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11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끝으로 마무리되면서 제주 항공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번 통합은 국내 대형항공사(FSC) 간 최초의 기업결합으로 제주를 포함한 주요 항공 노선의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2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내년부터 약 2년간 독립 운영 체제를 유지하며 통합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제주~김포, 제주~부산 등 주요 국내 노선에서의 경쟁 구도 변화와 소비자 선택권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제주노선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통합 이후 독과점 체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통합 항공사가 인기 시간대와 스케줄을 점유·독점으로 운영할 경우, 소비자들이 대안 없이 높은 운임을 부담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제주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에도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가 주요 운항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이번 통합으로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하나의 법인으로 합쳐질 예정이어서 LCC 시장에서도 독과점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 항공사는 보유 항공기 238대와 연간 매출 21조 원 규모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소비자 선택권 감소와 운임 상승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며 "특히 제주 같은 주요 관광 노선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제주항공에도 도전 과제를 안겼다. 통합 진에어가 보유 기단 58대로 제주항공(41대)을 크게 앞지르면서 제주항공은 노선 확대와 서비스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이미 양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며 노선 운임 인상을 제한하고 공급 좌석 축소를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하지만 제주와 같은 주요 관광지 노선에 대한 추가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항공경영학회는 "통합 항공사의 출범은 제주 항공산업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가져올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로 서비스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상승이 기대되지만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통합 항공사의 책임 있는 운영과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수적이다"고 제언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