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수입오렌지의 저가 물량 공세가 확산되면서 제주산 만감류 감귤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제주도는 8일 행정, 농업인단체, 농협 합동으로 지난 3~4일 서울 소재 주요도매시장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입오렌지 소비지 유통실태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1~4월 오렌지 총 수입량은 13만4111t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7% 증가했다. 이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오렌지 수입총량은 15만~16만t 정도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경우 2~5월 수입량이 전체의 85%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모두 14만1961t이 수입됐다.
한.미 FTA 발효 이후 오렌지 수입업체가 지난해 70여 업체에서 100여개 업체로 늘고, 지난 3∼4월 수입량도 9만9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 8만8000t보다 1만1000t이나 증가했다.
도매시장에서 수입오렌지 거래단가는 지난 2월 이후 꾸준히 하락, 18㎏(네이블, 상급) 들이 1상자 기준으로 3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5년 평균단가에 비해 약 5000~6000원 정도 낮은 것이다. ㎏ 당 2000원 꼴이다.
한라봉 천혜향 등 제주산 만감류는 서울 대형마트에서 1㎏들이 한 봉지가 1만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
반면 수입오렌지는 마트에서 이보다 절반 가격 정도에 거래되고있다. 제주지역 중소형마트에서도 한 봉지에 4000~5000원에 팔리고 있다.
도매시장에서 수입오렌지는 포장규격에 맞춰 사전에 가격을 결정하는 '정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과일 중도매인에게 판매․공급되고 있다.
네이블 오렌지는 수입이 종료되어 수입업체에서 보관하고 있던 재고물량이 판매되고 있어, 햇과일과 제주산 만감류에 비해 신선도 등 품질 면에선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하지만, 대형마트에서 수입오렌지 시식 행사 등 저가 물량공세 판매전략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어 소비는 더욱 늘어날 추세다. 이에 따라 오렌지 소비량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입오렌지 저가 공세에도 한라봉 등 제주산 만감류는 맛이 좋아 과일 소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임에도 수도권 소비자들에게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주요 도매시장 경매사, 대형유통매장 과일팀장들은 제주산 감귤이 당도 위주 품질관리만 잘 된다면 수입오렌지는 물론 국내산 햇과일들과도 품질․가격경쟁력에서 충분히 앞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주도는 '만감류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해 수입오렌지 소비 시장 대체를 위한 만감류 생산량 확대와 품질고급화 등 제주감귤의 연중 생산․출하 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이와 함께 관세할당(TRQ)에 따른 오렌지 수입쿼터량 권한을 현재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제주특별자치도로 위임하는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수입오렌지와 국내산 햇과일과 경쟁하기 위한 고품질 감귤생산, 경영비 절감을 위한 지원체계로 전환하고, 감귤농가 중심으로 생산초기 좋은 품질만 시장에 출하하도록 자율실천을 유도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