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는 완전히 빗나갔다. 대설특보를 해제한 지 단 하루 만에 제주 전지역은 설국(雪國)세상이 됐다. 완전히 눈속에 파묻힌 상황이다.
제주지방기상청은 8일 오전 7시30분을 기해 제주산간과 북부, 남부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이어 오전 8시를 기해 제주동부와 서부에도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하루 전인 7일 오전 ‘5일간의 눈천하’를 마무리하듯 제주 전역에 내린 대설특보를 해제한 지 하루 만이다.
하지만 뒤늦은 특보였다. 밤 사이 제주 전역엔 수북이 눈이 쌓였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제주 주요지점의 적설량은 제주가 11cm, 아라동 48.8cm, 유수암 33cm, 성산 5cm, 서귀포 4cm다.
제주기상청은 하루 전인 7일 오후 예보를 통해 "8일은 산간지역을 제외, 일부 지역에 약간의 눈 또는 비가 내리고 흐리겠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8일부터는 기온이 정상화될 것이란 예보만 믿었던 시민들은 당황했다.
이날 오전 출근길은 버스와 승용차가 뒤엉켜 대부분 도로가 뒤엉키는 상황을 연출했다. 버스에도 돌연 승객이 몰리며 혼잡을 빚었다. 더불어 일부 도로인 경우 아예 승용차 운행이 없는 텅 빈 도로 풍경을 보였다.
성급한 특보해제에 맞춘 재난당국의 어설픈 대응으로 8일 오전 제주도내 곳곳 도로는 북새통과 대혼잡을 이뤘다.
제주도는 날씨가 풀릴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를 믿고 전날 정오를 기해 비상근무 체제를 해제했다. 그러나 이날 새벽부터 폭설이 내리자 거의 손을 쓰지 못했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8시 다시 비상근무 1단계를 발령했다.
박모(42·제주시 연동)씨는 “분명히 어제(7일)까지만 해도 대설주의보·경보가 모두 해제, 8일부터는 날씨가 예년 기온을 되찾을 것이라고 예보를 들었다”며 “엉터리 예보만 믿고 하루를 준비하다 아침부터 차량을 두고 버스정류장으로 뛰는 등 부산을 떨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기상청은 “남해상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오후까지 눈이 내리겠다”며 “낮까지 한라산 정상 부근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겠다. 그외 중산간 이상에도 국지적으로 많은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말했다.
8일 오후까지 예상 적설량은 제주산간에 5~10cm, 그 외 지역에는 2~8cm가 내리겠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