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人)/ 162㎝×112㎝/ 장지에 채색/ 2011 이번 소개하는 작품은 '사람(人)'이란 제목의 작품이다. 2011년 아티스트그룹인 '정글'회의 정기전인 ‘정글프로젝트전(인사아트센터 갤러리)’에 출품한 작품이다. 지난회 올려진 그림들이 그려지기 시작할 무렵 시초의 그림이기도 하다. 이 그림을 그릴 때의 현실적 상황 또한 상당히 어려웠고 우울한 시기의 작품이다. 막상 작품에 대한 얘기를 꺼내보려니 마음이 먹먹해진다. 이제 와서 지나간 시절을 돌아보니 그동안 스스로 지은 과오와 실수가 한둘이 아니어서다. 말 못할 것도 있고 개인적인 치부를 드러내려 하니 부끄럽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현재는 과거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마음의 중심이 조금은 잡혀가고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되어 있어 다행이고 감사할 일이다. 이 작품이 그려질 당시는 생계와 밥벌이인 미술학원 강사를 하다가 독립해서 미술학원을 차리고 운영할 때다. 학원을 시작한 건 그림을 전공하고 청년기에 혼자 자유롭게 살다가 지금의 아내와 부부의 인연이라는 끈으로 늦은 결혼을 하면서 남자이면서 남편 그리고 아버지가 되고, 자
▲ nowhere14-1/ 100호/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4 ‘지금 여기에서’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2014년 정글그룹전 ‘작가정신을 묻는다’(안양 롯데갤러리)에 출품한 작품이다. 그림 제목인 ‘지금 여기에서’ 또는 ‘지금 이 순간’이라는 제목을 붙인 의미를 반추해본다. 지난회 연재는 이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그림 속에 보여지는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신의형상)‘과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인간의형상)‘을 등장시킨 것은 현재도 '지금 이 순간'이 계속되는 것처럼 나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신과 인간 또는 인간은 신과 짐승의 중간 존재라는 인식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나의 삶 속에서, 그림 속에서도 신과 인간이라는 명제는 앞으로도 끊임없는 삶의 화두가 될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향상, 발전하면 부처도 예수도 될 수 있지만 타락하면 짐승만도 못한 처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포함되어 있다. 곧 사람은 마음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혹은 그 마음의 선택에
▲ nowhere17-1/ 10호/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7 제주로 돌아오긴 전 서울살이 마지막 전시작품이다. 2017년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스페이스 ‘정글’ 프로젝트 ‘환대의 식탁’ 전에 출품한 두 점 가운데 하나다. 서울살이가 한창인 고향친구들이 찾아와줬고, 흥겨웠던 뒤풀이가 내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우울한 코로나 상황으로 닥친 지금의 세태와 비교해보면 시끌벅적한 그때의 뒤풀이 문화가 새삼 그리워진다. 사소한 일상의 행복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의 방증이다. 이 작품은 반야심경의 ‘공즉시색 색즉시공’이라는 글자를 캔버스 바탕에 쓰고 지운다음 그 글자의 흔적을 바탕으로 삼고 그 위에 시간의 흔적을 회색 세로띠의 이어짐과 끊어짐으로, 그리고 뜯겨지고 벗겨지고 상처난 흔적의 추상적 표현을 통해 지금 이순간 마음의 사유를 통해 물질의 유한함을 벗어나 물질적 행복보다 영혼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나름의 의지를 표현해 보려한 것이다. 서양조각품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동양의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그림속에 차용하고, 인간과 신의 형상을 대비시켜 현실과 이상의 불일치를 표현
