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할망전시관 입구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624/art_1749705827305_4dfe06.jpg)
25년여의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이제 그 심장부가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다. '제주돌문화와 신화의 심장'인 설문대할망전시관이 13일 문을 연다. 제주창조의 신화와 민속, 돌문화를 보여주는 핵심시설이다.
제주신화를 상징하는 심장부격인 설문대할망전시관은 15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대역사(大役事)다.
제주돌문화공원 조성사업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사업비 1549억(돌문화공원 1449억, 교래자연휴양림 100억)이 투입돼 돌박물관, 오백장군갤러리, 설문대할망전시관 등을 포함한 제주돌문화공원과 교래자연휴양림을 광활한 벌판에 앉히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98년, 지금은 고인이 된 신철주 당시 북제주군수와 백운철 탐라목석원장의 의기투합으로 시작됐다.
1970·80년대 허니문관광이 한창이던 무렵 ‘갑돌이와 갑순이’ 스토리로 신혼관광객이 꼭 찾는 탐라목석원의 주인인 백 원장은 평생을 걸려 모은 1만4000여점의 제주자연석·민구류의 기증을 결심했다.
신철주 군수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설문대할망’ 창조주의 신화를 세계적인 테마공원으로 만들겠다는 ‘대역사’를 꿈꿨다.
이에 따라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30만평의 땅에서 무럭무럭 자랐다.

1999년부터 628억원(국비 292억, 지방비 336억)을 들여 돌문화전시관과 갤러리, 전통초가 등을 갖추는 1단계 사업을 끝내고 2006년 6월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반면 백운철 원장은 2009년 8월 말 ‘허니문 1번지’ 탐라목석원의 문을 닫았다. 1972년 문을 연 뒤 37년의 역사를 정리한 것이다. 돌문화공원의 탄생으로 쇠락의 길을 걷는 걸 자초했고, 스스로도 돌문화공원의 완성에 모든 정열을 쏟아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2단계부터 돌문화공원 조성사업은 삐걱대기 시작했다.
설문대할망전시관은 제주돌문화공원의 심장부로서 2단계 핵심사업이다.
당초 계획은 공원 내 부지 8만1598㎡에 국비 613억원, 지방비 614억원 등 모두 1227억원을 들여 지하 4층, 지상 1층, 전체면적 3만4042㎡ 규모였다. 다목적 공연장(수용인원 2000명), 컨벤션센터(수용인원 1000명) 등의 시설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거치면서 전체적인 시설 규모가 축소됐다. 정부로부터 사업이 확정(예타 통과)된 뒤에도 2012년 10월 제주도 공유재산 심의위와 제주도의회 심사 과정에서 수차례 심사보류 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돌문화공원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전시관을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규모조정과 면밀한 수익성 검토 요구 등이 뒤따랐다.
결국 애초 사업예산도 300억이 싹둑 잘려 909억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설문대할망전시관은 사업비 909억원을 투입해 건축연면적 2만4585㎡에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정됐다.

그리고 제주돌문화공원이 개원한 지 10년 만인 2016년에야 가까스로 공원의 심장부인 설문대할망전시관의 첫 삽을 떴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21년, 2단계 핵심사업인 설문대할망전시관 조성사업도 마무리되면서 1999년부터 이어온 대장정은 이제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설문대할망전시관은 그후 콘텐츠 재배열에 열을 올렸다. 제주 창조여신인 설문대할망으로부터 시작된 제주의 민속·역사·신화를 담은 종합문화공간으로 꾸미기 위해서다.
전시관은 4개의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실, 어린이관으로 구성됐다. 1만 3000여㎡ 규모의 4개 상설전시관은 민속, 역사, 신화1·2로 구성돼 총 1100여 점의 유물과 다양한 영상·체험 콘텐츠가 마련됐다.
민속관은 '돌팟(돌밭)에서의 삶'을 주제로 제주인들의 의식주를 보여준다. 특히 수장형 전시실 ‘할망의 보물함’에서는 600여점의 유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디지털레이블로 유물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역사관은 향후 건립될 제주역사관과 중복되지 않도록 돌문화 중심의 역사를 다뤘다. 높이 10m의 초대형 영상관을 통해 해상왕국으로 성장한 탐라의 진취성을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됐다.
신화1관은 제주의 무속을 주제로 꾸며졌다. 전통 무속과 현대적 기술을 결합해 제주의 열두본풀이를 이야기 형식으로 표현했다. 관람객들이 직접 제주신화를 체험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됐다.
신화2관은 창조 신화를 담아냈다. 설문대할망을 주제로 영상과 현대작품, 체험 콘텐츠, 국내외 신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투명한 유리에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하는 ‘미라클 글라스’로 내왓당무신도(국가민속유산)를 감상할 수 있으며, 아카이브 공간도 갖춰졌다.

어린이관은 국공립 어린이관 중 국내 최대 규모 2500여㎡로 조성됐다. 설문대할망과 한라산, 오백장군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놀이와 체험을 통해 어린이들이 제주를 이해하는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다.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는 12일 오후 설문대할망전시관에서 개관 기념식을 열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설문대할망전시관은 제주를 창조하고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는 설문대할망의 이야기를 따라 제주가 품은 역사와 문화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라고 말했다.
13일에는 도민과 관광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제주큰굿보존회의 '성주굿'을 시작으로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전시관 투어와 다양한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13일부터 29일까지는 2주간 개관 기념 무료입장 기회가 제공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설문대할망전시관 내 민속관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624/art_17497117136188_851669.jpg)
![설문대할망전시관 내 역사관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624/art_17497117132094_e5cb46.jpg)
![설문대할망전시관 내 신화관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624/art_17497117139249_bd9668.jpg)
![설문대할망전시관 내 어린이관 [제주도 돌문화공원관리소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624/art_17497117250851_78634d.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