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가 벌써 준공 1년을 맞았다. 하지만 기지조성지인 강정마을과의 갈등 등 논란이 끊임 없다. 진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해군본부는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준공 1년인 오는 26일 공식행사 없이 자체적으로 환경정화 활동 등을 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제주해군기지는 1993년 12월 정부 합동참모회의에서 최초 반영된 후 14년만인 2007년 서귀포시 강정동이 건설지역으로 정해졌다.
2008년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민과 군이 함께 사용하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으로 이름을 바꿨다.
국방부는 강정마을 토지 29만㎡를 매입하고 해안가 20만㎡를 매립해 2010년 1월 총 49만㎡ 규모의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시작했다. 사업비만 1조765억원이 들어갔다.
6년에 걸친 공사 끝에 국방부는 계류부두 2.4km, 방파제 2.5km 규모의 해군기지 공사를 마쳤다. 항만에는 함정 20여척과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을 계류시킬 수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초기 해군은 기동함대 수준으로 기지를 조성하려 했다. 하지만 제주도와 강정마을 주민들의 반발로 이는 무산된 바 있다.
현재 제주민군복합항에는 3개의 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방호와 군수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 제주기지전대(전대장 대령 유재만), 해군 잠수함사령부 예하 제93잠수함전대(전대장 대령 전장용), 이지스구축함 등으로 구성된 제7기동전단(전단장 준장 김정수)이다.
해군은 제주민군복합항은 명실 공히 대한민국의 생명선인 남방 해상교통로와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전략적 기지로서 본격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주의 군사기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거세다.
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현재 기동전단급인 제주해군기지를 기동함대로 승격시키겠다”는 대선공약을 발표해 여론이 더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국방부의 공군전략기지(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계획까지 불거지면서 안 전 대표의 공약이 미국 스텔스 구축함 '줌왈트' 배치를 부추기고 있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줌왈트는 SM-6 함대공 미사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대잠용 수직발사 미사일 등을 장착했으며 내년부터는 전자기 레일건이 탑재된다. 레일건은 전자기력을 이용해 탄환 등 발사체를 음속보다 7배 빠르게 발사할 수 있는 미래형 첨단 무기다.
뿐만 아니라 해군기지 공사 착공 전부터 이어져 온 강정마을과의 갈등도 여전하다.
강정 중덕해안가 농성장 및 구럼비 발파공사 강행을 위한 공권력 투입 등이 이어지면서 2013년까지 주민 66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중 539명이 사법처리됐다. 2014년 이후에도 군관사 건립문제 등을 놓고 충돌이 이어지면서 그 수는 더욱 늘었다.
특히 해군이 지난해 3월 강정마을 주민 등 121명을 상대로 제기한 34억5000만원의 구상권 청구는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해군은 도민사회와 정치권의 철회 요청에도 불구하고 철회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오염 문제도 마찬가지다. 해군은 최근 군기지 건설로 인해 연산호 군락 훼손을 인정하고 남방파제 남쪽에 테트라포드(삼발이) 12기를 투하, 연산호 복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에선 해군이 그동안 연산호 훼손을 숨겼던 것을 감추기 위해 검증이 되지 않은 복원사업을 벌여 연산호를 되레 훼손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싸고 여전히 진통이 계속됨에 따라 정부가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민군복합항은 올해 크루즈항 건설을 끝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제이누리=김리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