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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 정책진단(6)] 공공은 민간분야 경제활동 지원이 우선

 

제주도는 홍콩을 꿈꾸면서 제주특별법 제2조는 '사람.상품.자본'의 국제적 이동이 최대한 보장되는 '국제자유도시'라 하여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도시를 정의하였다.

 

제주국제자유도시 미래전략 수립 용역보고서는 '신항만 배후부지 내 항만배후물류단지'를 조성하고 '종합물류센터'를 직접 건립하여 운영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 용역은 제주의 배후시장에 대한 디테일(detail)을 검토하지 못한 것 같다.

 

국제자유도시 정책입안자들은 영화에서 홍콩에 드나드는 대형 컨테이너 무역선들의 모습을 그렸을 듯하다. 그러나 홍콩의 물류는 거대한 중국의 배후시장에 의존하며, 그나마도 물류의 중심은 상해와 심천, 광저우와 천진 등으로 이동하여 버렸다. 우리나라 부산항은 전세계 6위이며, 홍콩은 8위로 내려앉았다.

 

2019년 제주 지역 전체의 항만 운송량은 2026만3148톤으로 부산항의 2억2691만3602톤에 비하여 9% 정도이다. 외항선 기준으로는 제주지역 항만이 1만7022톤이며, 부산항은 2억1724만3942톤에 비하여 0.007%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제주의 지역산업구조는 전세계에서 원자재를 수입하여 공장으로 운송하고, 공장에서 완성된 상품을 다시 전세계로 수출하는 대형 컨테이너 무역선에 채울 물량이 없다. 대형 컨테이너선이 하루에도 수십척 드나드는 부산항이나 홍콩항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배후시장은 생산과 소비 수요를 말한다. '항만물류센터'라면, 회사전용 대형선박으로 야채와 과일을 수입해 와서 전용 항만물류센터에 냉장처리하여 보관하다가 전국 도소매업체로 배송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회사의 물건을 회사가 직접 관리한다.

 

 

다국적 기업인 '돌(Dole)'은 전용 선박으로 야채와 과일을 가득 싣고 와서 회사 전용 항만물류센터에 저장하다가 전국의 도소매점으로 운송된다. 이 경우에도 국가단위 배후시장, 즉 대규모의 생산 소비시장이 없는 제주의 물류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그 외의 항만 물류센터는 '해운업체 전용 물류센터'와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선적과 하역을 하는 주요시설이다.

 

물류는 전 과정에서 완벽한 관리하에 두어야 가능

 

제주의 물류는 (1)정기 여객선(카-훼리) (2)일반 화물선 (3)항공 택배로 운송되는 구조이며, 주로 제주항, 서귀포항을 비롯하여 애월항, 한림항, 화순항, 성산포항을 통하여 반출입된다.

 

 

해운물류는 '기타'로 분류된 73%의 '소비재'가 대부분으로 정기여객선(카-훼리)을 통하여 화물차량으로 운송되며, 화물차량은 민간물류센터 혹은 소비처로 이동된다.

 

일반 화물선으로 반입되는 모래, 유류, 시멘트, 비료, 자갈, 철재는 현장 혹은 민간 물류센터로 운송된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감귤과 채소는 유통단계를 줄여 최대한 빠르게 육지의 도소매시장과 소비처로 운송된다.

 

'물류'는 수집-분류-보관-운송-배달에 이르는 전 과정이 물류전문업체의 직접 관리 하에 놓여 져야 가능하다. 그래서 민간 물류업체들은 이미 전용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며, 카-훼리 혹은 일반화물선으로 운송되어 온 상품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평택항에 설립하였던 물류센터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도 못한 채 문을 닫았다. '소량 다품목'의 지역산업구조와 애초부터 물류센터에 대기하였다가 소비처로 운송되는 물류 수요가 없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와 같이 지역산업 구조와 생산과 소비시장에 대한 배후시장수요, 생산과 소비에 이르는 물류의 단계에 대한 세부적인 구조를 이해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물류의 전 과정을 관리하지도 못하는 '종합물류센터'는 물류의 흐름에 한 단계를 더 얹어놓는 달랑 하나의 '창고'가 되어 버린다.

 

소량 다품목 중심의 지역산업구조

 

항공운송비중이 커지고 있다. 민간 물류회사들이 체계적으로 구축한 '택배' 시스템으로 전국 어디에서나 하루 이틀이면 소비자에게 도달된다. 우체국도 택배 비중이 매우 커졌다. 이미 훨씬 높은 수준으로 뛰어 넘었으며 세계 최고수준이라 할 수 있다.

 

'소량 다품목' 중심의 지역산업구조는 '택배' 시스템을 필요로 하고, 택배 시장은 계속 확대되면서 신속하고 정확성은 물론 관리기술까지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농어민들이 농수산물 선별포장기술과 택배 회사의 최첨단 관리기술 덕분에 하루 안에 전국 어디에서라도 소비자에게 배달되는 현실세계에 와있다. 그러므로 '종합물류센터'에서 상하차 비용과 창고비용 등 추가비용을 부담하면서 대기하였다가 주문을 받아 거쳐 갈 물량이 없으며, 신선도가 떨어져 상품성이 저하될 위험을 감수할 이유도 없다. 중간에 지체할 이유도 없다.

 

국제자유도시 '물류'에 대한 착시 현상은 교정되어야

 

이 정도라면 홍콩의 '물류'에 대한 환상으로 시작된 국제자유도시 '물류'에 대한 착시현상은 교정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국제자유도시 정책입안자들이 홍콩의 물류를 꿈꾸는 사이에 민간 물류회사들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은 더욱 높은 수준에 도달한다. 이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민간분야의 노력과 택배 근로자들의 희생으로 국가와 사회가 빚을 진 덕분이다.

 

공공분야와 민간분야는 각각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공공분야는 민간분야의 경제활동을 촉진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우선되어야 하며, 민간 자유시장에 직접 개입하여 시장을 잠식하면서 민간 경제에 타격을 입혀서는 안 된다.

 

힘들게 쌓아올린 민간 자유시장에 관료적인 절차를 더 얹어 성가시게 굴지 말고 택배 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이라도 들어주는 것이 현명한 정책이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조시중은? = 제주특별자치도의 사무관으로 장기간 근무하다가 은퇴하였다. 근무 기간 중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턴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 제주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제이누리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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