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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복지, 연구지원 확대됐다지만 ... 발전기금 부족, 캠퍼스 이전 난망

 

14년 전 제주교대는 오랜 역사를 뒤로하고 대학 간판을 내렸다. 그리고 국립 제주대와 한 지붕 살림살이를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물리적 한 지붕은 지금도 요원하다.

 

제주대와 제주교대가 통합된 지 14년, 10년 세월 이상의 세월이 흘렀지만 캠퍼스 통합 당시에 했던 약속은 공염불이다. 통합취지 자체도 퇘색해가고 있다.

 

현재 제주대 부설대학인 제주대 교대는 2008년 이전엔 제주대와 별개의 대학이었다. 국립대학 내 종합교원양성 체제와 전문적인 초등교원 양성목표로 통합되었으나 이 문제를 두고 찬반투표를 부치는 등 파열음을 내기도 했다.

 

제주대와 제주교대의 통합 추진논의는 1998년부터 이뤄져 왔다. 그러나 제주교대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등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대학통합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은 2006년부터였다. 제주대와 제주대 교대는 2007년 6월 통합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같은해 11월 통합이행각서를 작성했다. 이후 2008년 3월부터 양교가 통합된 제주대로 공식 출범했다. 

 

양교의 통합으로 다양한 성과가 있었다. 통합이행각서 이행을 위한 노력으로 학생 교육여건, 초등교육 전공 박사과정 운영 등 성과를 내보였다.

 

단과대학간 폭넓은 교류와 다양한 학내연구 등 참여기회가 확대됐다는 성과를 보였다. 단일 교대 시절에 비해 우수한 연구업적을 가진 교수들은 그에 비례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학생들은 늘어난 장학금 혜택과 다양한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참여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14년이 지난 현재까지 각서내용 중 실현되지 못한 부분은 대학 운영과정에서도 현안으로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대 교대는 지난 20일 2007년 통합이행각서에 기초한 ‘교육대학 통합 14년의 과제 진단 보고회’를 열고 통합 이후 성과와 교대의 쟁점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 통합 효과 막은 분리된 캠퍼스 ... 재원부족 난관

 

교육대학발전추진위원회 산하 '통합후 성과과제 진단 소위원회'는 통합의 효과를 가로막는 최대 현안으로 캠퍼스가 사라캠퍼스와 아라캠퍼스가 분리되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정이운 제주교대 총동문회장도 “물리적 통합은 이뤘지만 화학적 통합까지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분리된 캠퍼스 문제가 교류를 가로막는 최대 원인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통합 전 제주대와 제주교대는 각각 아라캠퍼스와 사라캠퍼스를 사용했다. 그러나 통합된 지 1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주대 교대는 여전히 사라캠퍼스에 있다.

 

제주대 교대 측은 “초기에는 사라캠퍼스를 아라캠퍼스로 옮기는 방안에 대하여 교육대학내 구성원간의 일치된 견해를 도출하기 어려웠다”면서 “학생들의 긍정적인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교수들도 역시 ‘캠퍼스 이전 시 교육공간 및 환경여건이 개선된다는 것을 전제로 아라캠퍼스로 이전을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캠퍼스 이전 계획은 수차례 추진되어 왔음에도 재원 부족으로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제주대 교대 측은 이에 따라 이전에 필요한 면적 1만7523㎡와 시설건축공사비 및 설계 감리비를 포함한 사업비 433억원을 산출했다. 2019년 벌인 ‘제주대 교대 캠퍼스 이전 연구’ 결과와 교육대학의 현재 교직원 및 구성원들의 의견조사에 기초했다.

 

제주대는 이를 추진하기 위한 캠퍼스 이전을 위한 설계비용을 지난해 교육부에 신청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측에서 수용하지 않아 캠퍼스 이전 추진은 난망한 상황이다.

 

 

◆ 교대 정체성 확보와 발전기금 미조성은 어떻게? ... 차기 대학본부에 반영

 

이외에도 각서 작성 이후 아직까지 ▲교대 교수 및 조교충원 관련 인적 인프라 구축 ▲교대 발전기금 미조성에 따른 예산 지원 ▲학과신설을 포함한 교대의 정체성 확보 등이 여전히 답보상태다.

 

정 회장은 이날 보고회에서 “2011년까지 시한이었던 발전기금 50억이 35억으로 하향조정되었음에도 아직 17억이 조성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별도의 교대발전기금 법인의 설립과 기부자에 대한 혜택 등을 주문했다.

 

김영대 제주도교육청 교원인사과장은 “고교가 대학입시 준비기관이 아니듯 교대도 초등교원 임용준비만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면서 "대학의 교육과정이 임용시험 및 학교현장과 괴리가 없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과장은 최근 제주교대의 초등교원 임용률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의 교원임용 인원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특히 곧 발표될 교육부의 교원양성체제 발전방안의 적용을 포함한 양성교육과정의 개편과 관련, 교대와 교육청, 교대생간의 심도있는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가애 광양초 특수교사는 제주지역의 대학에서 특수교육과의 신설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제주지역에서 자체로 특수교사가 양성되지 않아 뭍지방에서 재교육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등 양성 및 연수체제가 일찍 마련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양 교사는 “실제 매해 교원임용에서 10명 내외의 특수교사 임용공고가 난다. 그러나 특수교사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일반교사 중 자격소지자를 기간제 및 시간강사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제주대 교대에 특수교육학과를 설치, 교원양성과 제주지역 특수교사의 대학원 석·박사과정 요구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제주대 교대는 이번 보고회에서 나온 의견을 기초로 추진 과제와 당면 현안 과제를 선정, 교육대학발전추진위원회를 통해 해소할 계획이다.

 

특히 다음달 25일 총장 선거를 앞두고 이뤄질 토론회에서도 적극적으로 교육대학 의견을 개진, 차기 대학본부의 운영에 반영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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