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이 갈수록 추락의 길을 걷고 있다. 해걸이 현상에 따른 수입 등락이 아니다.
정치작목으로 변질, 지원만 바라는 사이 수입과일이 득세하고 국내에선 딸기가 시장을 잠식, '겨울철 과일'의 대명사였던 감귤이 심각한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위기를 넘어 위험국면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해 산 감귤을 팔아 6707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물량은 예년 평균에 비해 늘었지만 수입은 오히려 줄었다.
제주도는 지난해 산 감귤유통처리 결과 69만6763t을 처리해 조수입 6707억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에 비해 처리량은 6% 증가한 반면 조수입은 10%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연도별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13년산 조수입 9014억원 보다 무려 2307억원 줄어들었다. 그 이전의 조수입은 2012년산 8011억원, 2011년산 7641억원, 2010년산 6685억원이었다.
품종별로는 노지온주감귤의 경우 최근 5년 평균 대비 생산량은 4% 증가했으나, 조수입은 3435억원으로 21%, 하우스온주는 최근 5년 평균 대비 생산량은 2% 증가했으나, 조수입은 607억원으로 각각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동온주는 최근 5년 평균 대비 생산량이 30% 늘었지만 조수입은 534억원으로 0.2% 줄었고, 만감류는 최근 5년 평균 대비 생산량이 34%, 조수입도 2132억원으로 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산 감귤 조수입이 감소한 것은 노지감귤의 경우 잦은 비날씨로 품질이 좋지 않았는데다 예년에 비해 도외 상품 출하량은 줄고, 가공용 감귤이 증가한 것이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도외 상품 출하량은 33만2992t으로 최근 5년 평균 대비 11% 감소했고, 가공용 감귤 수매량은 15만8291t으로 최근 5년 평균 대비 74% 증가했다.
또 세월호 침몰 및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현상, 국내 및 국외 타과일과의 경쟁 등도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됐다.
감귤은 특히 2014년 바나나(35만9000t)·파인애플(7만5000t)·기타(22만2000t) 등 모두 65만6000t의 수입과일이 국내 시장에 쏟아지면서 고품질의 국내 과일(사과·배·딸기) 등의 경쟁에서도 밀려 소비가 잠식되고 있다. 반면 대표적 겨울철 과일인 감귤과 달리 하우스딸기의 경우 높은 당도로 겨울과일로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개방화로 인해 연중 넘쳐나는 수입과일과 고품질로 무장한 국내 과일과의 경쟁은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수입물량이 계속 증가하고 오렌지·포도·자몽·체리·망고 등 당도가 높은 수입과일에 더 밀릴 수 있다"며 "제주감귤의 경우 고품질 생산체제로 변화하지 않을 경우 침체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1/2간벌, 열매솎기, 수상선과, 비상품 감귤 유통 금지 등 품질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줄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 감귤로 승부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으로『고품질 감귤 안정생산 5개년 계획』을 감귤농가 등과 함께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