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는 규제개혁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스스로 지금의 경제정책을 되돌아봐야 할 때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 5년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경제정책방향이 17일 발표됐다. 153쪽 자료에 270개 정책의 추진 일정이 열거됐지만, 장밋빛 성장 전망에 제시된 대책은 재정 살포와 일부 고가제품에 대한 세금 감면, 공공 일자리 제공 등 그동안 해오던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경제회생은 물론 코로나 위기 탈출도 버거워 보인다. 정부는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을 내세웠다. 구호는 거창한데 대책이 너무 빈약하다. ‘확장적 거시정책 유지’ ‘역대 최고 수준 조기 집행’ ‘지방정부 추경 편성 독려’ 등 확장재정과 나랏돈 조기 살포 외에 뾰족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경기가 침체해 세금이 덜 걷히는데 적자국채를 찍어서라도 돈을 뿌려 경제지표를 관리하고 4월 서울ㆍ부산시장 재ㆍ보궐선거에서 표를 얻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한 모양새다. 경제 반등과 활력
▲ 임차인 보호를 더 이상 임대인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 없다.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보호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때다. [사진=뉴시스] ‘K방역’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확산하며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실이 없어 집에서 대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자영업 매장에 휴업(집합금지) 조치가 다시 취해지자 왜 자영업자들만 피해를 감수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와 함께 어디는 문을 닫고 어디는 영업하는 기준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쏟아진다. 게다가 영국에서 코로나 백신이 투여된 날에야 정부가 백신 확보 계획을 발표하자 과연 내년 중 백신 접종이 가능하긴 하냐며 한숨 쉰다. 코로나 사태가 1년이 되도록 장기화하는 가운데 믿었던 방역체계마저 위태로워지자 국민의 우울감(코로나 블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서 제목에 ‘코로나’가 포함된 청원을 검색하니 1168건이 뜬다(11일 오후 7시 기준). 경제와 방역 사이를 오가는 땜질 처방으로 코로나 사태를 키웠고, 지원 대책도 시늉뿐인 탁상행정이어서 자영업자들이 벼랑
▲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8.9% 많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예산이다. 재.보궐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이 적용한 결과다. 국민과 시민단체의 감시가 긴요한 이유다. [사진=뉴시스] 국회가 3일 558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 6년 만에 몸싸움 없이 법정시한을 지켰다.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 야당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포옹했다. 예산안 처리를 볼모 삼아 대치하며 파행하던 것과는 다른 장면이었다. 외형적으론 실로 오랜만의 여야 협치協治로 보였다. 그러나 실상은 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정부 예산안을 꼼꼼히 따져 삭감하기는커녕 오히려 증액했다. 졸속 부실 심의, 밀실 야합 심사, 지역구 민원성 사업 예산 끼워넣기 등 구태 또한 여전했다. 헌법 제57조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국회는 정부 예산안보다 2조2000억원을 증액했다. 예산이 국회에서 늘어난 것은
▲ 집값 문제, 추미애-윤석열 갈등, 탈원전, 코로나19 방역 등 국민이 걱정하는 일이 쌓여 있다. 더 늦기 전에 대통령이 진솔하게 대화를 나눠야 한다. [사진=뉴시스] 헌법 전문 130조 중 대통령 관련 조항은 20개다.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66조 1항)’부터 ‘전직 대통령의 신분과 예우에 관하여는 법률로 정한다(85조)’까지.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무총리(86조)와 국무위원(87조), 대통령이 의장이 돼 정부의 권한에 속하는 중요한 정책을 심의하는 국무회의(88~93조) 관련 조항까지 포함하면 28개에 이른다. 대통령의 권한과 책무가 그만큼 막중하다는 방증이다. 국정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실에서 국민이 선택한 정권의 국정운영 평가도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로 가늠할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들이 매주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를 조사해 공개하는 이유다. 한국갤럽의 11월 넷째주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도가 40.0%로 취임 이후 최저치에 근접했다. 전주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 이유로 ‘법무부ㆍ검찰 갈등에 대한
