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악재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기간(1월 27~2월 2일)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의 영향과 관광패턴이 개별여행으로 변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해 춘절에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춘절과 비교해 6.7% 감소했다.
크루즈 관광객이 66% 증가한 1만6461명에 이르렀지만 항공편을 통한 관광객 수는 3만1491명으로 24%나 떨어졌다.
사드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내 한한령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사드배치 결정 이후 춘절 기간 운항 예정이던 부정기 항공편이 중국정부에 의해 상당수 취소됐다.
중국민항국은 지난해 말에 제주항공 등 국내 3개 항공사가 1월과 2월 운항 예정이었던 8개 부정기 노선을 불허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중국 국적 항공사의 정기편 운항도 지난해에 비해 10.2% 감소했다.
또 중국인 관광이 단체에서 개별 패턴으로 변화하면서 한국의 최신 유행을 경험하고 소비할 수 있는 수도권으로 관광객이 집중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이번 춘절 기간 한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 수는 14만명으로 지난해보다 4.4% 증가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개별관광객 유치를 위해 레저스포츠 관광상품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온라인 홍보 강화, 대중교통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급증하고 있는 크루즈 관광객의 낙수효과를 위해 지역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도 이 기간 제주를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수준을 유지했다.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관광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결과다. 작년과 비교해 싱가폴 관광객은 72.3%, 말레이시아 관광객은 65.6% 각각 늘었다.
내국인 관광객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8.9% 증가했다. [제이누리=김리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