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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내년 취업자 증가폭 8분의 1 토막 ... 역대급 고용한파 대비해야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곳곳에서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과 가전 양판업계가 인력 줄이기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비대면 수요가 늘어 인력을 채용했던 정보기술(IT) 업계도 긴축 모드로 돌아섰다. 

증시 침체의 영향권에 놓인 증권업계와 사상 최대 수익을 거둔 은행권마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아마존·페이스북·트위터 등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 시작된 구조조정 바람이 국내에도 불어닥쳤다. 기존 인력을 감축하는 마당에 신규 인력 채용은 언감생심이다. 올해보다 경제 상황이 악화할 내년에 역대급 고용한파가 예고된다.

기획재정부가 대통령에게 새해 업무보고를 하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한국은행(1.7%)의 전망치보다 낮다. 1%대 성장은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과 2009년,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020년 등 극심한 경제위기 때를 제외하곤 가장 낮은 수치다. 

내년 경제성장률 하락의 핵심 요인은 수출과 기업 투자의 감소세 전환이다. 정부는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들의 내년 투자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가 2.8%, 건설투자는 0.4%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크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보수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민간 소비도 위축돼 증가율이 올해 4.6%에서 내년 2.5%로 둔화할 전망이다.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고용 둔화, 자산가격 하락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성장동력인 수출과 기업 투자가 감소하는 판에 일자리 유지도 버거워진다. 정부는 내년 취업자 수가 10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예상되는 취업자 수 증가폭(81만명)의 8분의 1 토막(-87.6%)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끝나면서 올해 취업자 수가 증가했지만 임금 수준이 낮은 분야 위주로 늘었다. 청년층보다 60세 이상이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내년에는 이마저 줄어 고용의 양과 질 모두 저하될 전망이다. 수출과 투자 부진은 제조업 고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며 실업자가 늘어나면 고용시장이 악화하고 소비도 얼어붙을 것이다. 이는 기업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정부는 내년 경제가 상반기에 어렵고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회복하는 ‘상저하고’ 양상을 띨 것으로 본다. 이를 반영해 상반기에 재정의 65%를 조기 집행하고 정책금융을 확대 공급하기로 했다.

재정은 경기를 자극하는 마중물 성격이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일자리 감소를 막으려면 민간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북돋는 과감한 규제혁파가 긴요하다. ‘관官 주도’ ‘세금 주도’로는 일자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산업과 기술, 시대 변화를 따르지 못하는 불합리한 규제는 기업의 활력과 국가경쟁력을 저해한다.

해외에 진출했다가 국내로 돌아온 유턴 기업이 지난해 26개였던 반면 한국 회사들이 외국에 세운 법인 수는 2230개에 이르렀다.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운 글로벌 투자 유치전에 한국 기업들이 빨려 들어가는 형국낸이다. 
 

 

반도체·전기차·배터리 산업의 경우 전략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국내 일자리 창출 등 기회비용이 커지는 것을 가벼이 볼 수 없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만들 3만5000개 일자리는 한국 청년들 몫이 될 수 있었다.

핵심 산업의 국내 기반시설 약화라는 문제도 있다. 해외 공장을 유턴시킬 만한 파격적인 세금 감면과 보조금, 인프라 지원 등 당근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은 물론 시대착오적 규제나 정책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넉달째 국회에서 공전 중인 반도체지원특별법을 조속히 심의해 통과시켜야 한다. 의료 민영화 논란에 막혀 2011년부터 11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도 마찬가지다.

기업들도 경기침체기에 어느 정도 긴축경영은 불가피하지만 손쉽게 고용부터 줄이는 식으로 접근해선 곤란하다. 인력 감축이 소비 위축을 초래하는 악순환은 기업에도 손해다. 기업들은 청년 고용을 ‘미래를 위한 투자’ 관점으로도 봐야 한다.

올 초부터 몰아닥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고통은 조금 완화되긴 했어도 여전히 민생을 짓누른다. 정부와 정치권, 경제계 모두 지혜를 모아 역대급 고용한파에 대비해야 한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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