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동거인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의 신상이 공개됐다. 40대 남성으로 알려졌던 주범은 백광석(48)이다. 공범은 김시남(46)이다.
이들은 제주에서 신상이 공개된 4, 5번째 범죄자다.
제주경찰청은 26일 오전 11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과거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피의자 백광석과 김시남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상공개위원회는 모두 7명으로 구성됐다. 제주청 소속 경찰 3명, 변호사.의사.종교인 등 외부위원 4명 등이다.
위원회는 “피의자들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 인권 및 피의자들의 가족.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비공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했다"면서도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 존중 및 재범방지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등 신상공개의 모든 요건을 충족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들이 사전에 범행을 모의하고, 범행 도구를 구입하는 등 계획적인 범행이 확인됐다. 또 성인 2명이 합동하여 중학생인 피해자를 살해, 그 결과가 중대하다”면서 “뿐만 아니라 피의자들이 범행을 자백하는 등 증거가 충분하다”고 신상공개 사유를 밝혔다.
신상정보 공개 4가지 요건은 범행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사건인 경우, 범행에 대한 증거가 충분한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이나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닌 경우 등이다.
경찰은 피의자 신상공개에 따른 피의자 가족 등 주변인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후속 조치를 취한다.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별도의 피의자 가족보호팀을 운영,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그동안 제주에서 신상이 공개된 범죄자는 모두 3명이었다. 2016년 제주시 연동 소재 성당에서 새벽기도를 하고 있던 여성 신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중국인 천궈루이와 2019년 5월 26일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한 방법으로 유기한 고유정, 수십여명의 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해 배포한 배준환 등이다.
경찰은 앞서 지난 21일 이 사건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특정강력범죄 처벌 특례법(특강법)과 경찰청 신상 공개 지침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신상정보 공개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할 수 없어 심의 대상이 아니”라면서 “이번 사건의 경우 범행 수법의 잔인성과 공공의 이익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다시 내부회의를 열고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 판단을 받아보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들 피의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모관계 및 계획범죄에 대한 증거가 추가로 확인되고 있고, 피의자 신상공개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면서다.
백광석은 지인인 김시남과 함께 지난 18일 오후 3시 16분께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 침입, 이 집에 사는 전 애인의 아들 A(16)군을 살해했다.
A군은 사건 당일 오후 10시 50분께 집 다락방에서 손발이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일을 마치고 귀가한 A군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했다.
백씨는 특히 범행 당일 집에 있던 3시간 동안 머물며 집안 내부에 식용유를 발라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백씨가 사실혼 관계에 있던 A군의 어머니와와의 관계가 틀어지자 앙심을 품고 그의 아들인 A군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지인인 김씨는 “직접 살해에 가담하지는 않았다”면서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다.
백씨는 다수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