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귀포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9 지진으로 제주 지하수의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제주도와 제주지하수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지진 발생 이후 서귀포시 서호동과 한경면 고산리 지역 등 두 곳에서 지하수 수위에 변화가 관측됐다.
제주도내 지하수 수위와 전기전도도(EC) 등을 측정하는 지하수 관측소는 모두 151개소다.
이 가운데 서귀포시 서호동 관측소의 지하수 수위는 34.4ｍ에서 35.3ｍ로 90㎝ 상승했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관측소에서 측정되는 지하수는 10㎝가량 수위가 높아졌다.
전기전도도는 또 약 800㎲/㎝에서 950㎲/㎝로 150㎲/㎝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수의 염분도를 알 수 있는 전기전도도는 불순 성분이 많을수록 수치가 높아진다.
전기전도도가 1만㎲/㎝가 넘을 경우 높은 염도로 인해 식물의 생육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측정된 전기전도도는 현재 위험 수위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지진으로 암석이나 지층이 벌어지면서 바닷물이나 이물질이 지하수로 침투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봉래 제주지하수연구센터 박사는 이에 대해 "수위 상승은 지진으로 인한 지각변동의 영향일 수 있다. 염분 농도는 담지하수 밑에 염지하수가 분포하는 데 해수 압력이 세지면서 순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진파 영향이긴 하다. 하지만 수치상으로 위험한 정도는 전혀 아니”라면서 “동일본 대지진 때에는 일본 47개 관측소에서 관련 변화가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제주에선 2곳에서 미미한 변화가 관측된 것으로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지하수연구센터는 여진 등으로 인한 지하수 수위와 전기전도도 변화에 예의주시하는 한편, 정밀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