▲ 파(波)/ 35×34.5/ 한지에 수묵담채/ 2020 / 빛의길을걷다(日步)한상범 作 제주에서 늘 만나는 익숙한 갯바위 풍경이다 제주의 검은 현무암과 푸른 바다, 그리고 흰 파도가 만나는 그 선명하고 강렬한 대비는 제주 천혜의 맑은 환경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고향에 돌아와 이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감사할 일이다. 고향에서 늘 접하는 이 아름다운 풍경들을 많이 그리고 싶다. 이 그림은 파묵과 발묵의 먹색 변화, 그리고 붓질의 자연스러움이 한국화와도 잘 어울리는 풍경이라 생각되어 직관.즉흥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어 단숨에 그리게 된 그림이다. 눈만 돌리면 보이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라 마음에 살아있기 때문에 사실적이기보다는 사의적으로도 쉽게 다가섰다. 다행히 큰 고민 없이 단박에 그릴 수 있어 좋았다. 붓질에서 비백과 여백의 여운, 그리고 생략으로 한국화의 감필의 맛을 더해 보았다. 먹에도 빛이 있다. 사실 한국화에서는 먹빛 먹색은 서양의 블랙, 즉 검은색이 아니라 오색을 포함한 현색이다. 서양과학에서 흰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며 무지개색이 나타나는 것처럼 동양에서
▲ 한상범 / 자연-숨Ⅲ/10호 f/ 캔버스에 아크릴/ 2020 바다의 물결을 테마로 제작한 그림이다. 푸른색이 아닌 황금색으로 처리하여 태양빛을 받는 바다를 표현했다. 어느 순간 빛은 나에게 삶의 중요한 화두가 됐다. 보이건 보이지 않건 빛은 모든 것의 근본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한국화 전공을 한 나로서는 작업의 형식과 내용의 기본 바탕이 동양의 음양오행 사상이다. 다분히 형이상학적이고 관념적이지만 그 철학적 학문적 사상적 사유를 통해 순수 자의식의 흐름을 따라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생성과 소멸, 순환과 같은 자연의 순리와 섭리에 순응하고자 하는 삶의 태도를 견지할수 있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4년이 채 안되는 기간 여러모로 힘든 시기에 알 수 없는, 예정적인, 운명적인 어떤 기연을 만났다. 그로 인해 모든 것의 근원이라 여기는 빛이 곧 동양사상의 음양합일이고 밀합임을 알게 됐다. 음양의 합일인 빛을 인식하고 빛을 받아들이는 상념으로 내 자신의 억지를 빼고 자연에 순응하는 명상의 세월을 보냈다. 지난 시절 무겁고 어두웠던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걱정, 불안, 두려움, 그리고 어느 순간 찾아온 여러
▲ 윤슬/ 26.2×14.3/ 한지에 수묵/ 2020.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이 단어는 현재 거의 사어(死語)가 되다시피해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말이다. 그런데 이 윤슬은 제주도에서 처음 썼던 말로 일부 사전에는 제주방언에서 유래되었다고 명기되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이나 우리말 큰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는 순수 우리말로 나와 있지만 어원은 확인할 길이 없다. 윤슬은 다른 말로 '물비늘'이라고도 하는데 물비늘 역시 순수 우리말이다. 햇살을 받아 잔잔하게 퍼지는 윤슬, 참 이쁜 말이다. 