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방과후학교 강사의 수입이 급감하는 등 처우가 열악해져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전국방과후강사노조 제주지부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내 방과후 강사 처우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10∼15일 제주지역 방과후강사 134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월 평균수입은 2019년 182만3000원에서 올해 109만7000원으로 2년 새 39.8%p 급격히 줄었다.
2019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운영 현황 변화와 비교, 수입 감소 폭이 훨씬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출강 학교 수는 평균 2.24곳에서 1.98곳로 10%p 줄었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11.04시간에서 9.39시간으로 14.6%p, 평균 수강학생 수는 18.01명에서 16.67명으로 7.2%p 각각 줄었다.
수입이 줄어든 직접적 원인으로는 '수강료 지급 방식이 수강생 인당 지급에서 지난해 3월부터 시간당 지급으로 바뀐 점', '수강생이 적은 소인수반에 대한 교육청 지원금 중단' 등이 꼽혔다.
직업 만족도 조사에서는 '과거에는 만족했지만 현재는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87.3%에 달했다.
만족하지 않는 이유는 수업료 계산방식 변화로 인한 수입 감소(57.5%), 코로나19로 방과 후 수업 운영중단 또는 부분 운영 등의 어려움(20.1%) 등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응답자 중 63.4%는 '이직을 고민한다', 23.9%는 '이직을 고민하진 않지만 부업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제주에서 방과후 강사로 15년 일했다는 양희정 씨는 "시간당 수강료 도입 전엔 주 3일 수업을 했는데 지금은 주 6일을 일해야만 이전 수준의 수강료를 받을 수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수업을 못 하는 경우도 생겨 생계유지가 어렵다 보니 부업을 병행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양씨는 "방과후수업과 강사가 점점 사라진다면 결국 아이들이 사교육 현장으로 내몰리게 된다"면서 "그 피해는 강사뿐 아니라 학생·학부모들이 겪게 된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강사 생계보장을 위한 강사료 현실화 ▲수업권 보장 ▲읍·면 지역 교통비 현실화 ▲정책 결정에 강사·학부모 참여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명호 전국방과후강사노조 제주지부장은 "도내 방과후학교 강사료가 대폭 줄어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강사 이직률이 점점 높아져 내실 있는 방과후학교 운영을 보장할 수 없다"고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