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글맞춤법에 사이시옷 규정이 있다 하더라도 일일이 다 기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사잇소리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쏭달쏭한 말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뿐 아니라 저처럼 수십 년 동안 우리말을 이리저리 살펴가며 써 온 사람들조차 종종 헷갈리곤 합니다.
그러나 기껏 우리말 이야기를 꺼내 놓고 사이시옷을 다루지 않을 수는 없기에 좀 복잡하더라도 지금부터 세 번으로 나누어 사이시옷을 다루려고 합니다.
먼저 사이시옷을 써야 하는 경우를 알아봅시다.
1. 사이시옷은 먼저 순우리말끼리 어울린 합성어에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는 경우,
㉠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가 될 때 씁니다.
보기) 귓밥, 콧대, 나룻배, 냇가, 바닷가, 윗글, 윗집, 아랫집, 국숫집, 맷돌, 모깃불, 못자리, 부싯돌, 잿더미, 햇볕, 햇살, 혓바닥, 혓바늘, 보랏빛, 고깃국, 순댓국, 선짓국, 김칫국, 빨랫줄, 촛불
㉡ 뒷말의 첫소리 ‘ㄴ’이나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붙여 날 때 씁니다.
보기) 윗니, 아랫니, 아랫마을, 뒷머리, 잇몸, 깻묵, 냇물, 빗물, 콧물, 콧날
㉢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소리가 연달아 날 때 씁니다.
보기) 뒷일, 옛일, 베갯잇, 깻잎, 나뭇잎
2. 다음으로 순우리말과 한자어, 또는 한자어와 순우리말이 어울린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의 보기) 귓병, 콧병, 샛강, 아랫방, 자릿세, 전깃줄, 주춧돌, 수돗물, 전셋집, 찻잔, 콧병, 텃세, 핏기, 햇수, 횟가루, 곗돈, 장밋빛
㉡의 보기) 곗날, 제삿날, 훗날, 툇마루, 양칫물
㉢의 보기) 가욋일, 예삿일, 훗일
3. 그러나 한자어끼리 어울린 합성어에는 발음이 어떻게 되든 사이시옷을 쓰지 않습니다.
다만, 두 음절로 된 다음 한자어 6개만은 예외로 사이시옷을 씁니다.
보기)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사이시옷은 이 세 가지 경우에만 쓸 수 있으니 생각보다는 간단해 보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다음 회를 봅시다. [김효곤/ 서울 둔촌고등학교 교사]
☞김효곤은?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35년여 고교 국어교사를 하고 있다. 청년기 교사시절엔 전교조신문(현 교육희망)의 기자생활도 했다. 월간 <우리교육> 기자와 출판부장, <교육희망> 교열부장도 맡았었다. 1989년 이후 민주언론운동협의회가 주최하는 대학언론 강좌를 비롯해 전국 여러 대학 학보사와 교지 편집위원회, 한겨레문화센터, 여러 신문사 등에서 대학생·기자·일반인을 상대로 우리말과 글쓰기를 강의했다. <전교조신문>, <우리교육>, <독서평설>, <빨간펜> 등 정기간행물에 우리말 바로쓰기, 글쓰기, 논술 강좌 등을 연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