▲ 국민이 이른 시일 내에 체감할 수 있도록 전세공급 확대 대책을 실행해야 할 것이다. 이것저것 모아 숫자를 채울 때가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시장 동향과 정부의 정책 대응을 보노라면 국가의 존재 의미와 정치의 책무에 의문을 품게 된다. 국민, 특히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라는 임대차법 개정 취지에 반대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국민의 재산권과 주거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제도 변화에 대응하는 정부와 정치권 자세는 낙제점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임대차보호법이 여당인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하고 7월 31일 전격 시행되자 시장에선 적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났다. 전셋값이 급등하고, 전세매물이 품귀현상을 빚었다. 사실 이런 부작용은 예견됐고, 여당도 알고 있었다. 민주당이 법 개정 한 달 전 6월 30일 개최한 ‘민생공정경제 연속 세미나(주거 분야)’ 발제문에 임대차법 도입 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이 상세히 거론됐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제도의 특수성부터 도입 초기 전셋값 급등, 장기적으로 임대주택 공급 위축, 의무계약기간 장기화 및 고정화 등. 무
▲ 부동산 일자리 민심이 악화한 만큼 정부 정책과 여야 의정활동은 국민고통지수를 낮추는 데 맞춰야 한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선 뒷북 내지 면피 행정과 정쟁이 난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론조사는 특정 시점의 응답자 반응보다 조사 대상자의 중장기적 인식 추세를 눈여겨봐야 현상 해석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여러 조사기관들이 매주 조사해 발표하는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나 여야 정당 지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갤럽의 11월 둘째주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46.0%가 긍정 평가한 반면 45.0%는 부정 평가했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ㆍ부정률은 8월 중순부터 40%대를 오르내리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직무수행 긍정 평가자에게 이유를 물으면 ‘코로나19 대처’ ‘전반적으로 잘한다’ ‘외교ㆍ국제 관계’ ‘복지 확대’ ‘최선을 다함ㆍ열심히 한다’ 등 순서로 답한다. 긍정 평가 1위인 코로나19 관련 응답은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 무렵부터 추석 전까지 40% 안팎이었다가 추석 이후 30% 내외로 내려갔다
▲ 바이든 정부의 뉴 '팍스 아메리카나'가 기회가 될지 시련이 될지는 우리 대응에 달렸다. 정부를 넘어 기업과 정치권이 선거 이후 미국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지구촌에서 한국만큼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나라도 별로 없다. 외교안보 전략과 한반도 정세는 물론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중국에 이어 제2수출국인 미국의 통상정책이나 산업정책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4년, 미국과 중국간 패권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국제질서가 급변하고 한국은 양국 사이에서 시험대에 올라섰다.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도 미중 경쟁이란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여온 중국 견제나 미국 이익 우선주의는 민주당도 무시할 수 없는 개념이다. 중국이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강대해져 미국을 위협하도록 용인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백악관 주인이 바이든으로 바뀌면 그 실행방법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고율의 관세 부과나 양자간 무역협정 재협상 등 트럼프 정부가 해온
▲ 3분기 경제성장률의 플러스 전환을 두고 청와대와 정부가 자찬을 늘어놨다. 기업과 가계가 느끼는 것과 거리가 너무 멀다. 대통령의 경제인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사진=뉴시스] 3분기 경제성장률이 플러스(1.9%)로 전환한 것을 놓고 청와대와 정부는 자화자찬 일색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기적 같은 선방”이라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경제 정상화를 위한 회복 궤도에 진입했다”고 자평했다. 경제활동의 다른 핵심축인 기업과 가계가 느끼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서 공허하게 들린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속내와 국내외 여건을 보면 희망 섞인 섣부른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차관은 “플러스 성장은 값진 성과”라고 평했지만, 3분기 GDP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경제성장률은 전기前期 대비다. 올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역성장했기 때문에 비교의 기준이 되는 GDP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3분기 성장률 수치가 플러스(+)로 나왔다. 경제용어로 이를 기저효과(Base
