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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공급망 불안 속 늘어난 국내 복귀 희망 기업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정세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대對 중국·러시아 간 ‘신新냉전’ 구도로 변화하면서 외부의 경제적 공세에 맞서 자국 경제를 보호하는 경제안보(econo mic security)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주요국들이 중국·러시아에 치중된 글로벌 공급망과 해외사업의 재편과 다변화를 꾀하면서 해외로 나간 기업을 자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reshoring)에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노출했다.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20년 2월 중국 내 생산에 의존했던 자동차 배선뭉치가 제때 수입되지 못해 국내 완성차 공장이 조업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자 그동안 중시돼온 ‘비용 절감’ 못지않게 ‘공급의 안정성’이 변수로 떠올랐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가속화하고 이에 맞서 러시아가 자국에서 사업 철수를 선언한 외국기업의 자산을 압류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으면서 해외 사업 및 투자 리스크가 커졌다. 러시아는 기술·통신·의료장비와 운송수단, 농기계 등 200여개 품목의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도 취했다.  

 

인건비가 싼 곳에서 생산해 수요가 있는 곳에 판매하는 기업경영의 효율성보다 공급의 안정성과 국가 차원의 경제안보를 따지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그 대응책으로 제조업 강국들이 일찍이 취해온 정책이 리쇼어링이다. 

 

2010년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king America)’를 외치며 불을 지폈다. 법인세를 38%에서 28%로 낮추고, 유턴기업의 공장이전 비용을 보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를 21%로 더 내렸다. 그 결과, 2019년까지 9년 동안 3327개 기업이 돌아와 34만7000여개 일자리를 만들었다.

 

한국도 2013년 ‘해외진출 기업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을 제정했다. 법에 따라 국내로 복귀하려는 기업은 사전에 정부 지원을 신청해 선정되면 입지·자금·인력 지원과 법인세·관세 및 지방세 감면을 받을 수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08개 기업이 리쇼어링 지원 대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지난해 유턴기업 수는 26대 1334로 격차가 너무 크다. 양국의 경제규모 차이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리쇼어링 인정 요건의 차이가 크다. 해외 공장의 청산·양도·축소를 기본 요건으로 하는 우리나라보다 미국 등 주요국들은 리쇼어링 범위를 넓게 인정한다. 해외 진출 기업의 복귀는 물론 해외 공장 신·증설과 함께 자국 내 공장을 신·증설하는 경우, 해외 공장을 청산하지 않아도 해외 공장에 맡겼던 물량을 국내 공장에 배정하는 경우까지 리쇼어링에 포함한다.

 

그래도 몇가지 긍정적 신호가 보인다. 최근 3년 동안 66개사가 복귀하는 등 리쇼어링 기업이 증가 추세다. 복귀기업 업종이 초기의 주얼리·신발 위주에서 자동차부품·전자부품으로 다양해졌다. 복귀 기업 소재지도 중국 일변도에서 동남아·미국 등지로 다변화하고, 중소기업을 넘어 중견기업들의 복귀가 늘어났다.

 

리쇼어링 희망 기업도 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500대 기업에 리쇼어링 의향을 묻자, 105개 기업 중 27.8%가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2년 전(3.0%)의 9배다. ‘국내 환경이 개선되면 검토할 수 있다’는 기업(29.0%)을 합치면 유턴 가능 기업은 57.0%에 이른다.

 

자생적인 리쇼어링 물결이 생긴 때 돛을 달아주는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기도 하다. 정부가 할 일이 많다. 우선 해외 공장을 옮겨와야 리쇼어링으로 인정하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리쇼어링 정책의 관건은 국내로 복귀한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려면 법인세 등 세제와 각종 규제, 노동제도 측면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국내 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미래형 산업과 기술에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더 주는 것도 필요하다. 인건비 비중이 낮아 자국 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대만), 설비집약형 및 연구개발(R&D) 집적형 산업(일본)에 리쇼어링 중점을 두는 이웃 국가를 참고하자.

 

지자체도 적극 나서야 한다. 유턴기업에 정부 지원과 연계한 자체 인센티브를 더해 최대 567억원을 지원하는 대구시는 17일 트로트 음악에 재치 있는 가사를 붙인 ‘대구형 리쇼어링 패키지’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해외에 나가 계신 기업인 여러분! 대구로 돌아와~/서둘러 들어와~/대구로 유턴하면 패키지로 왕창…대한민국 최고로 모실게요/대구형 패키지로 적극 지원할게요.”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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