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을 위해 성산읍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2년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김형섭 공항확충지원단장이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41044/art_17300820854176_262e5e.jpg)
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을 위해 성산읍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2년 더 연장하자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우려와 환경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107.6㎢)을 오는 2026년 11월 14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제2공항과 연계한 상생발전사업 추진을 위해 토지 투기를 방지하고 지가를 안정화하여 공공개발사업의 원활한 진행과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장기간 이어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 성산읍 주민은 "토지 매매나 개발이 어려워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제주 제2공항건설추진위원회는 지난 25일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토지거래허가구역 기한 연장을 반대했다.
이들은 "2015년 11월 제2공항 발표 후 성산읍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9년째 해당 규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장기적인 규제로 주민들이 다양한 경제적 제약을 겪고 있어 합리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항 부지 지역은 유지하되 나머지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해 주민들이 자유롭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성산읍이 지역구인 현기종 국민의힘 의원(성산읍)을 비롯한 성산읍 주민 등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오영훈 도정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장기적으로 무책임하게 운영하는 것은 국민에게 보장된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국민의 기본권 제한으로 인한 피해는 최소한으로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단체와 제2공항 반대 주민들은 공항 건설로 인한 환경 파괴와 생태계 훼손을 우려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을 지지하고 있다.
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 건설은 제주도의 환경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투기 방지와 환경 보호를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연장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산읍은 지난 2015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왔다. 지난달 6일 제2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이 고시되면서 공항 건설과 상생발전의 조화로운 추진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도는 합리적인 토지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담팀(TF)을 구성했다. 전담팀은 이달까지 전체 4차례의 회의를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운영 방안을 검토했다. 그 결과 도시지역의 토지거래 허가 면적 기준을 시행령 기준의 300%까지, 녹지지역은 150%까지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도시 외 지역은 지가 안정화를 위해 현행 면적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재지정 기간은 2년이다. 도는 상생발전 기본계획을 신속하게 수립한 후 허가구역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제2공항 연계 도민 이익 및 상생발전 기본계획의 적용 범위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공항 예정지 인근 5개 마을에 한정됐다. 그러나 이를 성산읍 전체로 확대해 동부권 핵심 도시로 육성하는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장기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며 "상생발전 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구역 지정을 연장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형섭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단장은 "이번 허가구역 재지정은 국책사업의 안정적 추진과 주민들의 실질적인 권익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으로 주민 여러분의 이해를 부탁드린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며 의견 수렴 창구를 확대하고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도 도시계획위원회는 성산읍 토지거래허가구역 기한 연장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도는 제2공항 건설과 지역 상생발전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소통과 협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 제2공항 위치도. [국토교통부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41044/art_17300844245527_f6b1c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