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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삼춘 볼락누이-민요로 보는 제주사회와 경제(26)] 베틀노래

 

‘베틀노래’는 ‘베틀가’라고도 한다. 베 짜는 일이 지루하게 계속되어 자연 ‘베틀노래’는 장형 많은 박자 위주의 음영(吟詠) 민요이다. 다양하게 불리며 주로 베틀 구조와 기능을 아름답게 노래한다. 베틀 위에 앉은 부녀자들을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仙女)에 비유한다. 베틀다리에서부터 시작해 ‘앉을개’, ‘부테’, ‘말코’, ‘버거미’, ‘용두머리’ 등의 모양과 율동적인 작업을 의인화(擬人化)한다. 혹은 자연계(自然界)의 실재, 동물의 생태, 기타 현상들에 비유하여 형상화(形象化)하고 있다. 아름답다고 생각한 모든 사물들을 끌어다 자기 노동 도구를 찬양하는 찬가(讚歌)라 할 수 있다.

 

‘베틀노래’는 부녀자들이 베 짜며 부르는 여성 노동요다. 사설이 풍부하고 일정하게 짜여있으며 비유가 뛰어나다. 서사적 요소가 많고 베틀의 부분명(名)을 낱낱이 들어 비유하고 있다. 베 짜는 일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그래서 ‘베틀노래’에 서사적 구조가 많다. ‘베틀노래’는 길쌈 노동요 가운데 세밀한 작업 과정과 사설이 가장 일치한다. 기능(機能)과 사설(辭說)이 가장 가깝게 밀착되어 있는 노래라 할 수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예전 농한기(農閑期)때 제주도 남자들이 가마니 짰다면 여자들은 ‘미녕 짜기’에 여념 없었다. 예전 제주에 집집마다 베틀이 있었다. 면화(綿花)를 갈아 미녕(무명)을 짜 식구들 옷 만들 옷감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시장에 내다 팔아 살림에 보태였다. 미녕은 다래를 따다 씨 뽑고, 솜 태우고, 고치말기, 실잣기, 베날기, 베매기, 베짜기 순으로 이루어진다. 보통 봄에 많이 했다.

 

옥낭간에 베클(베틀)을 걸곡 잉엣대는 삼성제(헝제)여
샛대(속대)는 큰 아ᄃᆞᆯ(들)이여 두릉(용두)머리 우는 소린
청산 웨지레기(외기러기) 우는 상이여 꼬리박(북)이 나드는 상은
시누전(신위전, 神位殿)의 신선님 나드는 시늉(모양)이여

 

월궁에 놀단 선녜(선녀) 싀상(세상)의 ᄂᆞ려(내려) 완에(와서)
옥낭간의 베클 결언(어) 구룸(구름) 잡앙(아) 잉애 걸곡(고)
꼬리집(북)이 나드는 양은 억 만 군ᄉᆞ(사) 비여 두곡(고)
수 만 군ᄉᆞ 비는 듯 허리 안개 둘러진 양은
오뉴(유)월 미릿내(은하수)에 상고지(무지개) 사는 양(모양)이곡
ᄇᆞ딧(바디)집 우리 소리 베렝이(벌레) 우는 소리
소상강 웨지레기(외기러기) 도꾸(도투)마리 떨어지는 소리
천지가 진동ᄒᆞ(하)곡 좁은 목에 베락(벼락)치듯
왈각 달각 소리로다 베영대(벱댕이) 떨어지는 양은
구시월 시단풍에 낭(나무) 이파리(잎) 떨어지는 서늉(모양)이라(베틀노래)

 

* 옥낭간=좋은 난간

 

베틀은 여러 가지 부품으로 이루어진 조립 기구이다.『북학의』에 ‘직기(織機)’로,『농가월령가』는 ‘틀’로 표기되어 있다. 모양은 나란히 세운 두 개의 앞 기둥에 의지해 사람이 걸터앉기 편한 높이로, 가운데 세 장 박은 틀을 가로로 끼워 ‘ㄴ’자 형을 이루고 있다. 오른쪽 끝에 앉아 일하며 앞 기둥 상부에 용두머리 얹혀 기둥을 유지시켜 준다. 용두머리 안쪽에 두 개의 눈썹대, 바깥쪽은 베틀신대가 반달처럼 걸렸으며 이들에 의지해 여러 기구가 설치되었다.

 

베틀 모양은 2개 누운다리에 구멍 뚫어 앞다리와 뒷다리 세우고 가랫장으로 고정시킨다. 앞다리 아래쪽에 도투마리 얹고, 위쪽 용두머리에 나부산대를 길게 연결해 그 끝의 눈썹노리에 잉아를 걸었다. 잉앗대는 말코에 걸어 부테로 모인다. 부테허리는 뒷다리 위에 얹힌 앉을개를 앉은 사람 허리에 두르게 되어 있다. 눈썹끈은 눈썹대 끝에 잉앗대 거는 줄이다. 잉앗대 밑에 들어가는 나무는 속대라고 한다.

