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북단 추자도가 천주교 성지 순례관광지로 거듭난다. 제주도가 역사적 자원을 활용, 체험형 관광지로의 변신에 나섰다.
제주도는 추자도내 천주교 111번째 성지순례지인 ‘황경한의 묘’를 자연생태 휴양공원으로 조성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를 통해 추자도의 관광객 유치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황경한의 묘’라는 역사적 자원이 있으나 방치돼 있고 주민소득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서 시작됐다. 추자도 주민자치위원회 등 자생단체가 중심이 돼 섬이 갖고 있는 특색자원을 활용한 태마형 휴양 공원조성 필요성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관광객을 포함한 추자도 방문객은 2015년 5만5351명, 2016년 6만1457명이었다. 지난해에는 7만3251명의 인파가 추자도를 방문했다.
반면, 추자도의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추자도에는 7000여명의 주민이 살았다. 하지만 주변 어족자원 고갈 등의 이유로 주민소득이 줄면서 인구도 줄었다. 현재 추자도의 인구는 1800여명 안팎이다.
추자도내에서 찾은 타개책은 관광이다.
제주도는 2018년도 예산에 ‘추자도 자연생태 휴양공원 조성사업’ 설계 용역비로 1억2000만원을 편성했다. 섬 특성에 적합한 친환경적인 개발과 성지순례자 및 방문객 욕구에 부응한 자연 생태 공간을 만든다.
이승찬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추자도 천주교 성지 개발을 침체된 추자도 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로 활용하겠다”며 “추자도가 갖고 있는 자연경관과 천주교 역사.문화를 재조명해 관광객 유치 극대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한편, 추자도에 묻힌 황경한은 정약현의 사위이자 백서사건으로 유명한 황사영의 아들이다. 황사영은 조선에서 순조가 즉위한 해인 1801년에 일어난 신유박해 이후 조선에서의 박해 상황을 적어 중국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구베아 주교에게 전달할 계획을 세웠다. 이른바 ‘황사영 백서 사건’이다.
하지만 밀서는 곧 발각됐고 황사영은 체포돼 1801년 11월 사형에 처해졌다. 황사영의 부인이자 정약현의 딸인 정난주는 제주로 유배됐다. 당시 젖먹이였던 아들 황경한은 유배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추자도에 남겨졌다. 이후 추자도에서 살다 숨을 거뒀다. 정난주 역시 제주에서 숨을 거뒀다. 정난주의 묘는 서귀포시 대정읍에 천주교 성지로 조성돼 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