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가 4.3특별법 영문법률에 쓰인 'riot'(폭동)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과거 이념 대립 와중에 극우보수세력에 의해 쓰이던 '폭동'이 영문명으로 번역된 걸 문제삼았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는 4·3특별법 영문법률에 쓰인 부적절한 용어를 수정할 것을 한국법제연구원에 요청했다고 6일 밝혔다.
도의회 4·3특별위원회의 한권 위원장과 고의숙 위원은 하루 전인 5일 한국법제연구원을 방문해 건의문을 전달했다.
건의문에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영문법률에 사용된 'riot'(폭동) 용어를 수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4·3특위는 건의문을 통해 역사왜곡 행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조례 제정 등 제도 마련과 함께 4‧3의 올바른 이름 찾기, 즉 정명(正名)을 위한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4‧3특별법 영문법률에 ‘riot(폭동)’가 쓰이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 이 문제는 지난 1월에 마련한 ‘제7회 4‧3정담회 제주4‧3 신진학자 미래과제 연구결과 공유회’에서 제기됐다.
4·3특위는 "'riot'라는 단어는 역사 왜곡 세력에게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공식적인 영문 법령을 제공하는 한국법제연구원의 위상과 역할을 고려해 해당 단어를 수정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영수 한국법제연구원장은 "개별법령에 사용된 영어 단어를 법 제정 취지와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 신중하게 살펴보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았던 점을 양해 바란다"며 "수정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만큼 조속한 시일 안에 수정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법제연구원은 법령번역센터를 통해 대한민국 법률의 영문번역 법률을 제공하고 있는 국책연구원이다. 현재 4·3특별법 제2조 제1항 제주4·3사건의 정의 조문 중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를 'the riot that arose on April 3, 1948'로 번역한 영문법률을 제공하고 있다. [제이누리=오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