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태국 준장이 신임 해병대 제9여단장으로 24일 취임했다. 해병대 제9여단은 이날 여단본부 한라관에서 제8·9대 해병대 제9여단장 이·취임식을 열었다. 주일석 해병대사령관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제주기지전대장을 비롯한 제주지역 합동부대장들이 참석, 해병대 제9여단의 발전을 기원했다. 좌태국 여단장은 취임사에서 "무적해병의 신화를 이룩하신 해병 3·4기 선배들의 호국정신을 이어받아 지역군사령부의 임무와 역할을 다하는 여단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제주도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받는 여단이 되겠다"고 밝혔다. 좌 신임 여단장은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출신이다. 대기고를 졸업한 뒤 해군사관학교 49기로 임관해 해병대 제1사단 31대대장, 해병대 제1사단 2여단장, 해병대 제1사단 참모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전임 박승일 준장은 해병대 사령부 전력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고교시절의 일이다. 40년 전이다. 그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선생님의 얼굴은 퍽이나 상기돼 있었다.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온화한 분이었다. 늘 학생들을 따뜻한 말로 대했다. 화내거나 꾸짖는 법이 없었다. 그날 선생님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칠판에 백묵으로 한글자 한글자를 채워갔다. ‘가운데 중(中)’. 칠판을 가득메운 그 글자는 어떤 글자는 크게, 어느 글자는 작게, 그리고 어떤 글자는 비뚤어지게, 또 어떤 글자는 좌우 균형이 안맞게 ···. 그런 식이었다. 선생님은 그렇게 5분이 넘도록 칠판 전체를 빼곡하게 그 글자로 메꿨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여러분 여기에 쓰인 가운데 중(中) 글자 중에서 어느 게 진짜 가운데 중(中)인가요?”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하나 둘 손을 들었다. 각기 모양과 균형, 칠판에 적힌 위치 등을 근거로 ‘진짜 가운데 중(中)은 이겁니다’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선생님이 내놓은 의외의 답. “여러분! 정확하게 자로 잰 듯 꼭 들어맞는 중(中)이란 글자는 여기에 없습니다. 중립이란 그런 기계적 잣
제주도가 일반음식점 '춤 허용'을 주제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란 명분과 주거 환경 악화 및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제주도는 24일 제주웰컴센터 웰컴홀에서 '일반음식점 춤 허용' 정책 도입을 논의하기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공개 토론회는 제주도 시민고충처리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의 운영 사례 발표로 시작됐다. 이원균 시민고충처리위원회 조사관은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허용하는 것이 제주 관광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관광객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동시에 주거 환경 악화, 청소년 보호 미흡, 안전 문제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현행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은 일반음식점 영업자가 음향시설을 갖추고 손님이 춤을 출 수 있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조례로 안전기준을 준수하는 일반음식점에 한해 별도의 춤을 추는 공간이 아닌 객석에서는 춤을 출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부산진구 사례 발표에서는 2016년 일반음식점에서 객석 내
제주도가 송악산과 평화대공원을 연결하는 '평화역사생태벨트' 조성에 나섰다. 하지만 평화대공원 내에 스포츠타운 조성 계획을 존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을 완료하며 자연보전과 지역발전을 균형 있게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송악산 난개발과 경관 사유화를 방지하고 도민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매입한 40만748㎡ 부지를 중심으로 도립공원을 확대하고, 알뜨르 비행장 주변 평화대공원과의 생태적 연계축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확대된 도립공원(9만2441㎡)은 자연환경지구로 지정돼 기존 자연보존지구의 완충 역할을 수행하며, 고사포진지와 셋알오름 일제동굴진지 등 등록문화재와 환경자산이 위치한 생태·역사 탐방로도 조성된다. 평화대공원은 근현대사를 전하는 역사문화 관광지로 재탄생한다. 평화전시관, 평화광장, 관람로, 조경시설, 격납고 등 문화재 보존·정비와 함께 주민 숙원사업도 포함해 단계적으로 개발이 추진될 계획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사망자가 179명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 명단에는 제주도민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에는 제주시 애월읍에 거주하는 부부 2명이 탑승해 변을 당했다. 이들은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를 이용해 이동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도민 피해가 확인됨에 따라 30일 오전 대책회의를 열고 유가족 지원 방안과 사고 수습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사고 직후 긴급 대응 체제를 가동하며 제주공항을 오가는 모든 항공사에 안전운항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 세종시에 파견된 도 공무원을 무안 현지로 보내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유가족 지원에 나서도록 조치했다. 사고는 이날 오전 9시 3분, 무안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이 외벽과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해당 항공기의 기종은 보잉 737-800으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 상태로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사고 직후
서귀포를 아~시나요? 진짜! 서귀포를 아시나요? 우리가 살면서 국어 교과서에 발췌된 지문을 조금 읽었을 뿐인데 원작을 다 읽은 듯이 얼렁뚱땅 넘어간다거나, 맛보기 영화 프로그램 주섬주섬 보고 나서 전편 다 봤다는 듯이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분만 대강 알면서 전부를 훤히 다 안다고 애써 떠벌리기도 한다. 서귀포가 고향인 난 단 한 번도 서귀포에 살아본 적이 없다. 1981년 서귀읍과 중문면이 서귀포시로 통합되기 전까진 중문 살다가,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제주시로 갔다. 이런 연유로 난 어릴 적부터 대한민국 가장 남쪽에 있는 도시 이름에 왜 서쪽을 나타내는 ‘서’가 들어갈까? 왜 서귀포하면 항상 ‘칠십리’를 떠올릴까? 왜 어머니는 매년 집에서 직접 한라산 ‘시로미’로 술을 담갔을까? 그게 많이 궁금했다. 다들 아는 척해도 정확히 알진 못하는 눈치다. “서귀포만의 특별함은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이해합니다. 서귀포를 안다는 점은 서귀포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과 환경적 특성을 이해하며 서귀포 사람들과 소통한다는 뜻입니다.” 2013년 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와 직무정지로 대통령과 장관이 임명권을 행사하는 공공기관 및 사정기관 인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제주대병원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등 도내 주요 공공기관뿐 아니라 경찰과 검찰 등 전국적 사정기관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2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와 직무정지의 여파로 대통령과 장관이 임명권을 갖는 공공기관 인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탄핵정국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은 곳은 제주대병원이다. 