 

베를 짤 때는 배 모양으로 생긴 북 속에 씨실로 사용하는 실꾸리 넣은 다음 북바늘로 눌러 실 뭉치가 솟아나오지 못하게 막아 씨실을 날실과 교차시킨다. 이때 날실을 고르며 북의 통로를 만들어주고 씨실을 쳐주는 부속이 바디이다. 이 바디는 가늘고 얇은 대오리를 참빗 살 같이 세우고 단단하게 실을 얽어 만든다. 바디 위아래에 나무를 끼워 바디집을 만든다.

 

베틀에서 베를 짤 때 그 폭이 좁아지지 않고 일정폭을 유지시켜주는 기구가 최활이다. 활처럼 등이 휘고 끝이 뾰족하다. 베를 짜면 도투마리에 감으며 날실이 서로 엉켜 붙지 않도록 뱁댕이로 눌러준다.

 

이 서녀(선녀) 저 서녀 월궁에 놀단 서녀
더 ᄒᆞᆯ(할) 수는 웃어 지난 옥낭간에 베클 걸언
베클대는 원성제(형제)여 잉앳대는 삼성제여
베아치 앚인(앉은) 서늉 즤주(제주) 목ᄉᆞ(사) 앚인 서늉
잉앳대 새 서꺼지는(섞어지는) 건 이 나라 저 나라
싸움ᄒᆞ(하)는 서늉이여 꼬릿박이 나드는 서늉(모양)
허리 안개 두른 법은 북두칠성 두른 법이여
ᄌᆞ뀌(최활) 찔른(찌른) 서늉은
석퀘산에 상고지 산 서늉이여
두룽머리 우는 서늉은
뜬 지레기(기러기) 잰 지레기 지럭지럭(기럭기럭) 우는 서늉이여
속대 ᄀᆞ들ᄀᆞ들(흔들흔들)ᄒᆞ는 서늉은 먼 뒷 선비 손치는 서늉이여
베암대(벱댕이) 떨어지는 서늉은
드문드문이 ᄎᆞᆫᄎᆞᆫ(천천)이 구시월 낭섭(나무잎) 떨어지는 서늉이여(베틀노래)

 

* 베아치=베 짜는 여인

 

 

베틀은 다음 같이 부분 명칭이 있는데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① 용두머리 : 베틀 앞다리 위쪽에 있어 두 개의 다리를 연결하며 눈썹대를 끼우는 둥근 나무토막

 

② 눈썹대 : 용두머리 앞으로 나란히 내뻗친 두 개의 가는 막대기로 그 끝에 눈썹줄이 달려 있음.

 

③ 눈썹노리 : 눈썹대의 끝 부분

 

④ 눈썹줄 : 눈썹대 끝에 잉앗대를 거는 줄

 

⑤ 잉아 : 베틀의 날실을 끌어올리도록 맨 실

 

⑥ 잉앗대 : 위로 눈썹줄에 대고 아래로 잉아를 걸어 놓은 나무

 

⑦ 속대 : 잉앗대 밑에 들어간 나무

 

⑧ 북 : 씨의 꾸리를 넣고 북바늘로 고정시켜 날의 틈으로 왔다 갔다 하게 해서 씨를 풀어 주어 피륙이 짜지게 하는 배같이 생긴 나무통

 

⑨ 북바늘 : 북 속에 실꾸리를 넣은 뒤 그것이 솟아나오지 못하도록 북 안씨울에 끼워 누르는 대오리, ‘북딱지’라고도 함.

 

⑩ 꾸리 : 북 안에 들어 있는 실

 

⑪ 바디 : 베의 날을 고르며 북의 통로를 만들어 주고 실을 쳐서 짜는 구실을 함. 가늘고 얇은 대오리를 참빗 살 같이 세워, 두 끝을 앞뒤로 대고 단단하게 실로 얽어 만듦. 살 틈마다 날을 꿰어 씨를 짜는데, 이 일을 ‘바디질’ 또는 ‘바디친다’고 함.

 

⑫ 바디집 : 바디의 테, 홈이 있는 두 짝의 바디를 끼우고 마구리 양편에 바디집 비녀를 꽂음.

 

⑬ 바디집 비녀 : 바디집 두 짝의 머리를 잡아 꿰는 쇠나 나무

 

⑭ 최활 : 베를 짜 나갈 때 너비가 좁아지지 않게 하며 너비를 지켜 주는 가는 나무오리, 활처럼 등이 휘고 두 끝에 최활을 박음.

 

⑮ 부티 : 피륙을 짤 때 베틀의 말코 두 끝에 끈을 매어 허리에 두르는 넓은 띠, 나무나 가죽 또는 베붙이나 짚으로 짜 만들기도 함.

 

⑯ 부티끈 : 베틀의 말코 두 끝과 부티 사이에 맨 끈

 

⑰ 말코 : 짜여 나오는 피륙을 잡는 대, 부티끈을 양쪽에 잡아맴.

 

⑱ 앉을깨 : 사람이 앉는 자리

 

⑲ 뒷다리 : 베틀다리 뒤를 버티는 짧은 기둥, 이 위에 앉을깨를 걸쳐 놓음.

