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정치적 견해를 밝히지 않은 것에 도민의 질문을 무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근민 지사는 21일 열린 제312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진행된 도정질문에서 민주당 김경진(대천·중문·예래동) 의원이 정치적 뿌리가 어디냐고 물은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김 의원은 “우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나는 영원한 민주당’이다. ‘우근민은 신의를 제일 중요시한다. 민주당을 사랑한다. 민주당은 저의 뿌리이자 정치적 고향이다’라고 말했다”며 “이는 저 뿐 아니라 전 도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람이든 식물이든 뿌리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현재 우 지사의 뿌리는 민주당이냐? 아니면 새누리당이냐?”고 캐물었다.
이에 우근민 지사는 “이 자리는 개인 신상을 다루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정 현안을 다루는 자리로 안다”며 “이 자리에서 저의 사(私)적인 정당선책 문제를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자칫 민생을 그르칠 것이라고 본다. 이해와 정쟁의 장으로 변경될 우려가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이 답변을 유보하겠다”고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이런 우 지사의 답변에 대해 도지사는 사(私)적인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사(史)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김태석(노형 갑) 의원은 이날 마지막 질문 말미에 우 지사를 향해 이 같은 충고를 했다.
김 의원은 “동료 의원인 김경진 의원이 질문한 것에 대해 지사는 ‘개인 신상에 관한 일이기에 여기서 발표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도지사는 개인에 관한 문제가 아니고, 도지사의 흔적은 제주도의 사(史)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조 왕조나 우리나라 대통령이 하야할 때도 단순히 개인 이승만, 개인 박정희, 개인 박근혜, 개인 김대중, 개인 노무현이 아니라 대통령,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다. 민족사적 관점에서 대한민국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사의 오늘 답변은 ‘도지사’는 ‘개인 우근민’이 아니고 ‘우근민 도지사’로서 제주도 사(史)적인 관점에서 지사가 말하고 지사가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즉 ‘도지사’는 개인의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도민이 묻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지사의 이날 답변은 도민 질문을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