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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 폐지 선언 ... 과거 보수 · 진보 공감대 이룬 정책
문재인 정부, 시세의 90% 목표 ... 구체적 방안 없는 폐지 계획 발표
폐지 시 혜택 부유층 · 다주택자 몫 ... 목표치 조정하되 정책 유지해야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폐지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가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높여온 것을 시행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 데 이어 아예 없던 일로 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민생토론회에서 “더 이상 국민이 마음 졸이는 일이 없도록 무모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공시가격은 전년도 말 기준 부동산 시세에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적용해 산출한다. 이는 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7개 행정 제도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11월 공시가격이 시세를 한참 밑돌아 조세 형평성을 해친다며 공시가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로드맵을 내놓았다. 공시가 현실화율을 2035년까지 90%로 높이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도입 첫해인 2021년부터 상당한 반발에 부닥쳤다. 부동산 보유세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6~2020년 4~5%대 상승률을 보였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로드맵 도입 이후 2021년 19.05%, 2022년 17.2% 치솟았다. 그 결과, 주택에 부과된 재산세는 2020년 5조8000억원에서 2022년 6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종합부동산세도 같은 기간 1조5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뛰었다. 

로드맵 도입 이후 집값이 급등한 데다 현실화율 상승이 더해지며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해 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집값이 떨어진 일부 지역에서 공시가가 실거래가보다 높게 책정돼 공시가 제도에 대한 불신도 싹텄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이전부터 공시가 현실화 계획을 손보겠다고 했고, 이를 110대 국정과제에 담았다. 지난해 공동주택 현실화율을 공시가 현실화 로드맵 이전인 2020년 수준(공동주택 평균 69%)으로 되돌렸다. 공시가는 18.63% 급락했다. 

공시가 현실화율은 올해도 동결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 공시가는 평균 1.52%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2005년 공동주택 공시제도 도입 이후 2011년(0.3%), 2014년(0.4%)에 이어 세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공시가는 산출 구조상 시세가 그대로여도 현실화율이 오르면 상승해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지난해 시세가 하락했음에도 일부 주택에서 공시가격이 실거래가격을 웃도는 역전 현상을 빚은 이유다. 

정부는 민생토론회에서 공시가 현실화 계획 폐지 방침만 밝혔을 뿐 구체적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정부는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현실화율 목표에 맞춰 매해 올린 이전 정부와 달리 연구용역을 통해 ‘적정 현실화율’을 도출할 방침이다.

적정 수준에서 현실화율을 고정시켜 시세 변동만큼 공시가가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올해 적용된 공시가 평균 현실화율은 공동주택이 69%, 단독주택 53%, 토지 65%다.  

정부는 공시가 현실화 계획 폐지가 국민의 과도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임을 내세운다. 하지만 그 혜택은 주로 고가 주택을 소유한 부유층과 집을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공시가격과 시세의 차이가 크면 능력에 따라 세금을 부담하는 응능應能원칙이라는 조세의 기본에도 어긋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공시가격 현실화가 당초 계획대로 2035년까지 진행되면 재산세 부담이 61% 증가한다. 

문재인 정부가 주택의 수요와 공급을 적절히 아우르는 부동산 정책보다 세금과 대출 규제로 수요를 억제하려다 집값 폭등을 초래한 점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는 있다. 그렇다고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아 보인다. 

공시가 현실화는 과거 보수·진보 정부를 떠나 공감대를 이룬 정책이다. 속도 조절이 필요하지만, 폐기할 정책은 아니다. 과도한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로드맵의 공시가 현실화율 목표를 낮추더라도 시세와 공시가 차이를 줄이는 일은 가야 할 방향이다. 

지역별·유형별·가격대별로 공시가 현실화율을 달리 적용하는 현실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30억원이 넘는 고급 단독주택의 시세반영률이 40~50%선인 반면 1억~2억원대 지방 소형주택의 현실화율은 70~80%대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터다.
 

 

게다가 공시가 현실화 계획은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행 중이다. 공시가 현실화 계획 자체를 폐지하려면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4·10 총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법 개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내리고 공시가격을 과세표준에 반영하는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60%에서 45%로 인하했다. 정부가 자꾸 보유세 완화 신호를 보내면 잠잠해진 부동산시장을 다시 불안하게 할 소지가 있다. 이미 세수가 예산보다 부족한 판에 총선을 앞두고 자꾸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발표가 이어지는 것도 걱정스럽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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