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타고 있던 낚시꾼들이 잠자리 떼를 피해 겨우 낚시했다"
낚시 어선 제주 블레스호(5t) 이동현 선장은 지난 8일 새벽 조업 중 살면서 처음으로 만난 잠자리 떼의 '습격 사건'에 대해 11일 이같이 전했다.
이 선장이 낚시 손님 10명을 태우고 지난 8일 0시부터 제주 북서쪽인 김녕 3㎞ 앞바다에 나갔을 때 셀 수 없을 정도의 잠자리 떼가 밀려들었다.
잠자리들은 사람 몸에 하나둘씩 달라붙기 시작하더니 배 전체를 뒤덮을 정도였다.
환하게 밝힌 집어등 등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돌아다녀 앞을 분간할 수 조차 없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죽은 잠자리들이 배 갑판에 쌓였다.
이 선장은 "잠자리 떼로 낚시하기 어려울 정도였다"며 "일부 잠자리가 맨살에 충돌하거나 물기도 하는 것 같아서 아플 정도였다"고 말했다.
뜻밖의 잠자리 떼 습격에 낚시 손님들은 잠자리가 그나마 적은 배 후미로 자리를 옮겨 새벽 4시 귀선시간까지 겨우 낚시를 이어갔다.
이 잠자리들은 된장잠자리로 추정된다. 몸길이는 4㎝ 안팎으로 주로 4∼10월에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잠자리지만 장거리 이동을 하며 떠돌이 생활을 한다.
이 잠자리는 아열대성 서식 환경에서 살며 가을철이 되면 남쪽 지방으로 이동한다. 남쪽으로 이동 중 집어등 불빛에 이끌려 선박 주위로 모여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선장은 "잠자리 떼가 제주 섬 방향에서 온게 아니라 먼바다 쪽에서 계속 날아들었다"며 "바다를 날아다니다가 배 불빛을 보고 몰려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