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조기 취업 형태의 고교 현장실습이 전면 폐지된다. 교육부·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기업벤처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방안 마련에 나섰다.
학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직업계고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이 담긴 '고교 현장실습생 사망사고 관련 향후 대응 방안'을 안건으로 논의했다.
올해 8월 정부는 직업계고 현장실습을 ‘근로중심’에서 ‘학습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직업계고 현장실습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단계적 적용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현장에서 현장실습이 여전히 근로에 중심을 둔 조기취업 형태로 운영되면서 지난달 제주지역 특성화고 학생이 현장실습 중 사망하는 등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을 침해하는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모든 현장 실습생의 안전을 확보하고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생을 노동력 제공 수단으로 활용하는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을 2018년부터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현장실습은 학습 지도와 안전 관리 등을 하는 ‘학습 중심 현장실습’의 경우에만 허용된다.
교육부는 학습 중심 현장실습이 현장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고용부, 산업부, 중기부 등과 협력해 우수 현장실습 기업 후보군을 학교에 제공하고, 기업에 다양한 행·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현재 현장실습이 실시되고 있는 모든 현장을 전수 점검해 학생의 인권 보호와 안전 현황을 중점적으로 확인하고 위반 또는 위험 사항이 적발되면 현장실습생을 학교로 돌려보내는 등 즉시 조치하기로 했다.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실습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결 절차 등을 문자로 안내하고 현장실습 중 학생들이 안전을 위협 받거나 인권을 침해받으면 이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현장실습 상담센터‘(가칭)도 설치·운영된다.
직업계고가 현장실습을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여 성과를 내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이를 위해 교육청이 취업률을 학교 평가 지표로 점수화해 각종 예산 배정 등에 활용하는 체제를 개선하고, 학생들의 고용 안정성 등 취업의 질을 확인할 수 있는 유지 취업률을 조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 교사가 입력하는 취업률 조사 방식을 통계청의 승인을 받아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직업계고 유지 취업률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관계 부처는 1일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시·도교육청과 학교현장 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직업계고 현장실습 보완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관계 부처는 전공의 폭행 등 의료환경 내 인권침해 대응 방안도 안건으로 논의했다. 최근 일부 대학병원 지도교수가 전공의를 폭행하고, 병원이 재단 행사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하는 사건 등이 발생해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 데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는 의료현장 내 인권침해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전공의 폭행사건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배포하고, 병원이 폭행사건에 대응하지 않으면 정부가 과태료 부과 등을 통해 제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전공의 수련 규칙 개정, 적정 간호 인력 확보 대책 마련 등 전공의와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책도 강구된다.
이날 '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려졌다.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되는 계획으로, 이날 회의에서는 특수교육기관 확충, 특수학교 설립 환경 개선 등 특수교육 대상자에게 균등하고 공정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교육부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확정해 4일 발표할 예정이다.
관계 부처는 미혼모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아이를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미혼모 자녀 양육 지원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미혼모는 2만4000명에 달하고 있어 정부의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는 미혼모를 대상으로 경제적 지원을 비롯해 주거·학업·취업 지원을 내실화 한다는 방침이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