)하

 

진(晉)은 편안하게 다스리는 제후이니, 여러 차례 말을 하사하고, 낮에 세 차례 접견을 한다.(晉,康侯,用錫馬蕃庶,晝日三接.)

 

[傳]

 

진괘는 「서괘전」에서 “사물은 끝까지 장성할 수 없기 때문에 진괘로 받으니, ‘진(晉)’은 나아간다는 뜻이다”라고 했다. 사물은 장성해서 끝내 그치는 이치가 없어서 융성해지면 반드시 나아가니, 대장괘(大壯卦䷡) 다음에 진괘가 있는 이유이다. 괘는 이괘가 곤괘 위에 있으니 밝음이 땅 위로 나온다. 해는 땅에서 솟아나서 하늘로 올라가 더욱 밝아지기 때문에 진(晉)이 되니, ‘진(晉)’은 나아가서 광명하고 성대하다는 뜻이다. 모든 사물은 점차 융성하게 됨을 나아감으로 여기기 때문에 「단전」에서는 “진(晉)은 나아감이다”라고 했다. 괘에는 덕을 갖춘 괘도 있고 덕이 없는 괘도 있는데 그 마땅함에 따른다. 건괘(乾卦䷀)와 곤괘(坤卦䷁) 이외의 괘에서 ‘원형(元亨)’이라 말한 괘는 진실로 갖추고 있기 때문이며, ‘리정(利貞)’이라 말한 괘는 부족하지만 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같지 않은 경우는 혁괘(革卦䷰)와 점괘(漸卦䷴)가 이것이니 괘에 따라서 확인할 수 있고, 나아감이 융성하지만 덕이 없는 이유는 갖출 필요가 없어서이다. 나아감이 밝고 융성하기 때문에 다시금 형통하다고 말하지 않았고, 큰 밝음에 순종하니 바르게 하라고 경계할 필요가 없다.

 

1) 君人者將昭德塞違,以臨照百官,猶懼或失之.

2) 遇欺詐之人,以誠心感動之;遇暴戾之人,以和氣薰蒸之;遇傾邪私曲之人,以名義氣節激勵之.天下無不入我陶冶中矣.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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