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덕순 제주연구원장이 제주대 총장 선거 출마를 위한 사직서를 제출했고, 하루 만에 사직이 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제주연구원에 따르면 양 원장은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관련 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이달 말까지 근무할 예정이다. 제주도로부터 사직 수리 문서가 통보되면서 공식적인 퇴임 일정도 확정됐다.
양 원장은 2022년 10월 취임해 올해 10월 6일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조기 퇴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의 사직은 올해 12월 예정된 제주대 총장 선거와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총장 선거 출마를 위해서는 선거일 기준 6개월 이내에 제주대에 재직해야 한다는 요건이 있기 때문이다. 전 근무 직책이었던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로 복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대 총장 선거는 교수뿐만 아니라 직원, 조교, 학생들도 일정 비율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직전 11대 총장 선거에서는 교수 투표 비중이 100%로 가장 컸고, 직원 17%, 조교 3%, 학생 8% 순으로 반영됐다.
제주연구원장이 제주대 총장 선거 출마에 나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고충석 전 원장, 2020년 김동전 전 원장도 연구원장을 역임한 후 총장 선거에 도전했다.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면서 연구원장 직위가 총장 출마를 위한 '디딤돌'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양 원장이 이미 사직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하루 전 제주도의회 업무보고에서 이를 부인한 점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19일 열린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남근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양 원장이 제주대 총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과거에도 제주연구원장을 지내다 총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연구원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이에 대해 "현재 맡고 있는 제주연구원장 직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총장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하지만 양 원장이 의회에서 해당 의혹을 부인한 지 하루 만에 사직서가 수리되면서 연구원의 독립성과 기관장의 임기 보장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