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제주도정 출범에 맞춰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제주 경제와 사회의 내일을 위한 설계”를 화두로 던집니다. 제주 혁신을 위한 전략을 제시합니다. 기고는 “제주 혁신하여 재창조의 길을 가자”를 시작으로 “제주 혁신하려면 지사부터 변해야” “관료 개혁” “제주 경제의 선진화 전략“ 등의 주제로 제주가 가야 할 길을 담론의 소재로 삼습니다. / 편집자 주 '내가 누군지 알아' '신문지 회장', 사회 통합에 악성 종양이다 “내가 누군지 알아?”, 라면 상무, 신문지 회장, 빵 회장…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수퍼 갑(甲)'들의 별명이다. 이들의 언행은 결코 사회 통합에 적절한 평등지향의 민주적 모습이 아니다. 사회적 지위가 좀 높거나 재산이 많다고 남을 깔보려는 천박한 특권 의식이 빚어낸 우리 사회의 추악한 민낯이다.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 '갑(甲)질'의 언행에 불과하다. 비행기 기내식 라면이 덜 익었다고 승무원을 폭행한 A 상무, 비행기 이륙 1분 전에 공항에 도착해 '왜 탑승을 안 시켜주느냐'며 신
국가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해야 지방선거에서 도로․다리의 건설과 복지 공약은 단골 메뉴다. 일본은 거품 붕괴 이후 엄청난 재정을 투입했으나 경기부양에 실패했다. 일본은 공공투자의 53%를 도로·항만·공항에 집중적으로 쏟아 부었다. 반면 한계생산성이 높은 정보기술(IT)과 철도에 들어간 공공투자 비중은 10%에 그쳤다. 일본의 도로·항만·공항의 한계생산성은 IT·철도의 5분의 1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정치 논리와 지역 이기주의에 따라 공공투자를 왜곡한 결과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끌어올리지 못한 데 근본 원인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이미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지방공항과 다리들은 텅 비었고, 국토면적 대비 고속도로 길이는 OECD 가입국 중 상위권이다. 지방에는 차량운행이 많지 않은 도로가 많다. 제주도 예외가 아니다. 이 모두가 정치인과 공무원의 야합에 의한 치적 쌓기용 산물인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한계생산성이 낮은 사회간접자본에 재정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이제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경쟁력
경쟁적으로 선심성 공약 보따리 푸는 제주 정치 제주를 둘러싼 제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성장은 둔화되며 전국 최하위로 추락하고 있고 공동체적 유대감은 내분과 갈등의 덫에 갇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폐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6·4 지방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정치인들이 경쟁적으로 선심성 공약 보따리를 풀어 표심을 흔들고 있다. 이들에게서 제주의 미래를 염려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은 한 세월 잡아보겠다고 앞 다투어 선심을 찾아나서며 지금 당장 유권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별로 지킬 생각도 없이 표심만을 잡으려 애당초 현실성 없는 약속을 내걸었거나, 실현 가능한 공약인데도 선거 이후 마음이 바뀌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포퓰리즘에 편승한 일탈적 선심 공약들이다. 이는 도민 혈세로 선물 돌리겠다는 얌체성 약속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선심 공약엔 무리한 재정 투입이 뒤따른다. 재정은 도민들이 내는 혈세이기에 선심 공약이 세금 도둑이 되지 않도록 도민이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한다. 선심성 선거 공약은 필연적으로 도민 살림 축낸다 지방선거에서의 무지갯빛 선심성 날림 공약은 필연적으로 해당 자치
▲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공공성은 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공공성은 사회를 떠받쳐주는 기둥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공공성은 하루가 다르게 무너지고 있다. 공공성이 무너지면 국가 공동체가 무너지고 사회가 각박해지며 우리의 삶에도 많은 해악을 초래한다. 지도자가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공공성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실천해야만 하는 이유다. 공공성 회복을 위해서는 소아를 버리고 대의를 추구해야 하며, 이는 철저한 소명의식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소명의식을 가진 자만이 공공의 선을 위해 선공후사(先公後私)의 마음가짐으로 자신을 내던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명의식의 유무가 과거사를 바라보는 독일과 일본의 국가적 자세와 그 사죄의 방법을 갈랐다. 독일의 대표적인 종교사회학자인 칼 프리츠 다이버 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공성의 회복임을 강조한다. 모두가 공공의 선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권력의 사유화로 공공성 훼손에 앞장서는 지도자들 제주 사회의 공공성 구현 수준은 어떠한가? 탐욕적 이기주의 지도자와 그 패거리들이 제왕적 권력을 악용, 제주 사회를 사유화하면서 도민이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공동체
