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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2030년 합계출산율 1.0 목표 ... 하지만 그동안 해온 대책 재탕 논란
대기업 정규직 누릴 만한 대책도 ... 좀 더 과감하고 폭넓은 대책 요구

 

정부가 19일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2030년 합계출산율 1.0명을 목표로 윤석열 정부 임기 내 2027년까지 저출생 추세를 반전할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늦었지만 정부가 그간 저출생 대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저출생 대책 컨트롤타워(인구전략기획부)를 신설해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각오를 다진 것은 진전이다. 하지만 상당수가 그동안 해온 대책의 요건과 혜택 범위를 확대하는 식의 재탕이다.

‘돌봄 지원을 위해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최대 250만원으로 높이고, 육아ㆍ출산 휴직 기간과 횟수도 늘린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유보통합)해 최대 12시간까지 교육ㆍ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거 지원을 위해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기준을 완화하고, 결혼 특별세액공제도 확대한다 등등…’ 이같은 하던 대로식 대책으로 저출생 추세 반전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저출생 대책 대부분이 일자리가 안정적인 대기업 정규직들이나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는 점도 문제다. 영세기업과 자영업자, 특수고용직 노동자 등 출산ㆍ육아 휴직 사각지대가 넓다. 급증하는 플랫폼ㆍ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육아휴직 도입 방안은 이번 대책에서도 빠졌다.

뜬금없는 대책도 있다. 학ㆍ석ㆍ박사 통합과정 도입, 결혼정보회사의 과장 광고 모니터링, 종교단체나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청춘남녀 만남의 장 확대 등이 저출생 해결책에 포함됐다.

지금도 학사와 석사, 석사와 박사 과정을 통합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이를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통합하겠다고 한다. 대학에 입학해 박사학위를 취득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8년 이상에서 5.5년까지 줄이면, 사회 진출이 빨라지고 결혼과 출산도 앞당겨지리란 관측에서다.

 

 

하지만 고교 졸업생 중 박사학위 취득까지 염두에 두고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최근 비판을 받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여아 조기입학 주장도 사회 진출이 빨라지면 결혼과 출생이 늘어날 것이라는 이 같은 단선적 사고방식에서 나왔다.

각자 주택을 보유한 남녀가 결혼하면 양도소득세ㆍ종합부동산세 등을 깎아주는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대책도 들어있다. 2022년 기준 주택보유 비율을 보면 30살 미만 1.8%, 30대는 10.1%다. 이것이 과연 무주택자가 다수인 청년층을 위한 저출생 대책일까.

최근 연례행사처럼 세수가 펑크 나며 재정적자가 심화하는 판에 저출생 대책에 추가로 들어가는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유보통합만 해도 필요한 예산이 수조원으로 추정된다. 한정된 재원의 범위에서 성과를 내려면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구조조정하고, 효과가 검증된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출산 결심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 개선에도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저출생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장시간 노동, 출산여성의 경력단절 등 불이익, 경쟁사회의 피로감 등 우리 사회 구조적 문제들이 누적된 결과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확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장시간 노동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과도한 입시경쟁을 완화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것도 절실하다.

국가비상사태 선언에 걸맞게 보다 과감하고, 폭넓은 시각의 대책, 미래지향적인 비전이 요구된다. 사회 전반의 경쟁을 완화하고,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다. 여러 면에서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 등 대도시에서 출산율이 낮은 점이 이를 입증한다. 지방에 거점별로 메가시티를 조성하고 기업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청년 일자리를 확충해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자.

비혼(非婚) 출산 가정에도 기혼 가정과 같은 법적 지위를 부여해 우리 사회의 가족 개념을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 저출생 해결에는 성평등 사회가 관건이므로 양성평등 정책도 보강해야 한다.
 

 

정부는 6ㆍ19 저출생 추세 반전 대책의 미비점을 면밀히 보완해 실추된 그간의 저출생 대책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9.5%가 ‘저출생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한 반면 기존 저출생 정책을 두곤 90.8%가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장으로 회의를 주재해 고대 그리스의 스파르타가 멸망한 결정적 원인이 ‘인구 감소’였다며 저출생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0~4세 인구(2021년 기준 165만명)가 북한 인구(170만명)보다 적은 것은 광복 이후 처음이다.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방침은 5월 9일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예고됐다. 하지만 40일 뒤 회의에서 총괄부처 신설 안건은 없었다. 저출생 관련 예산 편성ㆍ심의권과 조직ㆍ인력 구성 등에 대한 부처간 이견이 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정부 여당은 부처간 이견 조정을 서둘러 매듭짓고, 야당도 정부조직 개편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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