▲ 택배 노동자의 주간 평균 노동시간은 71.3시간에 이른다. 현행법상 과로로 인한 질병 발생 시 산업재해로 인정되는 주 60시간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택배 환경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뉴시스] 세계가 벤치마킹하는 ‘K-방역’의 숨은 공신에 택배 노동자가 있다. 택배 노동자들이 불철주야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집 앞까지 배달해주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광을 받는 비대면 비즈니스의 첨병이 과로 끝에 숨지거나 쓰러지고 있다. 올해 들어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택배 노동자는 13명, 그중 국내 최대 물류회사 CJ대한통운 소속이 6명이다. 과로사가 잇따르자 CJ대한통운이 22일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과로 원인으로 지목된 택배물건 분류작업에 지원인력 4000명을 11월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모든 택배 노동자를 내년 상반기 안에 산재보험에 가입시키기로 했다. 이런 기본적인 일을 왜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가 빈발하기 이전에 못했나. CJ대한통운이 사과와 함께 대책을 발표한 날에도 소속 택배기사가 목숨을 잃은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택배시장은 2018년 5조
▲ 전세대란이 심화하고 있다. 무주택자가 내 집을 마련할 때까지 마음 놓고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공급확대 정책이 긴요하다. [사진=연합뉴스] 풍경이 서있는 위치에 따라 달리 보이듯 계절은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가을이 농민에겐 수확기이지만, 집 없는 도시 서민들에게는 고단한 이사철이다. 특히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일터에서 먼 외곽으로 떠밀려 나가는 이들에겐 소슬바람도, 단풍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올가을,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지은 지 30년이 돼가는 서울 외곽 아파트 전세 매물을 보기 위해 복도에 9개 팀이 줄을 서 대기하고 계약을 원하는 이들이 중개업소로 가서 제비뽑기를 했을 정도다. 사실 전세대란은 정부와 여당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군사작전 하듯 전격 시행한 7월 말부터 예고됐다. 서민 주거 안정을 명분으로 내세운 임대차3법은 살던 집에서 2년 더 살고(계약갱신청구권), 전세보증금도 최대 5% 올려주도록(전월세상한제) 했다. 그러나 시장은 다수 전문가들이 우려한 대로 거꾸로 갔다. 전세가 월세로 전환하며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며 전셋값이 급등했다. 계
▲ 정부는 구속성보다 유연성에 무게를 둔 준칙을 내놓으면서 "최근 다른 나라들의 흐름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렇지 않다. OECD 회원국들은 강력한 재정준칙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국가채무 등 재정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하는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름하여 ‘한국형 재정준칙’. 그런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곳곳에 구멍이 뚫려있다. 그나마 5년 뒤, 2025년부터 시행하겠다니 현 정권은 해당되지도 않는다.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세계적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적정 국가채무 비율을 40%대 초반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복지예산이 늘어나면서 국가채무가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이 네차례나 편성되면서 국가채무가 100조원 넘게 불어났다. 코로나19 사태로 확장재정이 불가피했다지만, 선거까지 맞물리면서 국가채무 비율은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40%를 넘어섰다. 현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에는 50%도 뛰어넘게 된다. 재정준칙 도입은 2016년부터 추진됐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선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고 폐기됐다. 기획재정부는 당
▲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올해 같은 추석을 또 다시 보내선 안 된다. 정치권은 산적한 입법 현안과 민생 과제를 풀기 위해 ‘협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사진=뉴시스] 올 추석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명절로 기록될 판이다. 추석 연휴가 낀 9월 마지막 주 월요일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2주는 코로나19 특별방역기간이다. 명절 연휴에 면제했던 고속도로 통행료를 받는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점에선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없고 포장만 가능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고향 방문 자제를 호소한다. “불효자는 ‘옵’니다” 현수막이 나붙었다. 그 영향인지 1박 이상 고향 방문 계획이 있다는 사람들이 16.0%로 예년의 절반 밑으로 감소했다(한국갤럽 조사). 추석 차례를 지내겠다는 경우도 44.5%로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농촌진흥청 조사). 풍선효과 우려도 제기된다. 제주도를 비롯해 동해안ㆍ남해안 숙박시설에 예약 문의가 많다고 한다. 전국적 인구이동은 코로나19 감염의 확산 고리가 될 수 있다. 보수단체들이 예고한 개천절 집회도 자제돼야 마땅하다. 경찰이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