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가 관광 침체의 그늘에 깊이 빠지고 있다. 내국인 이탈에 외국인 분산, 소비 위축과 상권 붕괴까지 겹치며 관광 중심 경제모델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313/art_17427907222451_bda17f.jpg)
제주경제가 관광 침체의 그늘에 깊이 빠지고 있다. 내국인 이탈에 외국인 분산, 소비 위축과 상권 붕괴까지 겹치며 관광 중심 경제모델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25년 1분기 제주 경제동향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 경기는 지난해 4분기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산업인 관광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지표가 동반 하락한 것이다.
외국인 의존도가 높은 대형 호텔은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내국인 관광객 중심의 농·어촌 민박과 중소형 숙박업소는 매출 급감으로 '빈방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음식점업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1분기 지역 내 음식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11.1%나 줄어들었다. 관광객 감소와 소비 위축이 겹치며 해산물 전문점과 전통시장 등 주요 관광 상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절대적인 도소매업과 면세점도 회복 기미 없이 추락 중이다. 면세점의 경우 올해 1월 기준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48% 급감했다. 단체관광객 회복을 기대하던 업계는 이제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관광과 맞물린 교통업도 예외가 아니다. 전세버스 가동률은 1월 기준 9%에 그치며 지난해보다 2.3%p 하락했고, 렌터카 가동률은 무려 8.9%p 급락했다. 단체관광 붕괴의 여파가 교통 인프라 전반을 덮치고 있다.
농수산업 피해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참조기·갈치 어획량이 줄고, 양식 넙치 수요 부진까지 겹치며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유커 소비 비중이 높았던 감귤 가공품과 특산품 매출까지 줄어들며 농가와 유통업체는 연쇄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관광 전문가들은 지금이 제주 경제의 가장 위험한 지점이라고 경고한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제주는 관광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관광이 흔들리면 지역경제 전반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구조"라며 "내국인 관광객 감소에 유커 분산까지 겹치면 2분기 회복 가능성조차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선 단순한 일시적 침체가 아닌 '구조적 위기'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물가통계팀 관계자는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과 고부가가치 콘텐츠 개발, 내국인 유입을 위한 국내선 노선 확대 등 전면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제주도내 여행사 대표 최모씨(48·여)는 "유커 전국 분산이라는 악재를 프리미엄 시장 개척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머무르며 소비하는 관광지로의 전환 없이는 제주 관광의 장기 침체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