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제주 용천동굴의 본류로 추정되는 신규동굴의 흔적을 발견했다며 제주도에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제주진실탐구대는 6일 오전 11시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진빌레정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자연유산이자 국가지정문화재인 용천동굴의 본류로 추정되는 신규 동굴의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용천동굴 본류가 월정리 동부하수종말처리장으로 통하고 있어 제주도가 조사내용을 고의로 감추고 조작한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제주진실탐구대는 신규 동굴의 증거로 ▲만장굴에서 용천동굴 하류로 이어지는 직선상 지표경사의 특이점 ▲월정리에서 발견되는 지반 무너짐 현상 ▲월정리에서 발견되는 습지 및 용천수 ▲동굴규모의 오류 등을 들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은 "제주도의 ‘만장굴 용암동굴의 형성과정’ 보고서에 따르면 만장굴에서 용천동굴 하류까지 직선상 지표경사는 1.5도 내외로 매우 완만해야 한다"면서 "또 만장굴에서부터 흘러 내려온 용암은 그 폭과 유사한 크기로 해안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제주도가 밝힌 용천동굴 유로를 보면 직선상 지표경사가 일관되지 않다. 만장굴 입구 사거리에서 용암이 갑자기 방향을 90도 가까이 트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모습"이라면서 "현재 알려진 용천동굴과 당처물동굴 유로는 만장굴에서부터 흘러온 용암의 본류로 보기 어렵고, 학술적으로 해명이 어려운 유로"라고 주장했다.
또 "만장굴에서 김녕굴을 지나 용천동굴로 이어지는 구간에 지반 무너짐 현상이 다수 포착된다. 이를 직선으로 연결하면 만장굴에서부터 일직선에 가깝게 이어진다"면서 "이는 용암동굴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해당 구간에 대한 조사를 벌인다면 신규 동굴이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지반침하가 일어난 진빌레정 인근 밭과 관련해 "지반침해 현장내부를 살펴본 결과 동굴 천장으로 추정되는 형태를 띄고 있다”며 “조사한다면 신규 동굴이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곳이 용천동굴 본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천동굴 본류로 추정되는 동굴이 동부하수처리장으로 통하고 있어 도가 조사내용을 고의로 감추고 조작한 것 아니냐"며 "도는 지금이라도 2009년 당시의 용천동굴 일대 정밀조사 결과를 내놓고 동부하수처리장과의 관련성 등 진실규명을 위해 용천동굴 주 유로에 대해 공동으로 조사할 것을 제안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현장을 찾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지반 침하현상은 제주에서 흔히 발견된다. 지금으로서는 신규 동굴의 흔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재조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