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장 출신 이지훈씨가 '문학고을' 2025년 상반기(72회) 시 부문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시인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지훈 시인은 지난 26일 오전 경기도 부천 고려호텔에서 열린 등단식에서 등단패, 등단인증서, 작가헌장을 수여받았다. [시인 이지훈씨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418/art_17457999874812_5ce9ca.jpg)
전 제주도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장을 역임한 이지훈씨가 '문학고을' 올해 상반기(72회) 시 부문 신인문학상에 당선, 시인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등단식과 시상식은 지난 26일 오전 경기도 부천 고려호텔에서 가족과 친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시인은 이날 등단패와 등단인증서, 그리고 작가헌장을 수여받았다.
당선작은 '수국 복덩이 사랑'과 '조배기'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삶의 풍경과 토속 정서를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제주 방언을 적절히 사용해 지역적 특색을 살리고, 환경과 전통을 조화롭게 녹여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국 복덩이 사랑'은 제주의 수국 군락을 시각적으로 묘사했다. 꽃송이와 삶의 무게를 대비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조배기'는 밀가루 반죽 음식을 모티브로 제주 들녘에 쌓인 야초더미를 연결해 풀어낸 시다. 설문대할망 신화적 상상력과 제주 민속적 이미지를 생생히 살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방언 사용의 과감성과 현장감 넘치는 묘사가 인상적이며 섬세한 시어 선택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이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제주의 자연과 정서를 품은 작은 소절 하나하나가 나의 삶과 맞닿아 있다"며 "늦깎이로 시에 입문했지만 앞으로 제주를 품고 더 정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시인은 제주대 행정학과와 서울사이버대학 노인복지학과를 졸업했다. 공직 42년 경력을 가진 후 퇴직했다. 숲해설가, 청소년지도사, 응급처치 강사, 생존수영 강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녹조근정훈장과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 다음은 당선작 시 전문.
<수국' 복덩이 사랑>
만개수국
송이송이 마다
지멋 지자랑에 뽐냄
다복함이 가득
꽃송이가 포근복실
만져보는 손길
사랑담은 여염손촉
연보라 짙은은색
베이지 연분홍
자색의 새빨강
집담옆 밭담곳곳
바닷가옆
도로 가장자리에 가득
열기에 녹아내린 꽃잎
짐과 내림에 어느한쪽은 청초함
꽃 무더기속 삶의 무게
빨강 덩어리 수국
산에들에 삼동탈
주꺼시 닮음 아닌가
<조배기>
밀가루 벅벅 버무려
크기 지멋데로다
큰놈 셋놈 족은놈
숫가락 간데로 간 작품
요리 레시피 없는
왕똥멸치 몇마리
한움쿰 쥐어 텀벙
눈내나는 지들커에
그냥 솔믄다
눈물 폴폴 따끔따끔
요즘 산에 들에
하얀조배기 가득이다
설문대할망의 조배기
할망의 조화가 곳곳에 넘쳐남
소와 말들의 조배기
수확한 외로운 초원에 가득
이 또한 우리가 먹음에
추억의 맛깔 공룡알의
"하얀 조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