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역사를 간직한 제주 유일의 해안 목장인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목장이 대규모 리조트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감귤 껍질 말리는 제주 신천목장 풍경이다. [연합뉴스] ](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207/art_17394117155587_3b5b16.jpg)
300년 역사를 간직한 제주 유일의 해안 목장인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목장이 대규모 리조트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환경단체와 지역사회는 천연동굴 마장굴 보호와 하수처리 문제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13일 제주도에 따르면 이마트 계열사 조선호텔&리조트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제주시트러스PFV는 2028년까지 신천목장 12만981㎡ 부지에 189실 규모의 휴양리조트와 아트갤러리, 식물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모두 5023억원이 투입된다.
도는 해당 개발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를 마쳤다. 조만간 환경영향평가, 교통·재해·경관심의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천목장은 제주에서 유일한 해안 목장이다. 조선 정조(1776~1800년) 시절 국영목장으로 운영되며 조정에 말과 소를 공급하던 곳이었다.
1776년 제작된 제주삼현도에는 천미장(川尾場)으로, 1872년 제주삼읍지도에는 우장(牛場)으로 기록돼 있다. 이후 마을 공동목장으로 사용되다가 현대에 들어 감귤껍질(귤피)을 건조하는 장소로 활용됐다. 제주올레 3코스가 지나는 길목이다. 겨울철 귤껍질을 말리는 특유의 풍경으로도 유명하다.
또 신천목장에는 제주에서 보기 드문 천연용암동굴 마장굴(총연장 600m)이 자리하고 있다. 이 동굴은 제주도내 유일하게 해안까지 연결된 용암동굴이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 조사 결과 양배추 꽃모양의 아아용암과 새끼줄용암이 발달한 독특한 지질 구조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감귤 껍질 말리는 신천목장 풍경이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207/art_17394117194114_86f75b.jpg)
환경단체들은 천연동굴 훼손과 하수처리 문제를 우려하며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개발사업으로 하루 312톤의 오수가 발생할 예정이지만 사업자는 주민설명회에서 하수처리 협의가 완료된 것처럼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발 부지는 하수처리구역 외 지역으로 개별 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하지만 바다로 직접 방류될 가능성이 커 주민들은 마을 어장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사업자는 공공하수처리장이 아닌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검토 의견을 전달한 상태"라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또 마장굴은 제주 유일의 해안 연결 용암동굴로 보호 가치가 높지만 사업자는 동굴 경계로부터 단 10m의 완충공간을 확보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며 동굴 보존 대책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회 검토가 끝났다"며 "자체 하수처리시설 설치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진행될 환경영향평가에서 천연동굴과 주변 환경 보전 방안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천목장과 나란히 붙어 있는 신풍목장도 온천 개발을 목적으로 사업계획을 준비 중이다. 두 목장이 모두 개발될 경우 제주도 해안가의 마지막 공동목장은 사라지게 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오영훈 제주지사는 신년사에서 제주 자연과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약속했다"며 "제주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신천·신풍 해안가에 접한 목초지다. [연합뉴스 ]](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207/art_17394117144529_b82bc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