우리는 늘 보는 풍경에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 순간 정서적 감흥, 감동이라는 것이 무뎌지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이에게는 현실적 생존과 고통의 터전이기도 한 그런 처절한 삶의 현상에서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감상과 감흥, 감동은 오히려 사치스럽다 할 수도 있겠다. 아니 팍팍한 삶이 먼저라서 감흥, 감동이라는게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은 저만치 멀리 떨어진 남 얘깃거리 밖에 안될 수도 있다. 그런 마음에 비추어보면 고향을 떠나 한참만에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 그리운 나의고향 제주바다의 윤슬은
▲ 자연-숨Ⅱ/ 65×54.5/ 한지에 수묵/ 2020. 지난해 고향 제주로 다시 돌아와 그 때쯤 제주바다를 소재로 틈틈이 만든 작품이다. 대학때 기법을 활용한 그림들을 꺼내 들춰보다가 ‘무늬’ ‘결’을 생각했다. 그러면서 만든 작품이 있어 다시 끄집어 내 재완성한 그림이다. 결과가 약간은 아쉽지만 이 기법을 활용, 좀 더 실험해보고 임팩트있게 완성하고픈 컨셉으로 재구상 중이다. 예전 것들을 안버리고 놔둔게 되려 현재에 도움이 된 케이스다. 이 작품은 종이구김과 스프레이를 활용한 기법위주의 그림이다. 경험상 기법과 표현효과 위주의 그림을 그리게 되면 결과로서 작품이 대부분 가벼워지는 경향이 많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평소 여러 기법실험을 해야 하기도 해서 자연스러운 한지의 구김으로 한지의 결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 위에 붓을 쓰지 않고 스프레이를 활용하여 중,담묵의 먹색과 흰부분의 대비, 그리고 분사시킨 먹입자의 중층적인 느낌으로 완성도를 높여보려 한 그림이 되었다. 바다를 소재로 한 이 그림은 자연-숨(결)이란 제목처럼 바다의 결을 미니멀적 감각으로, 회화적 감각으
▲ 시간의흔적(cycle103)/ 15호/ 혼합재료/ 2010 이번 작품은 2010년에 제작하고 2011년 'KOREA PHILIPPINES FRANCE JAPAN FINE ART FESTIVAL'에 출품했던 작품이다. 전시에 출품하기 위해 세점의 시리즈로 그려진 작품인데 내 기억으로는 제작된 세점중 마지막 작품이다. 앞으로 이런 한지꼴라쥬 작품은 제주의 자연을 담아 틈틈이 제작하려 마음먹고 있다. 이 작품들의 탄생배경은 아내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기도 하다. 당시 아내는 종종 나에게 꽃그림을 그려주길 원했었는데(그중에서도 해바라기) 그 이유는 해바라기그림을 그려 액자를 해서 벽에 붙여 놓으면 집안에 재물과 복이 들어온다는 얘길 어디서 들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지금도 형편이 좋지 않지만 그 당시에도 아내의 마음상태가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다. 그러나 당시에 내 작품의 경향은 사실적이고 구상적인 그림을 거의 안 그리고 있던 때였다. 사실적인 표현은 당시 먹고 살기위해 입시학원을 하면서도 늘상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썩 내키지도 않았거니와 평소에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평소 감정조절이 잘 안되고 현실적이지 못하고 이상
▲ 시간의흔적(cycle102)/ 42㎝×27.5㎝/ 혼합재료/ 2010 이번 작품은 저번 연재에 잠깐 소개된 꽃을 소재로 한 한지꼴라쥬 형식의 세 점 작품중 두 번째로 제작된 작품이다. 꽃을 통해 화가의 생각을 통해 작품을 통해 함께 상상을 더해본다. 지나간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4월 5월...은 꽃이 서로서로 앞다투어 피기 시작하는 계절이면서 짧은 기간 화려하게 피었다가 짧게 사라지기도 하는 계절이다. 지는것도 아름답다라는 말도 실감하는 계절이다. 피는것도 아름답고 지는것도 아름답다. 이말은 존재하는 모든 것에 해당하지 않을까? 