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관광객들도 비자 없이 제주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중국의 사드보복인 '금한령'으로 얼어붙은 한국 관광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정부가 무비자 입국 허용국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황명선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실장은 22일 열린 '관광시장 동향 및 활성화 방안 간담회'에서 "이르면 5월부터 제주도 무비자 입국 허용국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실장은 "동남아 시장이 30~5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며 "당초 하반기에 실시하기로 했던 동남아 대상 여러 관광 프로모션 등을 앞당겨서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관광객들도 최대 5일간 제주 여행을 비자 없이 할 수 있다.
현재 동남아 국가 중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나라는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3국이다.
문체부는 불법체류자 발생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전담 여행사를 지정, 운영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실장은 "실제로 무비자 제도를 실시한 뒤 태국 출신 불법체류자가 늘어난 걸로 알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일종의 '완충 지대' 역할을 하는 전담여행사를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법무부와 협의해 상반기 중 시범 운영한 뒤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황 실장은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저가 상품이 문제가 됐던 만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장기적으로 마련하는 등 저가 덤핑 관광상품 방지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또 "궁극적으로는 내국인들이 먼저 국내 여행지를 많이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관광지를 개발하는 것을 넘어서 바가지 요금 방지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체부는 중국의 '금한령'으로 여행·관광 업계가 입은 타격 규모를 업종별 70억~75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이달 말이 지나야 파악될 것으로, 본격적인 피해는 4~6월쯤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