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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곤 교사의 우리말 톺아보기(13)] 이치에 맞지 않는 말 '대인배'

 

‘옹졸하고 간사하여 눈앞의 작은 이익만 좇는 사람’을 ‘소인배(小人輩)’라고 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뜻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마음 씀씀이가 너그럽고 여유로운 사람’을 ‘대인배(大人輩)’라고 일컫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대인배’라는 말은 사전에도 없을 뿐 아니라 이치에도 맞지 않는 말이기에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소인’들은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을 줄 만한 곳을 찾느라 남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떼 지어 우르르 몰려다니므로 ‘무리, 패거리’라는 부정적인 뜻으로 ‘배(輩)’ 자를 붙이는 게 적절합니다. ‘간신배, 폭력배, 모리배, 정상배, 시정잡배, 선후배’ 등이 바로 그 보기입니다.

 

이처럼 저만 아는 '소인'들에 비해 ‘큰사람’은 개인의 이해관계보다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여 양심껏 말하고 행동합니다. 그러하기에 ‘큰사람’은 작은 이익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당당하며, 굳이 남의 도움을 얻으려 하지도 않으면서 올바른 길을 걷습니다. 그러하기에 ‘대인(大人)’은 무리를 지을 이유가 없어 굳이 ‘배’자를 붙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대인’이라는 말은 목욕탕에서 '대인'과 '소인(한자로는 똑같음)'을 구분하여 요금을 따로 받듯이 일반적으로 ‘성인(成人, 어른)’의 뜻으로 더 많이 쓰기에 정신적으로 미숙한 존재인 ‘소인배’의 상대어로는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굳이 '소인배'의 상대어를 찾으라면 ‘군자(君子)’쯤 될 거 같습니다. 일찍이 공자가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요,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라고 한 적도 있거든요.

 

'화이부동'이란 ‘전체 조화를 생각하되 시류에 휩쓸려 무리 짓지 않는다.’는 뜻이요, ‘동이불화’란 ‘패거리끼리는 이익을 위해 똘똘 뭉치지만 그 때문에 전체 조화를 깨뜨린다.’는 뜻입니다. 즉 군자는 생각이 다르더라도 더 큰 것을 위해 나를 뒤로하고 화합할 수 있지만, 소인은 조금이라도 나와 같지 아니하면 야멸차게 내쳐 절대 화합하지 않는 존재라는 얘기지요.

 

요즘 종종 들려오는 소리...
“우리가 남이가??”
대표적인 동이불화, 즉 지연, 학연, 혈연을 앞세워 이익을 좇는 소인배의 언행입니다.

 

일개 필부가 보기에도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이 한심스러워 한마디 얹었습니다. [김효곤/ 서울 둔촌고등학교 교사]

 

☞김효곤은?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35년여 고교 국어교사를 하고 있다. 청년기 교사시절엔 전교조신문(현 교육희망)의 기자생활도 했다. 월간 <우리교육> 기자와 출판부장, <교육희망> 교열부장도 맡았었다. 1989년 이후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주최하는 대학언론 강좌를 비롯해 전국 여러 대학 학보사와 교지 편집위원회, 한겨레문화센터, 여러 신문사 등에서 대학생·기자·일반인을 상대로 우리말과 글쓰기를 강의했다. <전교조신문>, <우리교육>, <독서평설>, <빨간펜> 등 정기간행물에 우리말 바로쓰기, 글쓰기, 논술 강좌 등을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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