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제주에서만 1021명의 20대 청년이 섬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순유출 인구 2165명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고용 위축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제주가 '청년이 떠나는 섬'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시내 초고층 호텔 그랜드 하얏트에서 바라본 제주시의 전경이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520/art_1747189159943_d9f684.jpg)
올해 1분기 1021명의 20대 청년이 제주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순유출 인구 2165명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고용 위축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제주가 '청년이 떠나는 섬'으로 전락하고 있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제주는 수출과 일부 산업 지표에서 반등 흐름을 보였지만 고용·소비·관광 등 청년층 삶의 기반이 되는 주요 지표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청년층 고용률 급락과 인구 순유출 심화로 인해 지역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제주의 전체 고용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p 하락한 68.8%로 집계됐다. 그러나 청년층(15~29세)의 고용률은 4.5%p 하락하며 낙폭이 두드러졌다. 공식 실업률은 4.3%지만 주요 청년 고용 업종인 건설업과 서비스업에서 대규모 취업자 감소가 이어지면서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00명 감소했고,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군에서도 3000명 이상 줄었다. 이는 청년층 일자리 붕괴로 직결되고 있다.
청년유니온 제주지부 관계자는 "청년층의 주된 취업 분야가 줄줄이 붕괴하면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제주를 등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청년층의 탈제주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1분기 제주 인구 순유출 규모는 2165명이다. 이 중 20대가 1021명을 차지했다. 제주시(-1647명), 서귀포시(-518명) 모두 인구 유출을 기록했고, 10대(-641명), 30대(-125명)에서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는 단순한 인구 이동이 아니라 제주가 더 이상 청년층의 삶의 터전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일자리가 없어서’, ‘살 집이 없어서’, ‘가능성이 없어서’ 떠나는 청년들의 선택이 수치로 드러난 것이다.
제주 청년참여기구 청년위원 이모씨는 "이제는 '청년 유출'이라는 말조차 식상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며 "단순 청년 정책이나 창업 지원을 넘어 안정된 주거와 일자리, 지역사회 참여 기회가 뒷받침되는 구조적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청년위원 김모씨는 "지금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산업과 인구의 동시 붕괴는 단순한 일자리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전체의 경제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는 위기"라며 "청년층을 위한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정책 개입 없이 제주 경제의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