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된 위성이 제주에서 우주로 날아올랐다.
제주도는 한화시스템이 자체 개발·제작한 소형 영상 레이더(SAR) 위성이 4일 오후 중문해수욕장 남쪽 해상에서 바지선을 활용해 해상 발사됐다고 이날 밝혔다.
앞선 1·2차 때 모의 위성을 탑재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민간에서 제작한 실제 위성을 실어 쏘아올렸다. 제주 해상에서 국내 처음으로 우주발사체 해상발사가 이뤄진 것이다.
발사체에서 분리된 위성체는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했고, 지상국과 교신할 예정이다. 탑재된 위성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소형 지구관측 위성으로 약 650㎞ 우주 궤도에 진입했다. 우주 궤도에 안착한 후 지상 및 해양에 레이다파를 순차적으로 쏜 후 레이다파가 굴곡면에 반사돼 돌아오는 미세한 시간차를 선착순으로 합성해 지상 지형도를 만든다.
이번 시험발사는 지난 2일 새벽 미국 우주군 기지에서 우리 군의 첫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했던 발사체 스페이스X의 '팰컨9'과 비교할 때 고체 연료 발사체를 사용한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고체연료는 액체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준비 기간이 짧아 일주일 이내로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 때문에 고체 연료는 비교적 가벼운 저궤도용 관측·정찰위성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은 이번 시험 발사 결과를 토대로 2025년 내 소형 위성을 고체 연료 발사체를 통해 고도 700km 이하 지구 저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만약 성공한다면 우리 군의 독자적인 우주 정찰·감시 능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 또한 이번 위성 발사를 계기로 제주에 본격적인 우주기업들의 투자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옛 탐라대 부지인 하원테크노캠퍼스 내에 위성개발제조(AIT) 센터를 중심으로 한 한화우주센터 건립을 추진중으로 현재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 등 사전절차를 마쳤다.
도는 한화시스템에서 이달 중 공장 설립 승인신청 등 인허가 서류를 제출하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행정지원할 방침이다.
또,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컨텍은 한림읍 상대리에 약 100억원을 투자해 우주지상국 1단계 사업(안테나 5기)을 추진 중으로 일부 안테나를 가동하고 있다. 컨텍은 2단계 사업도 시작해 내년 상반기까지 100억원을 추가 투자하고 안테나 7기를 증설할 계획이다.
도는 우주발사체 해상발사의 첫 사례를 제주에서 확보한 만큼 소형 우주발사체 전문기업인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준비중인 해상발사 성공을 위한 지원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번 해상발사 경험을 통해 그동안 불가피하게 해외에서 위성을 발사해야만 했던 수요를 제주가 가져오게 되고, 이를 통한 기업 유입 및 투자 유치 등 부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제주에서 역점적으로 지원하는 민간 우주산업이 위성데이터 활용 분야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한화우주센터에서 양산되는 관측위성을 제주 농업, 환경관리 등의 분야에 활용하고, 통신위성은 제주의 미래 신산업인 도심항공교통(UAM) 산업과 자율주행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과 학교, 연구기관과 협업해 미래 우주산업을 이끌 인재와 우주꿈나무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협력을 보다 강화한다.
제주도와 한화시스템은 우주산업의 주역이 될 우주 꿈나무 육성과 인재 채용에도 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도와 한화시스템은 ‘작은별 프로젝트’를 올해 3차례 열고 ‘찾아가는 우주교실’을 16차례 가진 바 있다. 해당 행사는 초중고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앞으로 한화우주센터에서 위성제작 업무를 수행할 인력 육성을 위한 실무적인 협업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성중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한화시스템이 쏘아올린 소형 SAR 위성은 그간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위성 제조·발사 분야의 기술력을 국산화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위성 발사로 대한민국 민간우주산업의 최적지가 제주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만큼 앞으로 제주가 민간우주산업의 중심축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한화시스템은 물론 관련 기업 투자 유치 및 협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