 

⑳ 다올대(밀대) : 베 날 풀기 위하여 도투마리를 밀어 넘기는 막대

 

㉑ 끌신 : 용두마리를 돌리기 위하여 신 끈 끝에 잡아맨 신, 한쪽 발에 신고 다리를 오므렸다 폈다 함.

 

㉒ 베틀신끈 : 신대 끝과 신을 연결한 끈

 

㉓ 가로대 : 두 베틀다리 사이에 가로지른 나무

 

㉔ 눌림대 : 잉아 뒤에 있어 베 날을 누르는 막대

 

㉕ 눌림끈 : 베틀에서 눌림대에 걸어 베틀 눈다리에 매는 끈

 

㉖ 눈다리 : 베틀을 지탱하는 가로로 나란히 누운 굵고 긴 두 개의 나무

 

㉗ 비경이: 가는 나무오리 세 개를 얼레 비슷하게 벌려 만들며 잉아 뒤와 사침대 앞의 중간에 있어서 날실을 걸침.

 

㉘ 베틀 앞 기둥(선다리):베틀 눈다리 앞쪽에 구멍을 뚫어 거기에 박아 세운 기둥으로 위에 용두머리를 얹고 앞에 도투마리가 놓임.

 

㉙ 베틀신대: 베틀 용두머리 중간에 박아 뒤로 내뻗친 조금 굽은 막대로 그 끝에 베틀신끈이 달렸음.

 

㉚ 사침대: 비경이 옆에 있어서 날 사이를 벌려 주는 구실을 하는 두 개로 된 나무나 대

 

㉛ 도투마리: 날을 감아 베틀 앞다리 너머 채머리 위에 얹어 두는 틀

 

㉜ 뱁댕이: 도투마리에 감은 날이 서로 붙지 못하게 사이에 끼우는 막대

 

여러 가지 옷감을 베틀에 올리기 전 과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명주 : 음력 4월 초 잠종을 사 뽕잎을 먹인다. 잘 키우면 5월경, 누에가 고치를 짓는다. 이를 따서 햇볕에 잘 말린 뒤 팔팔 끓는 물속에 넣으면 풀려 실올이 나온다. 다시 시뉘대(자새)를 거쳐 손으로 서려 놓았다가 실 대롱에 감고 바디에 내린 뒤 비로소 베틀에 올린다.

 

② 무명 : 음력 3월 하순 목화씨 뿌려 8월 중순께 첫물을 따며, 따는 대로 볕에 잘 말린다. 목화를 씨아에 넣어 씨 빼고, 다시 활에 매어 타서 솜을 부풀린 뒤 고치로 말아 둔다. 이를 물레에 올려 조심스럽게 자아서 물레 가락옷에 실을 감으며 이 과정을 마친 후에야 비로소 베틀에 올린다.

 

③ 삼베 : 양력 3월 말 경 삼씨 뿌리고 가꾸어 음력 7월에 베어, 푹 찐 다음 껍질 벗긴다. 이를 다시 빛이 고와지도록 잘 말린 뒤 가늘게 찢어 겨울에 삼는다. 봄이 되면 물레로 자아서 양잿물에 찌고 속 맑은 실 나올 때까지 씻는다. 이를 돌 겻에 올려 날을 한 오리씩 사려 놓은 다음, 햇볕에 늘어놓고 올에 풀을 먹여 빳빳하게 만들어 베틀에 올린다.

 

피륙은 그날의 촘촘함을 따질 때 ‘새’라고 한다. 한 새는 바디의 실 구멍이 40개로 짜이는 걸 말한다. 한 구멍에 두 가닥 실이 든다. 명주는 보름새(15)짜리가 가장 좋은 명주(1,200가닥 실), 삼베는 보통 넉 새 내지는 여섯 새로 짠다(새는 ‘승’이라고도 한다). 베틀을 가지고 피륙 짜는 기능은 피륙 종류에 따라 다르다. 또 몇 새로 짜느냐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뉜다.

 

 
▲ 진관훈 박사

제주도 면화는 약 450년 전부터 서남부지역에 재배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동양면(東洋綿)이라는 재래면이 주로 재배되었다. 1905년 육지면(미국면)이 처음 도입되었다. 수량과 품질 면에서 육지면이 재래종보다 질적으로 우수하였고 판매 면에서도 유리하여 점차 육지면 재배 면적이 확대되었다.

 

양잠(養蠶)은 원래 자급용으로 생산했다. 그러다가 군수품(軍需品) 조달정책에 따라, 일제는 생사(生絲)공장을 제주 도내에 설립하고 양잠 생산을 적극 장려하였다. 제주도민 입장에서는 농가 부수입 향상에 도움이 되어 양잠산업이 활발해 졌다.

 

<참고문헌>

 

김광언(1986),『한국농기구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영돈(2002),『제주도 민요 연구』, 민속원.
南仁熙(1985),『濟州農業의 百年』, 태화인쇄사.
네이버 지식백과,『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濟州島廳(1937),『濟州島勢要覽』.
濟州島廳(1939),『濟州島勢要覽』.
좌혜경 외(2015),『제주민요사전』, 제주발전연구원.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 역임, 현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제주대학교 출강.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 『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오달진 근대제주』(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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