지금 제주를 둘러싼 제반 상황을 보면 제주는 바람 앞의 등잔불 신세다. 앞으로 우리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성장은 둔화되고 공동체적 유대감은 내분과 갈등의 덫에 갇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피폐해지고 있다. 제주 도민은 이러한 암울하고 혼란스런 상황에서 제주의 명운을 가르는 중차대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맞이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벌써부터 이들의 염치없는 탐욕이 저지르는 말잔치와 정치 놀음으로 제주 사회가 온통 정치꾼들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아니라 풀뿌리 포퓰리즘을 보는 듯하다. 조만간 화려한 포장지로 치장되었지만 내용이 건성건성 대충인 무수한 ‘사기성 날림 공약’들이 선거판을 휘젓고 다닐 것이다. 포퓰리즘에 편승한 일탈적 선심 공약들이다. 도민 혈세로 선물 돌리겠다는 얌체성 약속이나 다름없다. 지방 선거에서의 무지갯빛 사기성 날림 공약은 필연적으로 해당 자치단체에 치명상을 안기게 된다. 용인 경전철, 인천 월미 관광철도, 태백 오투리조트,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등 자치단체 부실사업의 대표적 사례는 대부분 선거 과정에서 돌출한
▲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믿음이 실리지 않는 정책은 성공하지 못한다. 유럽 위기가 그 많은 대책들에도 불구하고 잘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신뢰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책에 대한 신뢰는 정책을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 역량과 정책 추진목표의 성취 가능성에 믿음이 더해질 때 생기는 것이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저성장은 경제 위기와 소득 불균형의 심화와 맞물려 사회경제적 고통을 더욱 깊게 하고, 소득계층 간 갈등의 심화와 중산층의 약화를 초래한다. 이는 민주주의 체제 유지에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 저성장 시대에 우리의 상황에 적합한 성장 전략은 무엇일까? 저성장 극복,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자본 확충 필요 1960년대 초기 성장이론은 토지ㆍ자본ㆍ노동의 전통적 생산 3요소의 축적을, 1990년대에 등장한 신성장이론은 생산 3요소 외에 지식의 축적을 지속적인 성장의 관건으로 제시했다. 물적 자본에 대한 수확은 체감하나 새로운 기술과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에서 창출되는 지식의 수확은 체증하며 이것이 새로운 성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최근 자본과 지식의 축적을 통한 장기적인 지속 성장을 '사회기반구조(social infra
▲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최근 곳곳에서 들려오는 우 지사의 기행(奇行)과 일탈(逸脫)의 나팔소리가 선거의 계절임을 절감케 한다. 성희롱과 불출마 번복, 한동주 전 서귀포시장과의 내면거래설 의혹과 박 대통령의 입당권유 발언 파장에 이어 읍·면 순시에서도 여전히 의혹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순수성과 정상성을 상실한, 느닷없는 '저인망식' 읍·면·동 연두 방문은 선거 공정성 훼손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8월 선거운동 시비를 불식하기 위해 시․군 순방 계획을 전격 취소했던 홍준표 경남 지사의 처신과 크게 대비된다. 행정시장 몫까지 챙기다 보니 ‘친절한 도지사’라는 비아냥 거림도 나온다. 돌부처상에 대한 특혜 의혹은 제주 사회를 희화화까지 한다. 부질없는 인간의 권력욕심 때문에 죄 없는 돌부처가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도민들 뇌리에 깊이 각인돼 있는 불출마 공약을 내팽개치고 고위 공직자들을 앞세워 불법선거 운동을 부추긴다면 이는 도민의 기억을 우습게 보고 사기행각을 하는 거나 다름없다. 온갖 기행과 일탈이 서슴없이 터져나오는 공약과 버무러지면서 제주사회가 흔들리고
▲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애국심은 국난 극복의 원동력이 된다 얼마 전 관람객 700만을 돌파한 영화 '베를린'을 보며 애국심과 제주 지도자의 리더십을 동시에 떠올렸다. 가족보다 당에 맹목적 충성을 하던 주인공은 조국 북한으로부터 배신당한다. 이후 주인공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공화국의 '영웅'이 아니라 모함받은 아내의 목숨을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남편'으로 변신하게 된다. 국가로부터 헌신짝처럼 버려진 한 인간의 상처에 애국심도 파괴돼, 조국에 복수를 다짐한다. 영화 '베를린'은 곤경에 처한 국민을 보호해주지는 못하고 배신하는 국가라면 국민에게는 전혀 무가치함을 일깨워준다. 국가다운 국가, 지도자다운 지도자만이 국민을 가질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국격을 가늠하는 척도는 자국민의 안위를 걱정하고 책임지는 국가와 지도자의 가치관과 의지다. 미국은 자국민에게 ‘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는다 (You are not forgotten)’라고 약속한다. 어떤 희생을 치르고라도 반드시 지켜낸다는 원칙을 한 번도 버린 적이 없다. 1995년 6월 보스니아에서 미군 전투기가 적진의 숲속에 격추됐다. 엿새 뒤, 기적적으로 생존한
