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괜찮은 대물’을 만나 이제 10만마리를 생산할 수 있는 제제를 만들었다. 제주바다를 주름잡는 ‘최고의 횟감’ 다금바리의 성공사례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국내 처음으로 고부가가치 어종인 자바리(다금바리), 능성어(구문쟁이), 붉바리 종자를 대량으로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해양수산연구원은 대량생산한 10만마리의 다금바리, 능성어, 붉바리 종자를 어업인 및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제주연안 어장에 다음달 10월까지 방류할 예정이다.
이 일이 가능하게 된 건 2002년의 사연 때문이다.
연구원은 2002년 한 마리에 460만원짜리 다금바리 사육에 들어갔다. 그 시절 송아지 두 마리 값이다.
18살 나이로 추정되는 다금바리를 한 어업인으로부터 구입했다. 인공 수정을 통해 다금바리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였다.
무게 23㎏, 몸길이 118㎝, 폭 60㎝로 성장한 이 다금바리는 오징어·고등어 등 고가의 먹이를 먹으며 '황제 대접'을 받았다. 요즘 시세인 ㎏당 20만원으로 환산하면 몸값은 460만원대에 이른다.
연구원은 이 다금바리의 정자로 만든 치어로 대량생산 길을 모색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다금바리 종자생산은 생산초기 감모에 의한 대량생산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다년간의 먹이계열 및 수질관리 등 감모 억제 연구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방류되는 종자는 해양수산연구원에서 수년간 관리된 우량 어미부터 지난 5월에 인공수정을 거쳐 자원 방류 가능한 크기인 5㎝이상까지 90일 이상 육상수조에서 사육한 것이다.
9월에는 다금바리와 능성어 6만마리, 10월에는 다금바리와 붉바리 4만마리를 제주바다에 방류할 예정이다.
방류해역은 다금바리 등 바리과 어종의 서식 생태특성을 감안해 굴곡암반이 넓고 어초어장이 잘 조성됀 바다목장 해역과 다금바리 주 서식지인 모슬포 해역에 방류할 계획이다.
모슬포 해역에서의 다금바리 어획량은 2014년 1.4톤에서 2016년 6.9톤, 2017년에는 13.1톤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속적인 방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이번 방류되는 다금바리는 3년 후 1kg 이상으로 성장해 어업인 소득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문관 제주해양수산연구원장은 “다금바리 등 고급 향토 어종에 대한 대량양산 체계를 확립하고 지속적인 자원방류를 통해 어업인 소득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 다금바리= 농어목 바리과의 바닷물고기다. 남해 연안과 제주도 등에 서식한다. 국외에는 일본 남부, 필리핀 등에 분포한다. 정착성 심해 어종이다. 학명은 Niphon spinosus이다. 전장이 100∼120㎝에 이르는 대형 어종이다. 머리와 몸은 다소 납작하고 체형은 긴 타원형이다. 주둥이는 길고 뾰족하다. 눈은 큰 편인데, 머리의 등 쪽에 치우쳐 있다.
전새개골(아가미뚜껑의 가장 앞부분을 구성하는 뼈)에는 뒤로 뻗은 크고 강한 가시가 있다. 비늘은 작은데, 뺨·아가미뚜껑·후두부에도 비늘이 있다. 등 쪽은 갈색 바탕에 진한 색의 줄무늬가 있으나 성장하면서 희미해진다. 배 쪽은 흰색이다.
제2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의 끝은 흰색이 선명하고 그 안쪽은 검게 나타난다. 수심 100∼140m 정도 되는 깊은 바다의 암초지대에 서식한다. 산란기는 여름철로 깊은 바다의 암초 사이에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난류와 쿠로시오해류가 교차하는 제주 연안 심해바다에 서식, 최고의 횟감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