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교육연구소가 부종휴 선생의 만장굴 발견 79주년을 맞아 그의 삶을 담은 제주어 교과서를 공개하고, 제주어 보전과 활용을 위한 새로운 교육 실천에 나섰다. 김학준 제주어교육연구소 대표가 부종휴 선생의 일대를 설명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417/art_17452013018695_eb8e18.jpg)
제주어교육연구소가 부종휴 선생의 만장굴 발견 79주년을 맞아 그의 삶을 담은 제주어 교과서를 공개하고, 제주어 보전과 활용을 위한 새로운 교육 실천에 나섰다.
김학준 제주어교육연구소 대표는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온가족이 고찌 공부하는 제주어 교과서 – 부종휴 편'의 제작 배경과 의의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오늘은 1946년 부종휴 선생이 만장굴을 처음 발견한 지 정확히 79년이 되는 날"이라며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소멸 위기에 놓인 제주어를 살리기 위한 교과서를 만들었다. 내년은 만장굴 발견 80주년이자 부종휴 선생 탄생 100주년으로 그 상징성을 기리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온가족이 고찌 공부하는 제주어 교과서'는 부종휴 선생의 일대기를 제주어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 제주 역사와 문화, 정체성까지 함께 배우는 교재로 앞서 출간한 '제줏말 작은사전'에 이어 세 번째 제주어 교육 교재다. 제작에는 약 3년이 걸렸다.
교과서는 모두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애니메이션 '부종휴와 꼬마탐험대'와 드라마를 통해 제주어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2부는 부종휴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한다. 3부에서는 실제 대사와 장면을 활용해 문법과 어휘를 익히며 4부에는 시·수필·희곡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제주어를 접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도입부에는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이 제주어로 번역돼 실렸다.
김 대표는 "이 시는 부종휴 선생과 제주어가 지닌 상징성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그는 "부종휴 선생은 만장굴과 빌레못동굴을 비롯한 용암동굴 발굴, 한라산 미기록 식물 수백 종의 학계 기록 등 제주 자연 보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도민들에게조차 그의 이름은 낯설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이 교과서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질적 교육 자료로서 기능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도민은 물론 교육 당국과 언론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장 활용을 위해 제주도교육청이 제작한 애니메이션과 연계해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김 대표는 "제주어는 아이만 배우고 어른은 박수만 치는 구조를 넘어서야 한다"며 세대 간 공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구소는 2016년부터 부종휴 선생을 기리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교과서 출간을 계기로 제주어 교육과 문화 계승의 불씨를 되살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식 출간은 다음 달 중으로 예정돼 있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2023년 출간된 제주어 모바일 사전의 활용률이 낮은 현실도 지적하며 "관광지나 공공장소 어디에서도 제주어가 눈에 띄지 않는다. 외래어와 섞여 제주어가 외계어처럼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제주어는 단순한 지역 방언이 아니라 우리의 세계를 설명하고 해석하는 또 다른 언어"라며 "표준어로는 표현되지 않는 개념들이 제주어에는 담겨 있다. 이중언어의 가치를 살려 제주어가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어교육연구소가 부종휴 선생의 만장굴 발견 79주년을 맞아 그의 삶을 담은 제주어 교과서를 공개하고, 제주어 보전과 활용을 위한 새로운 교육 실천에 나섰다. 김학준 제주어교육연구소 대표가 부종휴 선생의 일대를 설명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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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漢山) 부종휴<br>
<strong>※</strong> <strong>故부종휴(</strong>1926~1980) 선생은 제주의 근·현대를 대표하는 과학자다. 그는 1946년 김녕초 교사로 부임한 직후 5~6학년 학생 30여명과 함께 꼬마 탐험대를 조직해 4차례의 답사 끝에 동굴 전 구간을 탐험해 동굴의 끝인 만쟁이거멀(지금의 3입구)의 실체를 확인했고 이를 만장굴로 명명했다. 또한 빌레못동굴, 수산 동굴, 미약굴 등 제주의 많은 동굴들을 직접 탐사했다. 더불어 한라산 곳곳을 누비며 330여종의 식물을 직접 찾아내 숨겨진 제주의 가치를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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