▲ 고운호/ 전 제주경제포럼 공동대표 인구구조는 우리의 미래를 보여준다 인구구조를 보면 그 시대의 사회 일면을 알 수 있고 미래가 보인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국가, 기업, 개인 등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선택을 요구한다. 경제성장을 결정하는 저축과 투자는 물론 각종 사회보장 정책 등이 인구구조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일본은 고령화와 함께 장기 저성장 궤도에 진입하였으며, 최근 우리나라가 부동산 가격 하락 압력에 직면한 것도 젊은 세대의 감소가 부동산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 회복이 불투명한 미국의 미래 전망이 여전히 낙관적인 것도 생산성이 높은 젊은 세대가 꾸준히 이민 형태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의 윌리엄슨 교수는 1960∼1990년대 동아시아 고속 성장에는 전례없는 젊은 생산인구의 증가가 원동력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저출산 고령화의 급격한 진행으로 핵심생산인구 감소 글로벌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성장과 직결되는 우리나라의 핵심생산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젊은 노동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것
▲ 고운호/ 전 제주경제포럼 공동대표 식게를 담합의 정치적 고리로 이용하는 제주 정치인들 바야흐로 제주에 정치의 계절이 왔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터넷 등 SNS에서는 출마 예상자들에 대한 촌평 경쟁이 뜨겁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성추행 지사” “식게집 지사” “뺑소니 지사” “양치기 지사”가 아닐까 싶다. 해마다 설․추석이 되면 귀성·귀경전쟁이 벌어진다. 극심한 교통정체 속에서도 명절을 챙기는 이유는 고향에 계시는 부모와 친척을 만나는 것 외에 제사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제사는 본래 고인을 추모하고 효를 실천하는 유교적인 문화에서 유래하였다. 옛사람들은 제사를 통해 생전처럼 부모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제사를 소중히 여겼다. 이러한 제사의 풍습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있다. 이전에 비해 더욱 가족 중심의 일로 단촐하게 치러지고 있다. 그런데 제주의 식게(제사) 풍습은 오히려 거꾸로 가는 듯하다. 식게를 담합의 정치적 고리로 이용해 자신들의 집단사회를 구축하려는 제주 정치인들의 퇴행
▲ 고운호/ 전 제주경제포럼 공동대표 예속적 하도급 동물원에 갇힌 제주 사회 “지난 몇 주간 제주특별자치도 우근민 지사 만큼 전국적인 조명을 받았던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작 제주의 지식층과 언론의 소리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제주 도민의 말이다. 윤창중 성추행 의혹 사건은 과거 벌건 대낮 제주도 지사실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을, 고위 공직자가 성범죄를 벌여 파문을 일으킨 대표적 사례로 오버랩시키면서 세간의 이목을 제주에 집중시켰다. 언론을 비롯한 SNS에서의 정치인들을 조롱하고 경멸하는 풍자와 보도가 이어지면서 뜨거운 감자로 재점화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 경찰대 교수 표창원 박사의 “과거 성추행으로 한창 문제된 사람. 어떻게 아직도 도지사하고 있는지...”라는 트윗이 불을 지피는데 한 몫했다. 이어 터진 ‘4·3 폭도’, ‘간첩기자’ 등 우근민 지사의 돌출 발언은 또 다른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간첩기자’ 발언과 관련해 우 지사는 언론사 기자로부터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피소됐다.
신록이 물든 5월 <제이누리>의 새 필진이 또 등장합니다. 국내·외 경제와 제주경제 현실에 밝은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이 주인공입니다. 많은 언론매체를 통해 날카로운 분석과 혜안을 선보였던 인물입니다. 한때 도정과 힘을 합쳐 제주경제포럼 공동대표를 맡으며 제주경제의 혁신과 부흥을 외쳤던 그는 이제 제주의 새로운 전진을 위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현실 제주’에 대한 진단과 미래비전을 제시합니다. 우리의 과제와 비전을 화두로 현실을 분석하고 대안과 타개책을 내놓습니다. 많은 성원바랍니다. / 편집자 주 ▲ 고운호/ 전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제주 도정신문 ․ 홈페이지의 실패는 집단사고 때문 ♯ 글로벌 금융위기 때 세계 최고 두뇌집단인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학자들은 선진국에선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금융기관의 문제는 시장 자율기능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는 집단사고(集團思考)에 빠져 있었다. 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그들은 금융위기를 예측하는 데 철저히 무력했다. IMF는 스스로의 무능에 대한 뼈저린 반성문에서 “조직 내의 부서간 장벽과 부서 이기주의에 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