병원 측은 올해 상반기 상임감사 임명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한 국민의힘 인사 두 명을 교육부에 추천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들을 모두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임명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임기가 종료된 조미영 상임감사가 후임자 공모까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재공모 시점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사한 상황은 JDC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양영철 JDC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7일에 만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탄핵정국으로 후임자 선임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JDC는 이미 임원추천위원회
과거 대통령선거 경선 과정에서 청년 지지선언 명단을 허위로 작성해 벌금형을 받았던 인물이 제주청년센터의 신임 센터장으로 임명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청년센터 위탁관리를 맡고 있는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은 내년 1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신임 제주청년센터장으로 A씨를 최종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하지만 A씨의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전력이 알려지면서 지역 청년계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A씨는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안희정 후보를 지지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 청년 121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명단에는 경찰, 군인, 공무원 등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름이 포함됐고, 대다수는 본인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이름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A씨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 외에도 A씨는 2019년 제주도 청년정책심의위원으로 위촉된 후 사회적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청년계와 시민사회는 "청년 명단을 조작해 법적 처벌을
제주 지역 기업들의 12월 경기 심리지수(CBSI)가 전국 평균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27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제주지역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 지역 전산업 CBSI는 76.8로 전월 대비 16.0포인트(p) 하락했다. 전국 평균 CBSI가 같은 기간 4.5p 하락한 87.0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제주 지역의 하락폭이 월등히 컸다. 제조업 CBSI는 79.8로 전월 대비 2.1p 하락했다. 이는 생산과 신규수주 감소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다음 달 제조업 전망치는 84.7로 전월 대비 3.5p 상승하며 회복 가능성을 보였다. 비제조업 CBSI는 76.7로 전월 대비 16.5p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채산성과 자금사정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비제조업의 다음 달 전망치는 74.6으로 전월 대비 14.1p 감소하며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제주 지역 기업들이 꼽은 주요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32.1%) ▲인력난
제주 지역 동물병원의 재진 진찰료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세종 지역의 두 배에 달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동물병원의 진료비 현황을 부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며 전국 동물병원의 진찰료, 입원비, 백신 접종비 등 11개 항목을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08곳의 동물병원에서 올해 4159곳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 지역 동물병원의 재진 진찰료는 평균 1만3487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이는 전국 평균 8246원과 비교해 약 63% 높은 수치다. 가장 낮은 세종(6700원)과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한다. 초진 진찰료의 경우 전국 평균은 1만291원으로 나타났다. 제주 지역은 이 수치에서 다소 벗어나지 않았다. 세종이 8733원으로 가장 낮았고, 대전이 세종의 1.4배 수준인 1만1878원으로 가장 높았다. 제주 지역의 개 입원비와 백신 접종비 또한 전국 평균을 웃도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개 입원비의 전국 평균은 6만4271원이었다. 그러나 제주 지역은 7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추락했다. 29일 한국공항공사와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7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했다. 항공기는 활주로 외벽을 충돌하면서 반파되고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기종은 B737-800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현재까지 기체 후미에서 2명이 구조됐으며 23명이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기체 앞부분과 중간 탑승객까지 합치면 사상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항공기 화재를 초기 진화하고 기체 후미부터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항법장치가 고장나 ‘인공 뇌’가 사라진 초대형 유조선이 항구가 아닌 휴양지 백사장에 올라온 사건을 신호탄으로 영화 속 ‘초연결(hyper connectivity) 사회’는 붕괴하기 시작한다. 테슬라 공장에서 수백대의 하얀색 테슬라 자동차들이 뇌 없이 ‘자율적’으로 뛰쳐나와 뇌 없는 질주 끝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추돌해 고속도로를 막아버린다. 뇌 없는 테슬라들이 재난을 피해 뉴욕으로 돌아가려는 아만다(줄리아 로버츠 분) 가족의 피난길까지 막아버린다. 무뇌의 자율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샘 에스마일 감독은 무책임한 자율주행 타령으로 돈벌이하는 일론 머스크가 어지간히 못마땅한 모양이다. 이제 지구는 다 파먹고 다 망가졌으니 지구 환경 지킬 생각 말고 자기 회사 ‘스페이스 X’의 우주선을 타고 화성 파먹으러 떠나자는 머스크가 만드는 테슬라를 지구종말의 상징처럼 배치한다. 땅에서는 뇌 없는 머스크의 테슬라들이 발작을 일으키고, 하늘에서는 아마도 출발할 때는 있었던 뇌가 운항 중에 사라져버린 무뇌 여객기가 ‘자율적’으로 공항이 아닌 해변에 좌표 찍고 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