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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북부, 1990년대 이후 최대 적설 ... 폭설에 각종 사고도 이어져

 

'눈폭탄 5일 천하'는 무서웠다. 제주북부에는 1990년대 이후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제주는 최근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겨울을 보냈다. 

 

7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들어 제주시 기준 눈이 내린 날은 모두 17일이다.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날 눈이 내렸다.  현재까지 강설 최다일은 1963년 기록된 30일이다.

 

연속된 강설기간도 유독 길었다. 이례적으로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닷새간 연속으로 눈이 내렸다. 2004년 역시 닷새간 연속적으로 눈이 내린 후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씨가 이어진 것은 14년만에 처음이다.

 

많은 날 눈이 내린만큼 적설량도 기록적이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제주북부의 최대 누적적설량이 14.4cm를 기록했다. 1923년 기상관측 이래 역대 14위 기록이다. 하지만 13위까지의 기록은 1990년대 이전의 기록들이다. 그 이후 30여년만에 제주북부에는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기상관측 이래 제주북부에 가장 많은 누적적설량은 1959년 1월18일 기록된 21.5cm다.

 

지난 6일 많은 눈이 내리면서 대설경보까지 내려졌던 제주동부의 경우에도 기록적인 적설량을 기록했다. 성산의 경우 지난 6일 오후 10시 23.5cm의 누적적설량을 기록했다. 성산 지역 역대 4위의 누적적설량이다. 성산의 역대 누적적설량 1위는 1977년 2월17일에 기록된 25.4cm다.

 

 

대설로 인해 5일째 출입이 통제됐던 한라산에도 기록적인 눈이 내렸다. 지난 6일 한라산에 내린 눈은 어리목 기준 99.5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는 어리목에서 본격적인 적설관측을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그 이전 최고기록은 2012년 1월26일 기록한 80cm였다.

 

기록적인 한파와 대설로 제주 전체가 얼어붙으면서 눈길 사고도 이어졌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서는 눈길에 앞으로 나가질 못하던 차량에서 앤진과열로 불이 났다. 불은 차량을 모두 태우고 꺼졌다.

 

지난 5일 오후11시에는 제주시 신제주 입구 해태동산에서 도로 결빙으로 인한 3중 추돌사고가 났다. 6일 오전에는 같은 장소에서 급행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려져 가로수를 들이받으면서 운전자 및 승객 9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3일부터 7일 오전 6시까지 모두 107건의 사고가 났고 경상자 8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폭설로 인해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6일 오후2시30분께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 아파트 단지에서 2800여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다가 2분여만에 복구됐다.

 

수십만 마리의 꿀벌도 집단 동사했다. 7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 용담2동의 한 양돈농가에서 벌통 160군에 있던 벌들이 대설과 추위에 의해 패사했다. 벌통 1군에는 보통 1000마리에서 2000마리의 벌이 산다. 이번 한파로 많게는 20만마리가 넘는 벌들이 폐사한 것이다.

 

이밖에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와 의귀리, 한남리 등지에서는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비닐하우스가 주저앉았다.

 

이번 폭설 기간 중 제주공항 활주로는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한 차례 폐쇄가 됐다. 지난 6일 낮 12시15분께 일시적인 폭설로 인해 활주로가 3시간 가량 폐쇄됐다. 이로 인해 한때 1만여명에 달하는 대기승객이 생기면서 공항은 극심한 혼잡을 겪기도 했다.

 

제주공항에서는 이번 닷새간의 폭설로 결항 203편, 지연 580편이 발생했다.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에 따르면 6일 기준 농작물 한파 피해 신고 접수 결과, 월동무 1394㏊(전체 면적4874㏊), 감귤 36㏊(전체 면적 20491㏊), 브로콜리 10㏊(전체 면적1642㏊), 콜라비 2㏊(전체 면적297㏊) 등이 피해를 입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농경지, 수산증양식시설 등 사유시설 등에 대한 피해조사에 들어가겠다”며 또 복구계획을 수립중임을 밝혔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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