사는것도 죽는것도 모든 것을 아름답게 볼수 있다면 우리는 늘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자연이라는 한자를 풀어보면 ‘스스로(저절로) 말미암아 그러하다’는 뜻이다. 그냥그대로 그렇게 순리대로 되어가는 것 순리대로 섭리대로 그 이치에 순응하며 욕심없이 집착없이 사는것 늘 자연은 그러함을 보여준다. 섭리대로 순리대로 있는그대로 그리고 자연은 늘 우리를 행복하게 하려 한다. 꽃들은 저절로 피어 앞 다투워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해준다. 꽃을 미워하는 사람이 있
▲ 시간의 흔적(cycle101)/ 10호/ 혼합재료/ 2010 이 작품은 시리즈 세점 작품중 첫 번째로 제작한 작품이다. 선보다는 색과 면 위주의 공간구성을 한 작품으로 소재는 꽃이지만 굳이 얘기하자면 생멸을 거듭하는 자연의 순환, 생명의 순환, 시간의 흔적을 표현하고자 한 작품이다. 자연의 일부인 꽃을 대상으로 자연의 색은 동양의 오방색을 주로하고 담묵은 배경과 통하며 조화를 이루며 백색은 보이지 않는 바탕을 이루며 흑색인 먹은 오방색을 포함하는 우주의 색 현(玄)색으로 표현하였다. 진리는 단순한 가운데 심오함이 있음을 생각해본다. 이 모든 원천은 빛이며 나의 상념이다. 어둠에서 벗어나 밝음으로의 전환을 희망하며 몸과 마음도 자연순리와 섭리에 따라 탁함에서 청량함으로 정화되길 바라며 밝고 맑은 빛으로 ▲ 한상범 한국화가. 모든 인류의 영혼들의 마음이 악심에서 선심으로 바뀌길 기원하는 마음 담아본다. 동양화를 전공하는 나에게 있어서 그림의 철학적 사상의 근간은 동양의 음양오행사상임을 말한다. 모든 것이 우매하고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아직도 항상 발전하기위해 노력중이다. 그림을 통
▲ 삶-빛/ 34㎝×30㎝/ 한지에 수묵담채/ 2020 어느날 밤늦게 친구와 함께 동행했다. 삼양해수욕장 근처서 돗자리 펴놓고 두발 뻗고 누워 바라본 제주바다! 그 풍경이다. 먹의 질퍽한 농담으로, 그리고 가볍고 밝은 흰색과 노랑색으로 마무리한 그림이다. 먹빛이 주가 되는 그림이지만 수평선 근처의 배들이 내뱉는 점점 빛들은 바로 지금 이순간 늘 존재의 감사함으로 삶이 늘 건강해야 하고 삶을 아름답고 소중하게 가꿔가야 함을 나에게 전하고 있었다. ▲ 한상범 한국화가. 먹빛을 머금고 한밤의 어두운 바다는 사람이 밝히는 불빛으로 어둠을 위로하고 치유한다. 삶이 빛이 되기를 그리고 가까운 우정이 늘 빛나기를 친구들아 고맙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한상범은? = 제주제일고,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담묵회 창립회원, 아티스트그룹 '정글' 회원, 민족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회원, 디자인 출판 일러스트작가, 한강원 조형물연구소 디자이너, 서울 제주/홍익조형미술학원 원장, 애월고 한국화 강사로
▲ 자연-숨Ⅰ/ 116.7㎝×91㎝/ 장지에 수묵/ 2020 ▲ 한상범 한국화가. 35년만에 입도한 나의 고향 제주의 바다는 해녀였던 엄마의 밭이였고 바다이자 내 유년시절의 추억의 바다이다. 고통의 바다 생존의 바다 성장통의 바다이자 떠나고 싶던 바다였다. 지금은 돌고 돌고 돌아와 이제는 고향바다를 바로 지금 이순간 여기에서 어머니의 땅에서 늘 마주하고 있다. 이제는 치유의 바다 생명의 바다 사랑의 바다로 자연 그대로 흐르는 물결처럼 자연의 숨소리처럼 내자신도 흐르는 마음의 결따라 억지힘을빼고 마음따라 자연스럽게 모든것이 순리에 맡겨지길 바라본다. 화해의 바다 치유의 바다로 그동안의 삶의고통 불안 걱정 두려움을 저 바다에 용해시키고 정화시켜 내면의 잠자고 있었던 본래의 자유의지로 자연 순리와 섭리에 따라갈수 있기를 남은 삶을 선한일을 하며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이제야 참회하고 어머니에게 불효한 아들 상범이의 바다를 바친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한상범은? = 제주제일고,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