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경제통상진흥원이 회의장을 리모델링하려다 도리어 제주도의회 의원들로부터 판로개척을 위한 판매시설 건립이 우선이라며 뭇매를 맞았다.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25일 제339회 임시회 1차 회의를 열고 제주도가 제출한 ‘(재)제주도 경제통상진흥원 회의장 현대화 리모델링 출연 동의안’ 등을 심사했다.

도는 2억여원을 투입해 올 연말까지 경제통상진흥원 회의장 음향·영상시설 설치 및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하민철 의원(제주시 연동 을, 새누리당)은 “동의안 제출 배경에 대해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경제통상진흥원으로 새롭게 출범한 후 국내·외 바이어 방문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얼마나 늘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김진석 원장이 상임위 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이는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좌남수 의원(제주시 한경·추자면, 더불어민주당)은 “도내 기업들이 국비·지방비를 지원 받아 제품을 만들더라도 팔 곳이 없다"면서 "대회의실이 아니라 판매장을 만들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좌 의원은 “지금 제주산 화장품이 중국에서 뜨니까 통상진흥원이 (테크노파크의 일을) 가로채려는 것 아니냐”며 “도내 중소기업을 육성하려면 판매장을 확보애 줘야 한다. 리모델링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원철 위원장(제주시 한림읍, 더불어민주당)도 가세했다.

박 위원장은 “국가 지원 예산을 따오면 뭐 하느냐. 제주테크노파크가 R&D(연구개발) 분야에서 전국 17개 테크노파크 중 1위를 하지만 정작 마케팅이 뒷받침이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영세업체가 기술개발을 통해 화장품을 만들었으면 통합브랜드 마케팅 등을 통해 도가 책임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 위원장은“업계에서 판매장, 가공공장 하나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데도 왜 못해주나"라며 "가용재원이 5000억원 있으며 뭐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그동안 도의회에서 수차례 예기했지만 도의회 얘기는 하나도 듣지 않는다"면서 "비축토지 매입에 100억원씩 투자하는데 그 땅에 판매장이나 가공공장 지어주는 게 그렇게 어렵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문원일 도 경제산업국장은 “도내 생산제품의 판매 확대와 함께 도외 백화점이나 온라인쇼핑몰 등을 통한 판로 개척 등 2가지 방향으로 (판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에 입점하는 것은 대안이 아니다. 직거래할 수 있는 판매장이 필요한 것"이라며 "제주도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한 게 벌써 몇 년 째다. 이제는 검토가 아닌 실행 단계로 들어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중간 도매상을 거치면 영세업자들은 살아남지 못 한다"면서 "카르텔을 형성해 대기업에게 먹히고 있고, 제주에서 연구개발한 기술도 다 빼간다"며 판매장과 가공공장 건립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좌 의원은 "제주에서 생산된 제품은 생산으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 마케팅하고, 판매해야 한다"면서 "생산되면 무엇 하느냐, 판매가 되지 않는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좌 의원은 "도지사 대답은 판매장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실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면세점은 수십억원 벌고 있지만 중국인에게 판매할 '메이드 인 제주'가 없다. 제주 제품을 살 수 있는 장소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좌 의원도 “테크노파크의 화장품 자회사인 제이어스가 지난해 중국시장에 진출해 10억원 어치를 팔았다"면서 ”올해도 판로를 확대해 나가려고 하는데 지원이 안 되고 있다. 대강당 리모델링에 돈 쓰지 말고, 제주산 제품들이 판매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국장이 “오는 5월 도지사가 인증하는 '메이드 인 제주' 상표가 등록되면 우선 화장품을 대상으로 (공동 판매장을) 추진하면서 조례에 입각해 인증된 다른 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농수축경제위원회는 부대의견을 달고 원안 가결했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