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진보진영이 통합을 선언했지만 민주노총제주본부가 국민참여당의 참여를 반대하면서 통합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제주도당과 그리고 진보신당 탈당파가 주축인 ‘새진보통합연대’제주 창당준비위원회는 29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의 통합을 통해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의회권력은 물론 진보적 정권 교체를 이뤄내고자 한다"며 통합을 선언했다.
이들은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은 유연하고 개방적인 자세로 모든 민주진보개혁세력과 함께 정권 교체를 이루고 책임있게 국정을 운영하는 주체로 당당히 설 것"이라며 "이를 위해 창당과정에서 문호를 활짝 열고, 더욱 크고 넓게 하나가 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제주본부(본부장 고대언)는 30일 '진보통합정당에 대한 민주노총제주본부 입장'을 내고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각 정치세력의 이합집산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하지만 어제의 기자회견장에 모인 세 정치세력의 모습을 보고 과연 진보통합정당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과 새통합진보연대가 과연 국민참여당이 진보정당이라고 인정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집권 기간 내내 대자본의 편에 서서 노동자, 농민을 때려잡고,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임을 공언하며 한미 FTA를 타결한 노무현 정권을 계승하겠다는 국민참여당이 진보라면 굳이 한나라당도 진보라 칭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비꼬았다.
이어 "제주에서의 진보정당의 책임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며 "제주가 신자유주의 정권의 정책 실험장으로 전락한 지는 이미 오래이고 오로지 자본만의 이윤보장을 위한 영리병원, 영리학교, 제주도개발특별법 등을 막아내기 위한 제주민중들의 투쟁의 함성은 그칠 날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함성을 제대로 모아내기 위해서는 진보정치를 외치는 진보정당이 제대로 서야 한다. 그럼에도 겉옷은 진보표지만 속옷은 신자유주의표를 입고 있는 세력과의 통합을 추진한다는 것은 진보는 간데없고 내년 총선, 대선에서의 정치적 결과물만을 챙기기 위한 행보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신자유주의 한국사회에서 노동자들은 공고한 착취구조 속에 고통 받아 왔다. 그 구조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고통의 일시적 해소가 아니라 착취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로 진보정당 건설을 통한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노력해 온 것"이라며 "그런데 자본의 이윤창출을 위해 노동유연화를 주장하고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조차 인정하지 않는 신자유주의 정당과의 통합은 스스로 진보정당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제주본부는 "진보정당으로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약속은 뒤로 한 채 오히려 노동자들의 꿈을 정면으로 짓밟아 온 세력과의 통합이 진보정당의 길이라고 주장한다면 노동자들은 그 길을 단호히 거부하고 결코 함께 할 수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진보진영 통합정당 참여 거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