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범섬 앞바다에서 30㎏이 넘는 거대 다금바리가 낚시로 잡혔다.
4일 서귀포시 동홍동 싱싱낚시에 따르면 회원 현관철(52)씨가 지난 2일 밤 11시 30분께 범섬 갯바위에서 길이 118㎝·무게 31㎏에 달하는 다금바리를 낚시로 잡아 올렸다.
낚시로 30㎏급 다금바리를 잡는 것은 이례적이다. 보통 작살로 잡는 다금바리는 힘이 세 낚시로 잡기 어렵다.
현씨는 "다금바리만 전문적으로 낚시한 지 6년 만에 가장 묵직한 손맛을 봤다”면서 "갯바위에서 보통 3~5㎏정도의 다금바리를 낚았고, 운이 좋으면 10㎏급도 종종 낚아보긴 했다. 하지만 이날 손맛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거대 다금바리를 잡는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당시 거대 다금바리가 미끼를 문 것을 알았던 현씨는 무지막지하게 무거운 탓에 밀고당기기를 할 수 없었다.
현씨는 결국 150㎏까지 버티는 낚싯줄을 믿고 무작정 줄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그는 낚싯대를 들어 올리는 것조차 버거워 손으로 낚싯줄을 10분 넘게 잡아당기는 등 사투를 벌였다. 그 끝에 다금바리를 겨우 갯바위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낚싯배에서나 그물로는 간혹 이 정도의 다금바리가 잡히지만 갯바위 낚시로 30kg를 넘긴 사례는 찾기 어렵다.
당시 채비는 다금바리 낚싯대(MH대), 원줄 합사 30호, 목줄 나이론 100호, 낚싯바늘 남방강자 30호·쿠에 다금바리 바늘 2개를 사용했다. 미끼는 고등어의 새끼인 이른바 '고돌이(25㎝)'를 이용했다.
현씨는 "막상 다금바리를 뭍으로 끌어내 보니 정말 내가 잡은 것이 맞는지 믿기지 않을 만큼 엄청난 크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다금바리는 잡힌 당일 싱싱낚시 수족관에 보관됐다. 현재는 도내 횟집에 판매된 상태다.
판매 대금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금바리는 크기가 크면 클수록 맛이 좋아 높은 가격에 판매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다금바리는 50∼60명이 충분히 먹을 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금바리는 현재 횟집 별로 대부분 '시가'에 판매되고 있다. 1㎏당 평균 15만원에서 20만원 사이다.
현씨는 "다금바리는 부위마다 맛이 다르고, 혀와 입술까지 먹는 등 버리는 부위도 거의 없다”면서 "또 1㎏, 3㎏, 5㎏짜리 맛이 다르다. 10㎏이 넘어가면 차원이 다른 맛이 난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다금바리는 개체 수가 많지 않아 쉽게 잡을 수 없고, 하루 공급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질 정도로 귀하다.
제주해양수산연구원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연간 13t가량의 다금바리가 잡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하루 평균 8~10마리, 약 35㎏을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
☞ 다금바리= 제주에서 불리는 이름이지만 원이름은 자바리다. 농어목 바리과의 바닷물고기다. 남해 연안과 제주도 등에 서식한다. 국외에는 일본 남부, 필리핀 등에 분포한다. 정착성 심해 어종이다. 학명은 Niphon spinosus이다. 전장이 100∼120㎝에 이르는 대형 어종이다. 머리와 몸은 다소 납작하고 체형은 긴 타원형이다. 주둥이는 길고 뾰족하다. 눈은 큰 편인데, 머리의 등 쪽에 치우쳐 있다.
전새개골(아가미뚜껑의 가장 앞부분을 구성하는 뼈)에는 뒤로 뻗은 크고 강한 가시가 있다. 비늘은 작은데, 뺨·아가미뚜껑·후두부에도 비늘이 있다. 등 쪽은 갈색 바탕에 진한 색의 줄무늬가 있으나 성장하면서 희미해진다. 배 쪽은 흰색이다.
제2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의 끝은 흰색이 선명하고 그 안쪽은 검게 나타난다. 수심 100∼140m 정도 되는 깊은 바다의 암초지대에 서식한다. 산란기는 여름철로 깊은 바다의 암초 사이에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만난류와 쿠로시오해류가 교차하는 제주 연안 심해바다에 서식, 최고의 횟감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