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부터 제주지역이 장마철에 접어든다. 예년보다 보름이나 늦은 '지각장마'다.
29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다음달 2일을 전후로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긴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제주지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전선은 현재 제주도 북위 30도 이남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에서 다음달 2일 시작될 비는 4~5일 전라도와 남부지방, 7~8일 충청도까지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전역이 장마철에 들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장마는 예년보다 시작 시기가 늦은 ‘지각 장마’다.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제주에서 6월이 아닌 7월에 시작하는 장마는 1982년(7월 5일) 이후 39년 만이다.
제주는 최근 10년(2011~2020년)간 평균적으로 6월 19일에 장마가 시작돼 7월 20일에 끝났다.
기상청도 이달 중순 올해 예상 장마 기간을 6월 말부터 7월 말로 발표하고, 올해 장마 기간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그동안 한반도 북쪽의 찬 공기 세력이 강해 장마전선이 올라오지 못했다. 하지만 기압계 동향이 바뀌면서 찬 공기의 세력이 약해져 장마전선이 서서히 북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특히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날씨 변동이 커지면서 올해의 경우 국지성 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지성 호우는 예보가 다소 어렵다. 돌발적으로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일단 장마가 시작되면 비가 요란하게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같은 경우 장마전선과 저기압이 어우러져 강한 비구름대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차고 건조한 공기의 세력은 점차 약해지겠지만 장마 기간 남아있을 소지가 있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집중호우나 폭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장마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비가 얼마나 내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 기간은 장마가 끝나야 정확히 알 수 있다. 다만 장기 전망으로 7월 말에서 8월 초께 장마가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장마 기간 강수량은 현 시점에서 예측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평균 장마 일수는 최근 10년간 32.8일이다. 실제로 비가 내린 날은 17일이다.
제주에서 장마가 가장 빨리 시작됐던 해는 2020년(6월 10일), 가장 늦은 해는 1982년(7월 5일)이다.
장마 종료 시기는 1994년이 7월 1일로 가장 빨랐고, 1969년이 8월 7일로 가장 늦었다. 장마 기간이 가장 짧은 해는 단 일주일만 장마가 이어졌던 1973년이다.
지난해의 경우 장마 기간이 가장 길었던 해로 기록됐다. 당시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49일간 장마가 이어졌다.
한편 기상청 3개월 날씨 전망에 따르면 제주는 8월부터 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다만 이 시기엔 상층부의 찬 공기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낮은 기온을 보일 때도 있겠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